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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찹한 심정으로...2

김미희, 2001-06-29 03: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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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왠지 맥이 탁 빠진 것 같은 느낌 아세요?? 흥분이 되기보다 그냥 너무나 허탈한 느낌.. 게시판에 불이 나도록 글을 올렸건만 완전히 비웃듯이 마음대로 가위질을 했더군요..

필님의 모습을 공연장에선 너무 뒤쪽이라 잘 못뵀는데 어제 tv를 통해 보니 필님도 세월을 거슬러 가시진 못하는것 같더군요. 물론 워낙 동안이시라 지금 나이보다 10년이상 젊어보이시지만  그 외모가 아니라 그냥 전반적인 느낌이 그렇더라구요. 왠지 쓸쓸함도 베어 나오는 것 같고.. 그렇게 열창적인 무대를 이끄시는대도 그런 느낌을 받다니 좀 아이러니하죠??

저 자신도 이해가 잘 안가는 부분이 있는데 저도 사실 13집 이후론 필님의 앨범을 거의 접해 보지 못했습니다. 이 게시판에 들어오기 전까진... 가끔 매체를 통해 가뭄에 콩나듯 님의 소식을 들었지만 전 필님께서 아예 음악 활동은 접고 사시는 줄 알았습니다. 한때는 전 매스컴의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으시던 분인데 계속 활동을 하고 계시면 이렇게나 저희가 소식을 접하기가 힘드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시겠죠.. 결혼 이후 안정된 생활과 요즘 가요계의 세태에 느끼는 염증탓일수도 있고.. 저도 제가 못마땅하고 싫으면 피하려고 합니다. 아마 그것도 이유일 수도 있을까요?? 저야 제나름대로 짐작만 할 따름이지요.

저도 살다보니 어른으로 산다는게 참 힘들다는걸 느꼈습니다. 제가 후배이고 신참일땐 잔소리하는 선배, 권위적이거나 무기력한 상사.. 등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나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 되겠다 다짐도 수차례 했었죠. 지금은 내가 서서히 그런 세대에 속해가고 있고 어떤땐 내가 싫어하던 기성세대의 모습을 내 안에서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곤 하죠. 그러면서 조금씩 예전에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어른들의 모습을 조금은 이해하게도 되었죠.

싫더라도 어른으로서의 역할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도 어쩔땐 어떤 식으로든 제 아래가 되는 사람들한테 잔소리를 해야 할때가 있습니다. 권위의식에서 나오거나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 씨도 안 먹히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필요한 얘기를 하면 그 당시엔 좀 기분이 나빠하는 것 같아도 결국은 진심을 알아 주더군요.  전혀 다른 얘기가 될 수도 있는데 이젠 필님께서 어른 노릇 좀 하시는게 어떨까 생각이 되네요. 후배들에게 쓴 소리도 좀 해 주시고 또 격려도 좀 해 주시고 스스로의 자리를 찾으시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지금 엉망으로 돌아가는 가요계에 큰 어른으로 회초리도 좀 치시고..

결국은 뭐 저 혼자 주저리 주저리 댔습니다. 그냥 답답한 마음에.. 어른을 몰라보는 이 한심한 세상이 싫어서. 그리고 무엇보다 필님을 가끔씩이나마 뵙고 싶은 마음에..

- 어젠 버스타고 서울을 가는데 1시간 내내 기사 아저씨께서 필님의 음악을 틀고 가시더군요. 그분도 분명 필님의 팬이시겠죠?? 그리고 제가 요즘 기회만 있으면 필님의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의외로 제 주변에 필님의 팬들이 많더군요. 콘서트 일부러 찾아다니거나 앨범을 무조건 구입한다거나 하는 팬들은 아니지만 다들 필님을 궁금해 하고 필님의 음악을 그리워하더군요. 저도 몇달전까진 그런 사람들중의 하나였지요. 그런 잠자는 팬들을 깨우고 계몽시키는 것도 우리들의 중요한 일인것 같습니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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