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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보] 10대들 왜 ‘오빠’에 광적으로 열광하나

ypc스타, 2004-08-25 00: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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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 왜 ‘오빠’에 광적으로 열광하나

중학교 2학년생 딸과 초등학교 6학년생 아들을 둔 회사원 김모(44)씨는 요즘 들어 고민 아닌 고민을 하고 있다. 큰 딸이 어떤 외간 남자에게 정신이 팔려 자신은 안중에도 없기 때문이다.

그 외간 남자란 TV에 자주 등장하는 한 댄스 그룹의 멤버. 딸은 방송국 앞에서 살고 댄스 그룹 멤버는 딸의 방 큰 사진속에서 웃고 있다. 예전에는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외식이나 나들이를 하던 김씨였지만 이제는 딸의 외도(?)로 그 소박한 계획은 포기해야 할 지경이다.

그렇다고 야단치거나 설득할 수도 없는 노릇. 아내는 일시적인 현상이니 걱정말라고 하지만 왠지 유치한 질투감마저 더해지며 우울해진다. 그냥 이대로 내버려둬야 할까. 오늘도 김씨는 속이 탄다. 대한민국에는 김씨와 같은 심정의 아버지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화를 불러오는 법.

10대 문화에 능통한 전문가들은 김씨의 딸이 지극히 정상적인 사춘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어떤 부모들은 아예 자녀들의 팬클럽 생활을 적극 돕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딸과 아들은 왜 스타들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그 이유나 알아보고 걱정하자.

◈10대들이 열광하는 이유〓미국에는 ‘틴 초이스 어워드(Teen Choice Award)’라는 시상식이 있다. 말 그대로 ‘엔터테인먼트의 가장 큰 소비층’인 10대들이 직접 스타와 작품들을 선정하는 이 시상식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제시카 알바 등의 스타들을 배출해낸 권위 있는 행사. 지난 8월 8일에는 바로 이 ‘2004 틴 초이스 어워드’가 열렸고, 미국의 틴에이저들은 영화 ‘프리키 프라이데이’를 통해 새로운 틴에이저상을 제시한 86년생 소녀 린제이 로한과 올 상반기 차트를 휩쓴 R&B 뮤지션 어셔를 선택했다.

특히 주근깨 금발 소녀 린제이 로한의 4개 부문 석권은 요즘 틴에이저들의 취향을 그대로 대변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브리트니 스피어스로 대변되던 ‘섹시하고 화끈한 아가씨’보다는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좌충우돌 뛰어다니고, 발랄한 댄스뮤직보다는 거친 록 사운드를 즐기는 능동적인 캐릭터로 아이들의 이상향이 이동한 것이다.

금발의 미소녀인 에이브릴 라빈이 기타를 메고 록을 노래하면서 세계적으로 2000만장의 앨범을 팔아치운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10대들의 성향 이동은 문화 코드의 전체적인 이동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건 엄연히 다른 나라의 이야기다. 우리 나라에는 ‘10대들이 선택한 스타의 시상식’같은 게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존재했다 하더라도 몇몇 팬클럽들의 자기잔치일 뿐, 그 누구도 그것을 새로운 문화의 시류로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마디로 ‘빠순이들(‘오빠, 오빠’거린다고)의 문화’로 폄하당하는 것이다. 왜, 언제부터 우리 10대들의 엔터테인먼트 문화가 ‘빠순이 문화’로 전락했을까?

70년대의 남진과 나훈아 열풍, ‘오빠부대’를 탄생시킨 80년대의 조용필 신드롬, 그리고 90년대에 서태지와 아이들을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성장시킨 이들이 바로 10대들이다. 그런데 이 10대 팬들의 행동양식들이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했다.

그저 공연장에서 이름을 연호하거나 스타의 집 담장에 ‘사랑한다’고 수줍은 낙서를 하던 팬들은 어느 날부터 집에서 가출해 방송국 앞에서 몇 달을 기거한다든지, 좋아하는 그룹이 해체하면 ‘자살특공대’를 조직하는 등의 극단적인 성향까지 보였다. 요즘은 ‘그들이 하는 음악은 무조건 최고이며, 그들의 차에 받혀 사고가 나면 도리어 영광’이라고 말할 정도의 종교적 수준으로까지 발전됐다.

사람들은 그런 소녀들을 속칭 ‘빠순이’라며 놀려댔고, 놀림을 당하는 그녀들은 사회와 격리된 채 자기만의 세계로 점점 더 깊숙이 빠져들어갔다. 추앙하는 스타가 앨범을 내면 영구소장용 2장, 오빠의 은행계좌 잔액을 위해 3장, 더불어 친구들 나눠줄 것 3장과 평소 듣고 다닐 것 2장, 이렇게 한 사람이 10여장의 앨범을 구매해버리는 행태는 그녀들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지키려는 단순무구한 노력의 일부분이다.

일전의 ‘유승준 사건’을 주제로 한 TV 토론회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오빠의 마음을 헤아려달라’며 밑도 끝도 없이 호소하던 여학생도 바로 그런 자신의 스타를 지키기 위해 창피함을 무릅쓰고 화면 앞에 선 것이다. 박수칠 만한 일은 아니지만, 돌을 던질 일도 아니다.

이런 현상들이 왜 틴에이저, 특히 10대 소녀들에게서 일어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팬덤(Fandom)’이라는 이름아래 다각도로 연구돼 왔는데, 여러 보고서들은 ‘성(性)’에서 그 키워드를 찾고 있다. 예전의 팬들이 스타를 그저 화면 속의 현실감 없는 동경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에 비해, 요즘의 10대들은 실제로 자신이 키스하고 싶고, 사귀고 싶은 성적 이상의 구체적인 형태로서 스타를 받아들인다는 것.

다시 말해, 팬이 스타를 바라보는 시각이 사회적인 관점에서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관점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언제 어디서든 스타를 만날 수 있게 한 매스미디어 덕분이다. 하얀 종이 위에 구구절절 써내려간 일방적인 팬레터를 빨간 우체통에 넣고 오지 않을 답장을 기다리던 시기가 아닌, 스타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을 통해 곧바로 피력하고, 팬들과 정보를 나누며, 때로는 스타와 게시물을 통한 소통을 하게 된 것은 그녀들로 하여금 스타들을 자신과 좀 더 가까이에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었고, 나아가 스타를 자신의 남자친구나 애인, 다시 말해 성적 이상향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쯤 되면 한 명의 스타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팬들의 행동양태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버지가 아무리 문제아라 만나지 말라고 하더라도 이성으로서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버릴 수 있는가? 혹여 남자친구가 어떤 실수를 하더라도 무조건 그를 믿고 감싸주며 지지해주는 것이 여자친구의 몫이 아닌가?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이 그 스타를 비난하거나, 부모가 방안에 붙여진 스타의 사진을 찢어버릴수록 그녀들은 마치 자신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이라도 되는 양 착각하며 자신의 스타에 대한 사랑을 더욱 간절하게 생각하고, 그 세계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이 죄가 아니듯, 그녀들이 자기만의 스타를 사랑하는 것 역시 죄가 아니다. 단지 미디어가,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자들이 10대들에게 문화의 선택권을 제대로 제시해주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문화시장의 주체들이 그저 ‘장사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사지선다도 되지 않는, 뻔하디 뻔한 보기만을 제시함으로 인해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안에서 자신의 스타를 정해야 했으며, 반복하여 세뇌시키는 매스미디어의 힘에 의해 마치 허수아비처럼 객관적인 잣대를 상실하고, 그런 스타들을 자신들의 애인이자 또다른 나의 모습이라 생각하며 무조건적으로 추앙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겐 좀 더 능동적이고 독창적인 스타, 팬들의 생각을 대변할 수 있는 정직한 엔터테이너들과 그들을 다양하게 대중들에게 제시해줄 수 있는 폭넓은 매스미디어가 필요하다. 그렇게만 된다면 성숙한 10대들의 문화도 자연히 형성될 것이다.

김양수(월간 PAPER 기자)

http://www.munhwa.com/culture/200408/24/20040824010127300300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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