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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공연 후기가 거의 없네요.
그 멋진 공연을 보시고, 다들 왜 이렇게 조용할 수 있는지...
다들 저처럼... 쪼매 바빠서 그러시겠죠?
저도 마음이야 근사한 후기 한번 올려봐야지 하면서도, 이제서야 여기 들어오게 되었네요.
암튼... 잠시 짬을 내어 허접하나마 후기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내가 사는 곳은 경주, 울산에서 그리 멀지는 않지만 그래도 행정구역상 경주다.
우리 필님이 다들 어디서 오셨는지 물어 보실 때...뒤에서 경주! 경주! 라고 크게 외쳤는데
결국 못 들으시고 다른 데만 말씀하셔서 조금 섭섭..ㅠㅠ

오후 6시 땡!
기다렸다는 듯 책상을 박차고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집에 가서 애들 밥도 먹여야 되고 옷도 갈아 입혀야 되고 해서...

게다가 그 전날 우리 부장님이 우연히 울산 나가셨다가 콘써트 현수막을 보시고는
자기도 보고 싶다고 하시길래,
빈말로 같이 가실래요? 물어봤는데... 정말로 같이 가신단다.
급하게 부장님 표를 하나 더 끊었다.
이쪽에 발령 받아 오신지 얼마 되지 않아 길을 잘 모르시는 부장님 길 안내까지 해서 같이 가게 되었다.

가뜩이나 마음이 급한데 7시 반쯤에 체육관 앞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차도 밀리고, 주차할 곳도 없고... 결국 저쪽 운동장 반대편에 주차하고 애들과 함께 막 달려갔다.
우스운 건 우리 부장님이... 더 앞장서서 열심히 달리시는 것이었다.
부장님도 용필 형아... 어지간히 빨리 보고 싶었던 모양이신지.... ㅋㅋ

보통 때는 우리 가족 4명이서 가는데
이번에는 남편이 일 있어서 못 가고, 대신 울산 사는 언니 부부와 그 이웃에 사는 2명의 표를 같이 끊었다.
그 4명은 이미 공연장 안에 들어가서 왜 안오냐고 전화가 온다.
부장님 표는 하루 전에 끊은 표라 창구에서 표도 받아야 되고,
그 와중에 애들(7살, 9살 딸 둘) 은 야광봉 빨리 안 사준다고 성화다.
아이들은 필님 공연에 야광봉 흔들고, 보는 재미가 주된 이유다. 물론 필님 노래도 좋아하기도 하지만...
공연장 안에 들어가니 조용필 이름이 새겨진 야광봉이 있었는데 애들이 저런 게 더 좋아 보인다고 했다.
나도 그랬다...^^
애들 야광봉 사는 김에 부장님도 하나 사드렸더니 손을 절레절레 하시는데,
가뜩이나 혼자 보셔야 되는데, 이런 것 마저 없으면 디기 뻘쭘하실거라고 그랬더니..씨익 웃으면서 받아든다.

여하튼 결국 미지 부스 어디에 있는지 한 번 둘러보지도 못하고....
이래저래 서둘러서 공연시작 전 5분전에 입장했다.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부산 경남 지역 회원님들 얼굴 한 번 보고 오고 싶었는데...

애 둘을 나 혼자 데려가야 돼서 표를 두 자리 끊었다.
애 둘한테 각각 한 자리씩 끊어주기엔 아무래도 비용이 좀 만만찮은 거 같기도 하고...
예매를 늦게 하는 바람에 자리가 어중간한 R석이었다.
애들이 이번에는 앞에 있는 아저씨, 아줌마 땜에 안 보인다고 난리다.
차라리 늦게 끊어서 2층 맨 앞자리에 앉으신 부장님이 부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2층은 우리 필님 얼굴을 거의 알아볼 수 없다면서 언니와 나 스스로를 달랬다.

(에고..죄송... 자꾸 말이 길어질려고 하네요...^^)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
그래도... 어쨋든 그렇게 해서... 쨘~ 2006 PIL & PASSION 울산 공연이 시작되었다.
사실...  올해의 공연 컵셉이 PIL&PASSION 이라 하긴 해도
아무래도 우리 필님 나이도 좀 있고, 관객들도 연령층이 많이 다양하다 보니
예전의 PIL&FEEL이나 PIL&PEACE나 별반 차이가 없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나의 기우였다.
결국은 그 많은 사람들을 다 자리에서 일어서게 만드는 우리 필님....
그런데 모두 다 일어서는 시점에 끝까지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바로... 나!!!
우리 귀염둥이들이 필님의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던 것이었다. 흑흑흑....
(주위 있던 사람들이 그 모습이 너무 신기해서 보고, 또 보고...큭큭대고...)
한 명은 내 무릎에 앉히고, 한 명은 내 팔로 머리를 받쳐야 되는 상황이 돼서
야광봉도 제대로 못 흔들고, 조용히 필님의 음악을 감상할 수 밖에 없는 신세....
차라리... 이 공연이...PIL&FEEL이나 PEACE였더라면....
암튼... 그랬다
개인적으로 이번공연에 가장 인상깊었던 노래가 있다면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가지말라고...
예전에 형부에게 필님 35주년 기념 DVD "the History"를 선물 해 줬을 때
형부가 거의 저녁마다 혼자 그거 보면서, 특히 킬리만자로의 표범 들으면서
눈물까지 흘리더라는 언니의 말이 기억나서 형부를 힐끔힐끔 쳐다봤더니... 역시나 침통한 표정..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 날 따라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 한 소절 한 소절이
팍팍~ 가슴을 때린다.
그리고, 가지말라고.......
스크린 자막과 함께 계속 반복되는 가지말라고! 가지말라고!
왠지 반복을 좀 많이 하신다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앵콜 전 마지막 곡일줄이야...
그럴 줄 알았으면 좀 더 간절하게 가지말라고! 가지말라고! 외칠걸...
좀 더 목청껏 외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든다.
암튼 세 곡의 앵콜송은 수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을 달래기엔 너무나 부족했지만
그렇게 필님을 보내드려야 했다.

주위의 사람들을 빙~ 둘러보았다.
언니 부부도, 같이 온 친구분들도,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하기 그지 없는 표정이다.
부장님께 전화했더니 부장님도 너무너무 즐거웠다고 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마치 내가 훌륭한 공연을 마친 것 처럼 뿌듯했다.

필님 공연 하루 앞서 내가 사는 회사 사택에서는
요즘 TV에 윤은혜가 나오는 CF의 배경음악 "수퍼스타"를 부른 이 모 가수를 초대하여 공연을 했었다.
(본인이 소개할 때 윤은혜가 나오는 CF를 엄청 강조를 해서 나도 그대로 인용)
이런 말을 하면 그 가수분에게는 좀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농담으로 주위사람들에게 명품 콘써트 보러가기 하루 전에 귀 버린 것 같다고...ㅋㅋㅋ
물론 필님의 콘써트를 다른 공연과 비교하는 게 의미없을지 몰라도
암튼 비교를 하다 보면 그 가치가 더욱 더 빛나 보인다는 걸 새삼 느꼈다.

이상,,, 대한민국 국보가수 1호의 명품콘써트 관람 후기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필 가족님들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 부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1-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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