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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박인식의 밤과 인간탐험]인사동 블루스

돈키호테, 2004-03-26 03:31:46

조회 수
964
추천 수
9
그의 수첩에는 노래방에서 부를 기본 레퍼토리 20곡이 적혀 있다. 2002년의 수첩을 들춰보면 이렇다.

①빛과 그림자 ②조용필의 상처 ③옥경이 ④당신은 몰라 ⑤고목나무 ⑥일편단심 민들레야 ⑦허무한 마음 ⑧이슬비 ⑨조용필의 외로워 마세요 ⑩사랑은 계절 따라 ⑪미워도 다시 한번 ⑫눈동자 ⑬조용필의 후회하지 말아요 ⑭사랑이 메아리 칠 때 ⑮그 겨울의 찻집 (16)석별 (17)아다다 (18)조용필의 돌아오지 않는 강 (19)조용필의 바람이 전하는 말 (20)산유화


이 목록에서 확인되듯, 그는 조용필의 노래를 아주 좋아한다.


언젠가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라는 프로에 출연해서 조용필은 ‘슬픈 베아트리체’라는 노래를 열창했었다. 노래가 끝나고 진행자가 물었다.


“조용필씨는 지금 노래를 부르며 무슨 생각을 했어요?”


“악보대로 틀리지 않게 불러야 한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 뒤 다른 프로에 나온 조용필이 또 이렇게 대답한 것을 시인은 아직 기억하고 있다.


“절대음정에 대해서 골똘히 생각하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과연 절대음정에 도전하는 프로다웠다. 그런 프로 정신 때문에 시인은 조용필과 조용필의 노래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그런 위대한 가수와 동시대를 사는 것을 큰 행운으로 여기기 때문에 새 배우자는 꼭 조용필의 노래를 좋아하는 여자였으면 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그녀와 조용필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어둡고 조그마한 노래방으로 행복은 찾아올 것이다.


조용필의 노래를 좋아하는 그녀가 멸치젓갈까지 좋아한다면 그 이상의 바람을 없을 듯하다.


고향이 늘 갯내음에 절어 있는 부산이어서 그런지 그는 멸치젓갈을 너무 너무 좋아한다.


예전에 상경해서 서울 사람들이 대개 멸치젓갈을 멀리 한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었다. 서울 사람들은 멸치젓갈보다 새우젓을 좋아하고, 김치를 담글 때도 새우젓을 넣는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요즘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헌법재판소 들목에 만수옥이라는 설렁탕 전문식당이 있다.


그 집이 단골인 이유도 그 집에서 내놓는 김치가 시인이 원하는 만큼의 멸치젓갈로 버무려져 있다는 데 있다. 식당에 갔을 때 멸치젓갈을 넣은 김치가 나오면 마치 노래방에 갔을 때 어떤 미모의 여성이 조용필의 노래를 열창하는 것을 들을 때처럼 감격하게 되는 것이었다.


멸치젓갈은 반드시 멸치 건더기가 있는 원액의 젓갈이어야 한다. 병에 넣어서 파는 무슨 무슨 멸치액젓은 두 손 두 팔 다 휘휘 내저어 밀쳐버린다. 멸치 건더기가 있는 젓갈을 사와서 집에서 직접 달여서 만들어야 그의 입에 찰싹 들러붙었다.


이 정도로 좋아하다 보니 김장김치는 말할 것도 없다. 다른 때 담그는 배추김치와 총각김치와 부추김치까지 멸치젓갈로 담근 것에만 젓가락이 갔다.


밥도둑인 고추도 간장에 절인 고추보다 멸치젓갈에 절인 고추를 더 즐긴다. 물론 된장에 담근 고추도 맛있지만, 멸치젓갈에 담갔던 고추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


언젠가 며칠 뒷물 못한 여인과 살을 섞은 적이 있었다. 그 여인의 아랫도리 샅에서 그는 멸치젓갈 내를 맡았었다. 그 때 쩝쩝 소리를 내며 그 멸치젓갈에 담근 고추를 정신없이 먹었을 때만큼 황홀한 섹스는 다시 없었다.


그런 섹스를 다시 해보고 싶다. 멸치젓갈을 몸과 마음속에 품고 있는 그런 여자와 말이다.


멸치젓갈에 대해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새 배우자가 원해서 ‘멸치젓갈의 맛을 보고 직접 사와 달라’고 부탁한다면 아무리 이른 시간이나 한밤중이라도 두 말 않고 달려나가 좋은 멸치젓갈을 사오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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