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튀김·이경구 "우리가 진짜 스타" 닮은꼴 사람들 활발한 활동 ]

                                   '닮았다고 가짜는 아니잖아요.'
　
유명인을 닮은 사람들 모임이 있어 화제다.
닮은꼴 사람들 모임 '카피클럽' 회원들은 행동이며 말하는 모습 등이 유명인과 아주 똑같다.
이 때문에 유명인 본인으로 많이 오해받는다.
　
길에서 사인해 달라고 조르는 것은 예사고 "아니다"고 말하면 거짓말한다며
화를 내는 경우도 적잖다.
좋은 점도 있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많이 주거나 가격을 깎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연예계 진출을 모색할 경우가 문제다.
유명인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등 제약을 받는다.
결국 대부분 밤무대에서 활동하게 된다.
　
'카피클럽' 회원들은 단순히 유명인과 닮았다는 점을 이용하지 않는다.
유명인을 닮았다는 핸디캡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들은 '인디'문화를 이끌어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프로들이다.
'인디'는 인디펜더트의 줄임말이며 인디문화는 비주류·독립문화를 말한다.
　
'카피클럽'이 처음 생긴 것은 지난 1992년 7월.
가수 배철수씨를 닮은 노철수씨, 조용필씨를 닮은 주용필씨 등 8명이 첫 회원이었다.
유명 연예인을 흉내내며 '밤무대'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모창가수들이 출연이 가능한 곳을
소개하며 서로를 도와주자는 의미로 모임이 만들어졌다.
　
이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같은해 9월 한 방송국에서 진행한 <내가 진짜 스타>를 통해서다.
당시 노씨 등은 전국의 닮은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때 가수 조용필씨를 모창한 조영구씨, 가수 이승철씨를 모창한 박명수씨, 서유석씨를 모창한 김학도씨,
가수 김완선씨 춤을 똑같이 춘 윤현숙씨 등이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가수 심신을 닮은 심학규씨, 가수 박남정씨를 닮은 이덕영씨 등
100여명이 이 모임을 거쳐갔다.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오디션을 거쳐야 한다.
단지 얼굴이 닮았다고 클럽회원이 되기 어렵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두 '복사'해야 한다. 헤어스타일·행동 등 모든 것이 똑같아야 한다.
　
이 클럽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인성.
'공인'을 닮았기 때문에 자칫 사칭한다면 해당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7년 '립스틱 짙게 바르고'의 가수 임주리씨를 닮은 임모씨(35)가 대전지역에 내려가
임씨 행세를 해 피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다.
클럽은 오해를 받았고 그후 인성을 가장 중요한 가입조건으로 삼았다. 탈퇴는 자유롭다. 탈퇴의사를 밝히기만 하면 된다.
　
회원들은 주로 밤무대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유명인의 이름을 조금 고친 '나운아' '주용필'
'이경구' '패튀김' 등을 사용, 본명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고 나이 또한 밝히지 않는다.
　
카피클럽 회장 주용필씨는 "진짜 연예인의 덕을 보는 가짜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프로의식을 가지고 활동한다"며 "'카피문화'는 패러디 문화의 하나이며
다양한 문화가 발전해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진우 기자 zzzmaster@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