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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맨이 되고싶었던 '똘똘이'
(1) 심형래 보고 개그맨 결심 영구 흉내로 초등교 명물
어린 시절부터 난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경기 양평 초등학교 때 어느날 혜성같이 TV에 등 장한 ‘영구’ 심형래 선배를 보고 결심을 굳혔다. 틈만 나면 영구의 ‘띠리리∼’를 흉내 내며 주변을 웃기곤 했다. 내가 다니던 학교는 한학년에 두 반 밖에 없어서 난 금방 학교의 명물이 되어버렸다.
내가 72년 양평에서 태어났을때 우리 집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삼촌 세분과 고모 두분이 계셨다. 그렇게 많은 식구들 앞에서 수시로 공연을 하면서 스스로를 ‘무대 체 질’로 변화시켰다. 삼촌들은 3년 후 남동생이 태어날 때 까지 나는 가족들의 모든 사랑을 독차지 했단다.
삼촌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그들과 나는 겨우 6살에서 8살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언제 나 나와 함께 딱지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매우 심심한 날에는 산으로 함께 뱀을 잡으 러 다니며 돈독한 가족애를 키웠다.
삼촌이 잡아준 뱀을 목에 걸고 집으로 당당하게 돌아오는 길에 동네사람들은 모두 혼비백산 했지만 난 즐겁기 그지없었다.
이렇게 놀았으니 몸이 성할 날이 없었다. 한번은 나무에 올라 새 둥지를 뒤져 알을 훔치다 가 떨어져 무릎을 심하게 다친 날도 있었고, 초봄 집 앞 시냇가의 살얼음 위에서 놀다가 익 사할 뻔 한 적도 있었다.
그때 날 살려준 동네 오빠는 지금 뭘하고 있을까. 생명의 은인에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못한 것이 추억과 함께 가슴에 아련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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