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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야외음악당에 모든 자리가 조금의 여유도 없이 완전히 매워졌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모자라 공연장 밖에서 바라보는 관객들도 무지 많았다.날씨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날이였다.
공연은 예정시간보다 15분 지난 7시 45분에 시작되었다. 시작과 동시에 이번 공연의 제목이 태양의 눈임을 알리는 에니메이션을 소개하고 곧 바로 막이 내려지면서 기다리던 필님이 등장하셨다.
처음 노래는 미지의 세계와 어제 오늘 그리고를 열창하셨다. 맨 앞에 자리를 잡은 팬클럽은 처음부터 신문지 가루를 뿌리면서 거의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열광하기 시작했다. 난 팬클럽에서 조금 벗어난 자리에 위치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팬클럽 사람들로 인해 필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불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잠시 모든 사람들이 하나되어 필님의 노래를 열창하기 시작했다.필님께서는 이번 공연을 모두가 함께 부를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노래들로만 선곡하셨기에 공연이 시작해서 끝날때까지 대구 야외음악당은 거대한 합창단이 공연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미지의 세계, 어제 오늘 그리고 이후에 허공,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으로 잠시 숨을 고르셨다.
오늘 공연에서 필님은 정말 말을 아끼셨다. 말은 딱 2번으로 그곳도 정말 짧게 끝내시고 처음부터 끝까지 필님의 노래만 하셨다.
오늘 부른 노래를 살펴보면 물망초, 자존심, 고추잠자리, 그 겨울의 찻집,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대여, 꿈, 나는 너 좋아,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등을 부르셨다.
수많은 노래를 정신없이 듣고 있다보니 갑자기 필님께서 마지막을 알리는 제스쳐를 취하셨다. 그 때 시간을 보니 공연 시작한 지 겨우 1시간 20분이 지난 시간이였다. 모든 관객들은 설마 벌써 끝난 걸까하는 의심을 갖고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끝날 수가 있을까?
난 많은 콘서트를 가보았지만 이렇게 빨리 끝나는 공연을 본적이 없었기에 좀 당황스럽고 황당한 마음을 이끌고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다시 필님이 등장하셨다. 앵콜 곡을 부르시기 위해....
앵콜곡은 고독한 러너,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이 세 곡이였는데 R,S석에 있는 분들은 대부분 일어나 공연장이 뒤집어 질 정도로 열광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공연은 그것이 마지막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아서 필님을 외쳐봤지만 공연이 완전히 끝났다는 안내 방송만 되풀이 될 뿐 더 이상 필님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모든 공연이 끝났을 때 시간이 정확히 9시 25분이였다. 전체 공연 시간이 겨우 1시간 35분이라니... 좀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인사라도 멋있게 제대로 끝내시고 들어가셨다면 덜 섭섭했을텐데 뭐가 그리 급해 마지막도 제대로 알려 주지 않은채 그리 급히 사라져 버릴까....
또 다른 공연장 분위기를 잠시 살펴보면 각 팬클럽에서 홈페이지 주소가 적힌 플랭카드를 만들어 공연 중간, 중간에 들고 흔드는 걸 볼 수 있었다. 또 공연이 끝날때 쯤 여자 분 한 분이 꽃다발을 필님께 전하러 무대위로 뛰어 올라가 필님의 목에 꽃다발을 걸어 주고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내려 오기도 했다.
마지막을 마지막답게 장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역시 국보 조용필의 공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가수란 이런거다 하는 마음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공연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팔을 너무 흔들어 이 글 쓰기가 넘 힘들다.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너무많고 아직 팬클럽 사람들은 뒷풀이다 귀가다 해서 글을 남길 처지가 아닐거라 생각이 들어서 없는 글솜씨로 짧게나마 공연장 분위기를 전합니다.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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