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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69703.html만2789건 공연·전시 15일부터 기념무대 열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2월15일, 서울의 남쪽 끝 우면산 산자락에 들어선 커다란 석조건물들이 문을 열었다. 커다란 부채모양의 음악당, 그리고 사람 얼굴을 형상화한 세계 유일의 서예 전용 전시장인 서울서예박물관 등을 한 공간 안에 모은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예술센터 예술의전당이 개관한 것이다. 이어 90년 한가람미술관과 예술자료관이, 93년 갓 모양의 오페라하우스가 개관하면서 예술의전당은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예술의전당이 올해로 개관 20돌을 맞았다. 예술의전당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독립기념관과 함께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이 정권의 이미지를 문화적으로 채색하기 위해 추진했던 문화분야의 3대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였다. 도심에서 멀고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렵다는 비판도 많았다. 그러나 여러 장르의 무대를 한 곳에 모은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센터란 점, 그리고 당시 서울 강남 지역에 처음 들어선 대규모 문화시설이란 점 등의 의미를 지니며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20년 동안 모두 1만2789건의 공연과 전시가 열려 지금까지 약 2780만명이 예술의전당을 찾았고, 올해 안으로 총 관람객이 3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예술의전당이 개관 이듬해인 89년부터 해마다 열어온 교향악축제는 전국 주요 교향악단이 연주 교류하는 국내 최대의 클래식음악 축제로 자리잡으며 간판 프로그램이 됐다. 2004년 시작한 ‘11시 콘서트’는 공연장에서 죽은 시간대였던 오전 11시에 콘서트를 열어 주부관객 등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논란과 사고도 없지 않았다. 1999년 예술의전당은 가수 조용필씨가 오페라하우스에서 뮤지컬 형식으로 하는 새로운 공연을 기획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자 클래식 음악을 해온 오페라하우스에 대중음악 가수가 서는 것에 성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면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결국 조용필씨의 공연은 예술의전당이 기획한대로 성사됐지만, 조용필씨 이후로는 다시 대중음악인들에게 예술의전당 무대가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오페라극장 공연중 화재가 일어나 극장이 크게 불타고 공연이 전면 취소되는 최악의 사고를 겪기도 했다. 불 탄 오페라극장은 올해 연말 다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예술의전당은 올해 20주년 기념 공연으로 음악당 개관일인 15일 ’신영옥, 김선욱 초청연주회’를 시작으로 20일 라베크 자매 초청 연주회, 한국의 주요 아티스트들의 무대가 이어지는 ‘코리안 월드스타 시리즈’ 로 17일 정명훈, 5월23일 조수미, 6월4일 장영주의 무대를 마련했다. 연극에선 ’최고의 연극 시리즈’를 마련해 첫 작품으로 3월21일부터 토월극장에서 <레이디 맥베스>를 공연하고, 11월에 <갈매기>를 무대에 올린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697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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