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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aily리포트)베짱이, 노래만 부르더니…
[edaily 정태선기자] 최근 음반업계와 인터넷 음악 관련 사이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사생결단`이라고 해야 할까요. 상대가 죽어야만 자기가 사는 듯 서로 물고 물리는 형상입니다. 이들의 양보없는 다툼과 음반산업의 미래를 산업부 정태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음반업계의 불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불황이라는 단어가 음반업계의 대표적인 수식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언제부터 왜 음반업계가 불황이었을까. 그 이유를 찾는 것은 아득하기만 합니다.
음반업계는 불황의 원인을 "소리바다"에서 찾습니다. 개인들끼리 인터넷에서 공짜로 음악파일을 주고 받는 소리바다가 생긴 이후 음반업계의 불황이 시작됐다는 겁니다.
한동안 음반업계를 달구던 소리바다 논쟁은 최근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이후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음반업계는 소리바다 이후 새로운 불황의 원인 제공자로 이번에는 벅스, 맥스MP3, 푸키 등 음악관련 사이트를 지목하며 전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 음악 사이트들이 저작권을 무시하고 음악을 무료로 제공해서 힘들여 만든 음반이 제대로 팔리지 않고 있다는 논리죠. 법적 공방을 벌이며 설전에 설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음반업계의 뒤늦은 대응이 일면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뮤지션`들이 춥고 배고픔을 참아 가며 피땀흘려 어렵게 음반 하나를 완성하는 데 정작 수혜를 보는 곳은 엉뚱한 곳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음반업계가 `음악포털 죽이기` 전략만으로 음반시장을 선순환 구조로 만들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인터넷에서 빠르고 손쉽게 원하는 음악을 저렴하게 골라 듣던 네티즌의 발길을 다시 음반시장으로 돌리기에는 음반업계의 내부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우선 음반업계는 벅스가 지금까지 1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면서 승승장구 할 때까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수많은 음악들을 무료로 서비스한 벅스의 "용기(?)"도 놀랍지만 음반업계는 그동안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요.
음원 저작권료로 시장환경과 동떨어진 비싼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다반사였고, 도대체 음원의 저작권을 누구와 협의해야 되는지도 알기 어려울만큼 수십 곳의 "저작권자"들이 저마다 창구를 열었습니다. 결국 음악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업체들과 협의 자체가 어려운 구조가 됐던 겁니다.
저작권과 무관하게 공짜 음악을 틀어주는 음악포털업체를 무조건 비난하지만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음악포털들을 고사시키기 위해 음반업계가 허둥지둥 저작권 관련 단체들을 대충 몇 개의 단체로 정리하긴 했지만 언제 와해될 지 모르는 불안한 모습입니다. 서로의 잇속이 달라 언제 다른 목소리를 낼지 모르는 `불안한 동거`라는 평가입니다.
음반업계의 이러한 모습은 구태의연한 경영방식에서 비롯됐습니다. 음반업계는 엔터테인먼트 관련업체 중 인재가 가장 없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산업적인 마인드도 가장 부족한 곳이죠. 업력으로 따지면 음반업계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중 가장 맏형에 속하는 데 말이죠.
음반업계의 전체 시장규모가 2500억원 내외로 게임업체 중 선두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한해 매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 대강 짐작이 가실 겁니다.
이른바 `00훼밀리`나 `00사단` 정도로 불리는 몇몇 인물들에 의해 업계가 좌우됩니다. 80년대 학번들이 자리잡고 역량을 펼치고 있는 음반회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조용필 오빠` 시절부터 내려오는 이른바 족보나 인맥에 의해 음반업계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음반업계에서 `전문경영인`이랄 수 있는 인물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한두 곳에 불과합니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활용해서 시장의 규모를 함께 키워나갈 수 도 있었지만 그동안 뒷북만 친 이유도 산업으로 음반업계를 바라보기 보다는 `내 장사` 정도로 여기며 자기 주머니만 생각했던 탓이 큽니다.
그나마 음반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에스엠(41510)엔터테인먼트, 예당(49000), YBM서울(16170) 등 코스닥 등록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진짜 `뮤지션`을 키워내지 못하고 상업적인 이익에만 급급했던 근시안적인 판단도 한 몫 했습니다. 듣는 음악보다는 보는 음악에만 치중해서 비쥬얼 가수들만 양산 한 것도 문제입니다. 돈을 주고 살만 한 가치가 있는 음악을 생산하지 못한 거죠.
지금까지 말씀 드린 것이 엔터테인먼트 관련산업의 시장이나 인프라는 급성장하고 있는 데 비해서 음반업계가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이유들입니다.
결국 음반업계 불황의 원인은 불법으로 음원을 서비스하는 벅스 같은 사이트가 아니라 "싸고 빠르고 편안하게" 음악을 즐기고 싶어하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채워주지 못한 음반업계 자신들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대안도 없이 반대 세력들만 없어지면 음반업계가 살아날 것이란 생각은 금물입니다.
음반업계는 올해를 `생사의 갈림길"로 생각할 정도로 비장한 분위기입니다. 음악포털업체들을 고사시키는 한편 게임이나 영화 사업으로 눈길을 돌려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또 기존 음악포털들을 대신하기 위해 인터넷 음악서비스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진입장벽이 존재하거나 선두업체들이 자리잡은 이 시장에서, 음반업체들이 몇몇 연예인이나 동원한다고 해서 담숨에 선두로 안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음반업계가 여전히 `내 탓이요`보다는 `네 탓이요`에서 원인을 찾고 이에 대응하기에만 급급하다면 벅스가 사라지더라도 또다른 대안세력이 음반업계를 짓누를 것이 뻔합니다.
일부에서는 "음반시장은 불황이 아니다. 음반시장이 죽는 것이 아니라 영세한 경영방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음반회사들이 하나씩 죽어가고 있을 뿐"이라고 냉소를 던지기도 합니다.
여름내 나무위에서 노래만 부르던 베짱이가 겨울에 얼어죽게 된 원인을 "갑자기 등장한 추운 날씨"때문이라고 변명한다면, 좀 우습겠죠? 모두 함께 살기 위해서는 음반업계의 내부 개혁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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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aily 정태선기자] 최근 음반업계와 인터넷 음악 관련 사이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사생결단`이라고 해야 할까요. 상대가 죽어야만 자기가 사는 듯 서로 물고 물리는 형상입니다. 이들의 양보없는 다툼과 음반산업의 미래를 산업부 정태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음반업계의 불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불황이라는 단어가 음반업계의 대표적인 수식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언제부터 왜 음반업계가 불황이었을까. 그 이유를 찾는 것은 아득하기만 합니다.
음반업계는 불황의 원인을 "소리바다"에서 찾습니다. 개인들끼리 인터넷에서 공짜로 음악파일을 주고 받는 소리바다가 생긴 이후 음반업계의 불황이 시작됐다는 겁니다.
한동안 음반업계를 달구던 소리바다 논쟁은 최근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이후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음반업계는 소리바다 이후 새로운 불황의 원인 제공자로 이번에는 벅스, 맥스MP3, 푸키 등 음악관련 사이트를 지목하며 전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 음악 사이트들이 저작권을 무시하고 음악을 무료로 제공해서 힘들여 만든 음반이 제대로 팔리지 않고 있다는 논리죠. 법적 공방을 벌이며 설전에 설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음반업계의 뒤늦은 대응이 일면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뮤지션`들이 춥고 배고픔을 참아 가며 피땀흘려 어렵게 음반 하나를 완성하는 데 정작 수혜를 보는 곳은 엉뚱한 곳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음반업계가 `음악포털 죽이기` 전략만으로 음반시장을 선순환 구조로 만들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인터넷에서 빠르고 손쉽게 원하는 음악을 저렴하게 골라 듣던 네티즌의 발길을 다시 음반시장으로 돌리기에는 음반업계의 내부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우선 음반업계는 벅스가 지금까지 1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면서 승승장구 할 때까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수많은 음악들을 무료로 서비스한 벅스의 "용기(?)"도 놀랍지만 음반업계는 그동안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요.
음원 저작권료로 시장환경과 동떨어진 비싼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다반사였고, 도대체 음원의 저작권을 누구와 협의해야 되는지도 알기 어려울만큼 수십 곳의 "저작권자"들이 저마다 창구를 열었습니다. 결국 음악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업체들과 협의 자체가 어려운 구조가 됐던 겁니다.
저작권과 무관하게 공짜 음악을 틀어주는 음악포털업체를 무조건 비난하지만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음악포털들을 고사시키기 위해 음반업계가 허둥지둥 저작권 관련 단체들을 대충 몇 개의 단체로 정리하긴 했지만 언제 와해될 지 모르는 불안한 모습입니다. 서로의 잇속이 달라 언제 다른 목소리를 낼지 모르는 `불안한 동거`라는 평가입니다.
음반업계의 이러한 모습은 구태의연한 경영방식에서 비롯됐습니다. 음반업계는 엔터테인먼트 관련업체 중 인재가 가장 없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산업적인 마인드도 가장 부족한 곳이죠. 업력으로 따지면 음반업계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중 가장 맏형에 속하는 데 말이죠.
음반업계의 전체 시장규모가 2500억원 내외로 게임업체 중 선두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한해 매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 대강 짐작이 가실 겁니다.
이른바 `00훼밀리`나 `00사단` 정도로 불리는 몇몇 인물들에 의해 업계가 좌우됩니다. 80년대 학번들이 자리잡고 역량을 펼치고 있는 음반회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조용필 오빠` 시절부터 내려오는 이른바 족보나 인맥에 의해 음반업계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음반업계에서 `전문경영인`이랄 수 있는 인물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한두 곳에 불과합니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활용해서 시장의 규모를 함께 키워나갈 수 도 있었지만 그동안 뒷북만 친 이유도 산업으로 음반업계를 바라보기 보다는 `내 장사` 정도로 여기며 자기 주머니만 생각했던 탓이 큽니다.
그나마 음반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에스엠(41510)엔터테인먼트, 예당(49000), YBM서울(16170) 등 코스닥 등록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진짜 `뮤지션`을 키워내지 못하고 상업적인 이익에만 급급했던 근시안적인 판단도 한 몫 했습니다. 듣는 음악보다는 보는 음악에만 치중해서 비쥬얼 가수들만 양산 한 것도 문제입니다. 돈을 주고 살만 한 가치가 있는 음악을 생산하지 못한 거죠.
지금까지 말씀 드린 것이 엔터테인먼트 관련산업의 시장이나 인프라는 급성장하고 있는 데 비해서 음반업계가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이유들입니다.
결국 음반업계 불황의 원인은 불법으로 음원을 서비스하는 벅스 같은 사이트가 아니라 "싸고 빠르고 편안하게" 음악을 즐기고 싶어하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채워주지 못한 음반업계 자신들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대안도 없이 반대 세력들만 없어지면 음반업계가 살아날 것이란 생각은 금물입니다.
음반업계는 올해를 `생사의 갈림길"로 생각할 정도로 비장한 분위기입니다. 음악포털업체들을 고사시키는 한편 게임이나 영화 사업으로 눈길을 돌려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또 기존 음악포털들을 대신하기 위해 인터넷 음악서비스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진입장벽이 존재하거나 선두업체들이 자리잡은 이 시장에서, 음반업체들이 몇몇 연예인이나 동원한다고 해서 담숨에 선두로 안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음반업계가 여전히 `내 탓이요`보다는 `네 탓이요`에서 원인을 찾고 이에 대응하기에만 급급하다면 벅스가 사라지더라도 또다른 대안세력이 음반업계를 짓누를 것이 뻔합니다.
일부에서는 "음반시장은 불황이 아니다. 음반시장이 죽는 것이 아니라 영세한 경영방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음반회사들이 하나씩 죽어가고 있을 뿐"이라고 냉소를 던지기도 합니다.
여름내 나무위에서 노래만 부르던 베짱이가 겨울에 얼어죽게 된 원인을 "갑자기 등장한 추운 날씨"때문이라고 변명한다면, 좀 우습겠죠? 모두 함께 살기 위해서는 음반업계의 내부 개혁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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