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한현우 기자] 아무리 음치라도 노래 한 곡쯤 해야 하는 계절이 왔다. 갖가지 송년회의 ‘노래방’ 순서가 두려운 사람들을 위해, 가수이자 ‘음치 교정사’인 이병원씨에게 ‘노래 잘 부르는 법’을 물었다. 이씨는 음치들에게 양동이를 뒤집어 씌우고 노래를 가르치는 것으로 이름난 사람. 최근 ‘요즘 사는 게 좀 어떠세요?’란 자신의 세 번째 음반도 내놓았다.

이씨는 음치들에게 “입을 너무 벌리지 말라”고 한다. 너무 벌리면 근육이 긴장돼 ‘돼지 멱 따는 소리’가 날 가능성이 높다. 노래는 ‘몇 번 안 들었지만 친숙하게 느껴지는 곡’을 고르는 게 좋고, 발성연습은 ‘에코 효과가 좋은’ 목욕탕이 최고다. 양동이를 쓰는 이유는 “자기 목소리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

이씨는 ‘꼭 피해야 할 노래’로 흥겨운 자리에서의 가곡 사람들이 잘 모르는 팝송 모임에 어울리지 않는 노래(결혼식 피로연에서의 ‘뜨거운 안녕’ 등)를 꼽았다. 다음은 이씨가 권하는 ‘부르기 좋은 노래’들.

중년이 불러서 젊어보이는 노래

①관계(왁스) ②사랑2(윤도현) ③광화문연가(이문세) ④널 사랑하겠어(동물원) ⑤마법의 성(클래식)

젊은이가 어른들에 맞추기 좋은 노래

①머나먼 고향(나훈아) ②님과 함께(남진) ③이별의 종착역(김현식) ④대전 블루스(조용필) ⑤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차중락) ⑥불효자는 웁니다(진방남)

무반주에도 어울리는 노래

①사랑으로(해바라기) ②기다리는 마음(가곡) ③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현철) ④사랑하기 때문에(유재하) ⑤그대 그리고 나(소리새)

음치도 잘 부를 수 있는 노래

①바위섬(김원중) ②송학사(김태곤) ③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이장희) ④남행열차(김수희) ⑤떠나가는 배(정태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