
깜띡한 울엄마와 내아들, 상훈이^^v
창원 컨벤션 센타, 지금껏 보았던 공연장중 제일 기인~ 아주 긴 공연장이였다. 뒤늦게 들은 얘기론 두개홀을 합쳤다나 어쨌다나. 뭐, 공연장이 길든가 말든가 나한테는 아무 상관없는 얘기다. 왜 상관이 없냐구?
뷔아이퓌석, 앞자리를 끊었을 때는 우야든동 필님과 시선 한번 맞춰 볼려고 제 자리에서 얌전히(?) 조신하게 있지만은, 우짜다가 돈이 떨어져 뒷자리 표를 구하면 그 좌석은 주인을 잃어 버린다. 공연내내 돌아 다니기 때문이다. 그냥 돌아 다니나? 춤추면서 돌아 다닌다. 공연장 구석구석 필님 노래 흥얼거리며 춤추며 돌아 댕긴다. 어쩔땐 경호원들과 같이 춤추기도 한다.
"아저씨~ 좌석에 앉아 주세요~ 예?~" 춤추며(?) 통- 사정을 한다.
"아저씨~ 이 노래가 앉아서 들을 노래인가요?" 춤추면서 대답한다.
창원 컨벤션 센타의 아주 길~었던 공연장. 그것도 세로로.
이번에는 신경이 쓰였다. 어머니와 이모때문이였다. 썩 좋은 자리를 구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볼만하겠지 하고 끊었던 티켓. 먼저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신 어머니와 이모를 찾아보니, 세상에!! 무대에서 대충 재봐도 백미터? 아니, 거짓말 조금 보태서 백오십미터는 떨어진 자리다. 무대가 꼬딱지만하다. 월매나 죄송스럽든지. 이게 도대체 누구 작품인지가 궁금해졌다. 무궁화 기획사? 나한테 찍혔다.
노래 두어곡 끝난후, 어머니 계신 자리로 가보았다. 어찌 공연을 잘 즐기고나 계신지 궁금해서. 그런데 없다?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어머니와 이모가 보이지 않는다. 그 블록을 샅샅이 찾아보고도 안 보여, 앞블록으로 가서 찾아보니 럴수럴수~ 원래 자리에서 무대를 향해 대략 이십여미터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야광봉을 흔들고 계신게 아닌가?! 말없이 돌아왔다. 무대가 멀긴 정말 멀었나 보다.. 생각하며. 아마도 무대가 멀다보니 여기저기 좌석을 이탈하는 관객들이 있었을테고, 어머니와 이모는 그 빈좌석을 찾아 앉으신게다. 죄송한 맘.
난 다시 공연장 여기저기 돌아 댕기다가, 우리 부산,창원 미지팀들과 합류해서 열정, 광란의 스탠딩을 즐겼다. 가오리님, 쥬쥬73님, 베캅님, 로즈님, 초이님,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두분과 함께 미친듯이 공연을 즐겼다. 의자위에서 춤추며 놀다가 다리에 쥐가 내리면 밑으로 내려 왔다가, 쥐가 풀리면 다시 올라가고. 다같이 입을 모아 소리도 질렀다.
"행님아~!" "행님아~!"
필님이 우리를 보셨다. "거기~ 뒷자리~"
무대위 화면에 우리가 잡혔다. "거기~ 뒷자리~ 내가 보여요?"
"아뇨~" 우리 미지 부경방 식구들 좋아 죽는다.
허공이였나? 그 노래가 무대를 채우고 있을 즈음에 어머니와 이모에게 다시 가보았다. 사실 신경이 많이 쓰인다. 두분 모두 머리털 나고 처음 이런 곳엘 와 보셨다고 했는데, 어찌 잘 적응(?)하고 계신지, 공연은 제대로 즐기시는지, 혹여 불편하신건 없는지 신경이 쓰이는건 어쩔수 없다.
그런데 없다? 또 안 보인다. 다시 좌석을 옮겼나 싶어 찾아보니, 옮긴 좌석에서 또 한참을 앞으로 가 계신거다. 참 신통방통하다. 낄낄대며 어머니와 이모의 얼굴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찬찬히 살펴보니, 눈은 초롱초롱- 손은 열심히 야광봉을 흔들고 있다. 안심.
드디어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 안에서는 우왕자왕, 혼잡한 관객들 속에서 어머니를 찾을 수가 없으니 공연이 끝나면 미지부스 앞으로 가 계시라고 했었다. 미지부스 앞으로 갔더니, 두분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엄마도 성금내고 커피 샀다." 방긋-
부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안에는 공연장 라이브 실황이 흐르고, 어머니와 이모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한시간 반 내내 공연 얘기며, 조용필님 얘기다.
"눈물 나더라. 아픔속에 지워야할~ 어쩌구 하는 노래에서.. 그 겨울의 찻집에서도 울었구.. 가슴이 콱- 막히는게, 옛날 생각이 나면서.. 찌릿찌릿 하더라야.."
이모, 한국과 일본을 들락거리며 화려한 삶을 누리던 그때 그 호시절이 생각이 난 모냥이다. 그리고 30년여전 아직 인기가 없었던 조용필, 어떤 극장에서 이미자 공연에 게스트로 잠깐 한두곡 부르는 조용필님을 보았던 얘기도 들려 준다.
"나도 알고보면 조용필팬이야. 오늘도 공연장에서 왠만한 노래는 다 따라 불렀다구~"
"난 노래 들으면서 조용필이 안스럽더라.."
"웅? 엄마, 그게 뭔 소리야?"
"혼자 있잖아.. 밥은 잘 챙겨 먹나 모르겠네.. 맨날 사먹는 밥은 살로 안가는데.. 참 안스럽네.. 돈 있고, 인기 있으면 뭐해.. "
등등..
등등..
집에 와서도 또 한참을 얘기꽃을 피웠다. 도대체 잠들은 언제 주무시려고, 피곤하시지도 않는가, 얘기가 끝을 모르고 이어진다. 두분 얘기를 들으니 제법 솔깃한 얘기들도 있다. 말도 안되는 얘기들도 있고. 그 와중에 드는 생각.
'뒷풀이는 잘 끝났으려나? 아, 나도 가야 했었는데..'
무정.
* 부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06-15 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