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열린 게시판

1

전야제를 보고 ...

미세 짱, 2002-06-01 21:24:15

조회 수
473
추천 수
4
어릴 때부터 ‘쇼’를 워낙 좋아한 나에게 어머니는 구경을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핀잔을 주곤 하셨다.
월드컵이라는 세계적 행사에 참여한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쇼’에 혹해서 가게 된 전야제였다.
우리 축구팀이 유럽 강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갑자기 달아오른 월드컵 열기에 휩싸이기는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첫눈에 인상적인 것은 무대 위로 옮겨놓은 숲이었다. 1
500그루의 대나무는 입체적인 조명 아래서 아름답게 변신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숲 앞 교향악단의 모습은 마치 녹음이 짙은 숲속에서 전원 음악회를 여는 것 같았다.
천(天) 지(地) 인(人)이 어우러지는 환희의 춤이 펼쳐질 때는 붉은 조명이 불타는 숲을 만들어 한층 역동적인 기운을 내뿜었다.
나뭇잎 하나하나 그 커팅을 보면 자연만큼 세련된 것은 없음을 깨닫게 되는데, 그 자연이 고스란히 무대 위로 옮겨져온 것이다.
5월 말의 저녁 바람에 잎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흔들리고, 그것이 조명에 따라 환상적인 나무 그림자를 드리우는 무대.

초대받은 손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니세프가 초청한 세계 각국의 소년 소녀들, 평화의 공을 던질 007 요원 로저 무어, 그리고 역대 월드컵 스타들. 베켄바우어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그들의 전성기 경기를 기억하는 나에게는 짧은 감회가 왔다. 내가 젊었던 시절 월드컵은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구경거리일 뿐이었지만 이제는 주최국이 되었으니 말이다. ‘양철북’의 작가 귄터 그라스가 평화의 시를 낭독했다. 남한은 북한을 가난한 친척으로 여겨 마음에 상처를 주지 말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무조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는 그의 인터뷰 기사가 생각났다. 평화의 메시지가 전달된 뒤 11마리 평화의 전자 새가 날려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전야제의 총감독 표재순씨가 밝혔듯 이 축제의 테마는 ‘어깨동무’이다. 월드컵 대회를 스포츠 정신과 인류애가 넘치는 평화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무대 아래에 반대편 그라운드를 향해 뻗은 길이 생겨나면서 시작되었다. 그 길을 따라 현대적 패션쇼가 벌어지며 그 뒤를 삼국시대부터 조선 때까지의 화려한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140여명의 모델이 뒤따랐다.

그들이 남북을 상징하는 장벽 앞까지 걸어나갔을 때 갑자기 장벽이 열리면서 반대편 무대가 나타나는데, 거기에는 1002명의 합창단과 800명의 응원단들, 국민의 사랑을 받는 조용필과 조수미가 기다리고 있었다.
‘꿈의 아리랑’이 합창되는 가운데 축구공을 이용한 현란한 응원이 펼쳐지고 밤하늘로 쏘아올려지는 피날레 로켓과 분수 불꽃들….

그러나 전야제는 축제로 향하는 문을 화려하게 열어젖혔다.
1999년 마지막 날, 그날도 나는 광화문에서 ‘쇼’를 보고 있었다.
세계 각국의 밀레니엄 쇼와 비교할 때 불만스러웠던 게 나뿐이었겠는가. 한데 우리 축구팀의 기량이 그렇듯이 쇼 기량도 단시일 안에 향상된 걸까.
지금의 내 느낌이 쇼 구경꾼의 전문성을 벗어난, 평소 내가 그토록 경계하던 단일민족적 애국적 소행(?)에서 나온 게 아니기를. 어쨌거나 마지막으로 내 입에 멎은 한 마디는 이 말이다.
한국인은 참 재미있는 민족이야.
오, 필승 코리아!








1 댓글

괭이

2002-06-01 22:37:15

미세짱 언니..대구에서 서울까지 오셨었어요?..그날 너무 정신없고 그래서 못뵈었네요..언니 담에 꼭 만나요...

Board Menu

목록

Page 1114 / 1680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CHO YONGPIL-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대백과사전&악보집 도서 기증

13
필사랑♡김영미 2023-07-10 3509
  공지

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이 책을 드리면서....

12
  • file
꿈의요정 2023-05-18 3620
  공지

[주문신청]가황,조용필을 노래하다-대백과사전/악보집

40
일편단심민들레 2022-12-13 8100
  11326

[용필을 사랑해] 우리나라 가수는 조용필밖에 없나?

손님! 2002-06-02 910
  11325

[용필을 사랑해] 위대한 탄생은 얼굴보고 뽑는다!

2
손님! 2002-06-02 702
  11324

전야제를 보고 느낀 점 - 그날 필님은...

25
박상준 2002-06-01 1204
  11323

벙개 안하남...?

2
아름다운 투덜 2002-06-01 452
  11322

조수미씨의 " 깝짝 피날래 "

1
ypc스타 2002-06-01 842
  11321

전야제를 보고 ...

1
미세 짱 2002-06-01 473
  11320

빗속 전야제 . 일부 프로그램 차질

ypc스타 2002-06-01 539
  11319

네티즌 , 전야제 기획 - 연출력 부재 맹 비난

ypc스타 2002-06-01 540
  11318

30일 월드컵 공원서 화려한 전야제 열려

ypc스타 2002-06-01 558
  11317

[펌]MBC 게시판에 올라온 전야제에 대한 이야기

프리마돈나 2002-06-01 943
  11316

kbs 월드컵 게시판 가보세요

6
신은선 2002-06-01 752
  11315

kbs 월드컵 게시판 바로가기

white 2002-06-01 507
  11314

[사진] 월드컵 전야제 사진

  • file
찍사 2002-06-01 586
  11313

[사진] 조용필 2002비상 서울 콘서트

3
  • file
찍사 2002-06-01 557
  11312

필님이 계신것 만으로도.....

2
민들레 2002-06-01 523
  11311

전야제에서 조용필! 훌륭했다!

3
우상옥 2002-06-01 664
  11310

<펌> from 조용필닷디제 게시판 : '모두들...웃어요...일본에서는'

5
아마나는 2002-06-01 1126
  11309

악조건속에서 최선을 다한 조용필님 존경합니다.

3
하미경 2002-06-01 531
  11308

필님의 "꿈의 아리랑" 방송에 울려퍼지게 해드려요.

2
biophilia 2002-06-01 449
  11307

[re] 필님의 "꿈의 아리랑" 방송에 울려퍼지게 해드려요.

허상욱 2002-06-01 397

공식 미지 트위터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수익금 '음악역 1939' 전달식 (왼쪽부터 조폐공사 류진열 사업 이사, 김성기 가평군수, 음악역 1939 송홍섭 대표) [음악역 1939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가왕'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판...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음악영재 지원 사업에 후원한다.   공사는 11일 경기도 가평 뮤질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가운데 2500만원을 가평군과 함께 가평뮤직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