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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중문화 '완전개방'…열도문화 견제가능 '긍정적수용'
[굿데이] 2003년 09월 19일 (금) 11:03
일본 대중문화 완전개방. 이제 드디어 '완전'이라는 말이 나오는구나.
1차·2차·3차 그동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늘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우리 문화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까? 우리 대중문화 시장이 어떻게 잠식당할까? 헌데 돌이켜보면 어떤 면에서건 우리가 치명타를 먹은 게 아무것도 없다.
일본 영화가 우리 영화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한 것도 없고, 방송이건 출판이건 우리 국민정서가 피폐할 정도로 파장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우리 경쟁력과 우리 자신감이 이제는 걱정없다는 선상에서 개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 대중문화가 별 볼일 없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그럴까? 허허, 천만의 말씀이다. 출판·신문·방송·영화·가요·만화·비디오게임 등 모든 분야에서 일본 것들은 우리에게 결정적 영향을 끼쳐왔다. 과장 같지만 어떤 분야는 만약 일본에 그런 것이 없었다면 아예 태동조차 못했을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우리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스포츠 신문. 일본 스포츠신문이 잘되는 것을 보면서 연구대상이 되어 우리나라에서 스포츠신문이 탄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아! 이런 잡지는 이렇게 만드는 거군. 아! 저런 CF는 저렇게 찍는 거구나. 아니! 만화에 이런 분야도 있었나! 야아! 저 방송 포맷 죽이는데! 트렌디 드라마라는 거 재미있는데…. 그래서 해보니까 장사가 되고 시청률이 오르고 마니아층이 생기면서 우리 대중 문화시장에 물이 오른 분야가 셀 수 없이 많다.
옛날에는 그랬었다가 아니라 위에 열거한 일들은 불과 지난 십수년간의 일들이다. 실로 폭탄 같은 위력, 그것이 일본 대중문화다. 그런데 이렇게 무서운 폭탄이 터졌는데 정작 우리가 끄떡없을까? 난 이렇게 본다.
'우리에게는 놀라운 모방의 재창조 기술이 있으니까'라고. 나쁜 말로 잘 '따먹는' 기술. 머리가 좋고 (일본인들보다) 손재주가 좋고 짧은 시간에 멋지게 해치우는 솜씨가 가히 세계적이다. 어떤 좋은 일본 상품이 있을 때 우리는 연구 좀 하면 '타타탁' 천부적인 기동력으로 더 싸게 좋은 물건을 만들어낸다. 이때 우리 입맛에 맞추어 한국화시킨 것이기 때문에 시장성도 좋다.
쉽게 이야기하면 태생은 일본에 영향을 입었지만 스포츠신문은 우리 것이 압도한다. 편집도 훨씬 깔끔하고 기사의 양과 질에서 일본 것을 압도한다. 그들에게 "한국 스포츠신문 독자의 반은 10∼20대입니다"라고 말하면 까무러친다. 일본 스포츠신문이 나이 든 '저질' 아저씨들의 신문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인 만큼 안 놀라면 거짓말이다.
한마디로 무엇이 개방되어도 일본 문화에 타격을 받기보다는 그것을 정식으로 볼 기회가 없었던 새 세대 우리의 천재들에게 놀라운 재창조 기술을 발휘할 찬스를 넓히며 대중문화시장을 풍성하게 만드는 면이 더욱더 클 것이다.
4차 개방이라는 완전개방도 마찬가지. 누가 버지니아울프를 두려워하랴. 물론 일시적으로는 가요계가, 오락방송이, 게임시장이 다치기는 하겠지만 찰과상에 그칠 것이다. 농담이지만 최악의 경우 일본보다 훨씬 발달된 인터넷으로 일본 가요 다 구워서 들을 텐데 잠식당할 시장이 뭐 있겠는가? 아주 싸구려로 길거리에서건 정식 숍에서건 편리하게 비디오게임 해적판을 마구마구 구할 수 있을 텐데 뭘….
시장 잠식문제는 별 영향이 없다손치더라도 중요하게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있다. 바로 자존심이다. 자존심을 손상당한다는 것은 결코 찰과상이 아니다. 일본 대중문화에 타격받는 것을 쫄아가지고 세계에서 가장 늦게 (북한 빼고) 그것도 4차례에 걸쳐 잘잘하게 개방했다는 것. 일제 식민지사만이 역사가 아니라 이 사실도 결코 지울 수 없는 역사다. 최소한 문화선진국으로서 조선시대까지 우리의 개방을 목마르게 바랐던 일본 아닌가. 어쩌다 이렇게 역전되어 버렸는가?
정말 열받고 자존심 상하지 않는가. 이 글을 읽으시는 젊은 친구들.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달라. 자기들이 기성세대가 됐을 때는 일본이 한국 대중문화 개방정책을 그대로 놔뒀다가는 큰일나겠다며 4차에 걸쳐서 풀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가 오도록 말이다.
일본전문가 이규형
[굿데이] 2003년 09월 19일 (금) 11:03
일본 대중문화 완전개방. 이제 드디어 '완전'이라는 말이 나오는구나.
1차·2차·3차 그동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늘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우리 문화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까? 우리 대중문화 시장이 어떻게 잠식당할까? 헌데 돌이켜보면 어떤 면에서건 우리가 치명타를 먹은 게 아무것도 없다.
일본 영화가 우리 영화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한 것도 없고, 방송이건 출판이건 우리 국민정서가 피폐할 정도로 파장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우리 경쟁력과 우리 자신감이 이제는 걱정없다는 선상에서 개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 대중문화가 별 볼일 없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그럴까? 허허, 천만의 말씀이다. 출판·신문·방송·영화·가요·만화·비디오게임 등 모든 분야에서 일본 것들은 우리에게 결정적 영향을 끼쳐왔다. 과장 같지만 어떤 분야는 만약 일본에 그런 것이 없었다면 아예 태동조차 못했을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우리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스포츠 신문. 일본 스포츠신문이 잘되는 것을 보면서 연구대상이 되어 우리나라에서 스포츠신문이 탄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아! 이런 잡지는 이렇게 만드는 거군. 아! 저런 CF는 저렇게 찍는 거구나. 아니! 만화에 이런 분야도 있었나! 야아! 저 방송 포맷 죽이는데! 트렌디 드라마라는 거 재미있는데…. 그래서 해보니까 장사가 되고 시청률이 오르고 마니아층이 생기면서 우리 대중 문화시장에 물이 오른 분야가 셀 수 없이 많다.
옛날에는 그랬었다가 아니라 위에 열거한 일들은 불과 지난 십수년간의 일들이다. 실로 폭탄 같은 위력, 그것이 일본 대중문화다. 그런데 이렇게 무서운 폭탄이 터졌는데 정작 우리가 끄떡없을까? 난 이렇게 본다.
'우리에게는 놀라운 모방의 재창조 기술이 있으니까'라고. 나쁜 말로 잘 '따먹는' 기술. 머리가 좋고 (일본인들보다) 손재주가 좋고 짧은 시간에 멋지게 해치우는 솜씨가 가히 세계적이다. 어떤 좋은 일본 상품이 있을 때 우리는 연구 좀 하면 '타타탁' 천부적인 기동력으로 더 싸게 좋은 물건을 만들어낸다. 이때 우리 입맛에 맞추어 한국화시킨 것이기 때문에 시장성도 좋다.
쉽게 이야기하면 태생은 일본에 영향을 입었지만 스포츠신문은 우리 것이 압도한다. 편집도 훨씬 깔끔하고 기사의 양과 질에서 일본 것을 압도한다. 그들에게 "한국 스포츠신문 독자의 반은 10∼20대입니다"라고 말하면 까무러친다. 일본 스포츠신문이 나이 든 '저질' 아저씨들의 신문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인 만큼 안 놀라면 거짓말이다.
한마디로 무엇이 개방되어도 일본 문화에 타격을 받기보다는 그것을 정식으로 볼 기회가 없었던 새 세대 우리의 천재들에게 놀라운 재창조 기술을 발휘할 찬스를 넓히며 대중문화시장을 풍성하게 만드는 면이 더욱더 클 것이다.
4차 개방이라는 완전개방도 마찬가지. 누가 버지니아울프를 두려워하랴. 물론 일시적으로는 가요계가, 오락방송이, 게임시장이 다치기는 하겠지만 찰과상에 그칠 것이다. 농담이지만 최악의 경우 일본보다 훨씬 발달된 인터넷으로 일본 가요 다 구워서 들을 텐데 잠식당할 시장이 뭐 있겠는가? 아주 싸구려로 길거리에서건 정식 숍에서건 편리하게 비디오게임 해적판을 마구마구 구할 수 있을 텐데 뭘….
시장 잠식문제는 별 영향이 없다손치더라도 중요하게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있다. 바로 자존심이다. 자존심을 손상당한다는 것은 결코 찰과상이 아니다. 일본 대중문화에 타격받는 것을 쫄아가지고 세계에서 가장 늦게 (북한 빼고) 그것도 4차례에 걸쳐 잘잘하게 개방했다는 것. 일제 식민지사만이 역사가 아니라 이 사실도 결코 지울 수 없는 역사다. 최소한 문화선진국으로서 조선시대까지 우리의 개방을 목마르게 바랐던 일본 아닌가. 어쩌다 이렇게 역전되어 버렸는가?
정말 열받고 자존심 상하지 않는가. 이 글을 읽으시는 젊은 친구들.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달라. 자기들이 기성세대가 됐을 때는 일본이 한국 대중문화 개방정책을 그대로 놔뒀다가는 큰일나겠다며 4차에 걸쳐서 풀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가 오도록 말이다.
일본전문가 이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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