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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여자>
아시아의 슈퍼스타인 조용필의 노래인생에서 <창밖의 여자>가 갖는 의미는 특별한 것이다.
가수로서의 '제2의 탄생'을 가져오게 한 노래가 바로 <창밖의 여자> 였기 때문이다.
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대히트 하면서 험난했던 무명 생활을 청산했던 그가
불과 1년여만에 대마초 가수로 낙인 찍혀 좌절의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면,
79년 말 취해진 대마초 가수의 해금조치는 와신상담하던 그에게는
가뭄 끝에 만난 단비였다.
지난 3년간 전국 명찰의 계곡을 찾아 다니며 득음(得音)을 위해 피를 토하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우리가락에 대한 개안(開眼)을 했던 조용필은,
이제 어떤 노래도 완벽하게 소화해 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대마초 가수 활동 금지 조치가 해제 되자,
그는 우리를 뛰쳐 나가려는 맹수처럼 방안을 서성거렸고,
그러한 그를 지금은 사라진 동아 방송의 PD 안평선 씨가 불러냈다.
80년 정초부터 시작한 라디오 드라마 <창밖의 여자>의 주제가를 만들어 불러 달라는 것이었다.
더할 수 없는 재기의 기회였다.
그는 방송작가인 배명숙씨가 쓴 가사를 들고 집으로 돌아 왔다.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차라리 차라리 그대의 흰 손으로/
나를 잠들게 하라."
그는 이 노래말과 씨름 하며,
꼬박 닷새동안 한끼의 식사도 않고 매달렸다.
그러다가 지쳐 잠깐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는 순간 닷새동안 머리속에서 맴돌던 악상이 매듭을 찾은
실타래 처럼 풀려 나왔다.
악보를 들고 동아방송의 녹음실에 가서 녹음에 들어갔는데,
녹음실 밖에서 노래를 듣고 안PD 와 작사가 한명숙 씨가 눈물을 글썽거렸다.
지난 3년 동안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실린 노래였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한(恨)의 외침이자 사랑에 대한 헌사(獻辭)였던 것이다.
이 노래를 들은 지구레코드측은 놀라운 곡이라고 흥분하면서 조용필의 재기앨범 출반을 서둘렀다.
타이틀곡 <창밖의 여자>를 비롯하여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한오백년> <미워 미워 미워> 등
조용필에게 '영광의 나날'을 약속해 준 히트곡들이 이 음반에 수록되었고,
그해 3월 햇빛을 보았다.
이 음반은 전무후무한 판매기록을 세우며,
조용필을 최고의 스타자리에 올려놓기에 이르렀다.
특히 그의 판소리로 닦은 목소리는 그때까지 누구도 들어보지 못한 것이었다.
또 저음에서 부터 고음까지 완벽한 소화력을 가지고 음악성 높은 노래를 들고나온
그의 변신에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이 음반의 성공에 힘입어 조용필은 80년 9월 동양방송(이미 통폐합되어 KBS가 돼있었음)이 주는
최우수 가요상, 최고인기 가수상, 최고인기 가요상, 주제가 작곡상 등을 휩쓸었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 국제 가요제에 참가하여 <창밖의 여자>로 금상을 <한오백년>으로
열창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음반의 노래들이 히트하게된 배경에는 조용필 개인의 노력이 큰 몫을 했지만
당시의 사회분위기도 한몫 했다.
민주화의 봄으로 시작된 80년은 곧바로 5.18광주항쟁과 신군부의 등장으로 이어지는 암흑기였다.
이러한 시대분위기가 조용필의 피를 토하는 듯 이어지는 한(恨)서린 노래를 들으면서
시대의 아픔을 달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외치지 못하는 자신들의 젊은 혈기를 달랬던 것이다
그러나 80년 초의 조용필은 '위대한 작은 거인'의 탄생에 있어 서막에 불과 했다.
가요계에 그가 이루어 놓은 업적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적어도 한국의 가수에 머무르지 않고 국제적인 가수로 인정해야할 것이다.
미국에 진출하여 한국 가요계의 현주소를 알리는데 기여 했는가 하면,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이제 조용필을 모르는 가요팬은 거의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 국민중에도 조용필의 노래 한곡 불러보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그가 80년이후 한해도 거르지않고 출반한 대표곡들만 봐도 쉽게 알수 있다.
<미워 미워 미워> <못찾겠다 꾀꼬리> <허공>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꿈><추억속의 재회>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히트곡들이 그가 대형 가수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또 82년 이후 수 차례에 걸친 NHK홀 공연과 미국 카네기홀에서의 공연 등은
그가 국제적인 실력을 갖춘 우리 가수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또 지난 80년대 후반 각 방송사의 각종 가요제에서 그가 독무대를 이루자
후배들의 앞날을 위해 더 이상 수상을 거부한 것도 그의 대형 가수다운 면모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나 조용필은 노래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늘 외로웠다.
밤새 폭음을 하는 술 버릇과 줄담배 등이 그의 지난 시절의 외로움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한다.
박지숙 씨와의 결혼과 이혼, 정상의 자리에 올라있기 때문에 감수해야 했던
세상 사람들의 관심에 대한 부담감..
서울과 지방, 또는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꽉 짜인 스케줄대로 움직여야 했던
인기가수로서의 삶.
대한민국 연예인중 최고의 소득을 자랑하는 가수가 겪어야 했던 지난날들은
어쩌면 너무나 많은 희생을 강요받아야 했다.
그러나 그가 지난 94년 3월 재미 교포 사업가 안진현 씨와 재혼했다.
같은 50년생 동갑 나기로 불혹을 훨씬 넘긴 이들의 재혼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뉴스 였고,
사람들은 조용필의 결혼을 마음 가득히 축복해 주었다.
2 천여 명의 하객과 매스컴의 집중된 관심등으로 그의 결혼은 성공리에 끝났고,
그는 이제 제2의 노래인생을 위해 출발했다.
그는 "앞으로 1백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람들의 입에서 불려질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좋은후배를 양성하여 제2의 조용필,
제3의 조용필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박성수 오광수 지음 - 95년 4월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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