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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토 유키에입니다."
가끔 정말로 세금을 내지 않고 싶을 때가 있다. 우선 시청료 내는 게 무척 아깝다. KBS가 맘에 들지 않아서라기보다, 단순히 내가 TV를 보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세금 내지 않고 싶게 만드는 일이 일어났다.
‘곱창전골’과 ‘불가사리’의 리더인 일본인 뮤지션 사토 유키에가 법무부에 의해 강제출국을 당하게 됐다. 음악을 좋아하고 심심할 때면 홍대 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곱창전골’은 1995년 결성된 일본인 밴드다. 그해 관광차 한국에 왔던 사토 유키에가 신중현의 ‘미인’을 듣고 한국 대중음악에 매료돼 결성했다. 99년엔 첫 음반 <안녕하시므니까>를 내기도 했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소의 강제출국 결정 이유는 간단하다. 관광비자로 입국해서 돈 받고 공연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곱창전골과 불가사리가 그렇게 간단한 법 논리로 쫓겨나야 하는가.
곱창전골은 결성 이듬해부터 사토 유키에의 1인 프로젝트 밴드로 지금껏 유지돼 왔다. 홍대 앞 음악씬을 이야기할 때 빠진 적이 없으며, 한국과 일본의 공동 문화 프로젝트 때마다 등장했다. ‘삼일절 만세 콘서트’, ‘일제 강제 징용자 진혼 공연’ 같은 무대에도 늘 곱창전골이 섰다.
곱창전골. goodday에서 퍼옴.
‘불가사리’ 역시 사토 유키에의 기획 공연 이름이다. 그의 홈페이지(www.bulgasari.com)에 실린 그 스스로의 소개를 읽어보자. 맞춤법이며 문투에서 일본인의 느낌이 난다.
<‘불가사리’는 서울에 살고 있는 뮤지션 사토 유키에 (rock band 곱창전골의 리더)가 기획, 주최하는 라이브 공연입니다. 록이라던가, 재즈라던가, 전통음악이라던가, 현대음악이라던가,그렇게 말하는 장르에서 불거져 버린 불가사의한 스테이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이하 같은)음악에 관심, 흥미가 있는 분, 들어보고 싶은 분, 혹은 연주하는 장소가 없다는,작품을 발표하는 기회가 없다는 그런 아티스트 분들 꼭 놀러오세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그런 소리를 당신도 만나보고 싶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SCUM in Seoul (Small Circle of Unknown Music)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으나 vol.10부터 Bulgasari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법무부는 사토 유키에에게 벌금 300만원을 부과하고, 5월 20일까지 출국하도록 처분했다. 더 우울한 것은 그가 앞으로 2년간은 한국에 올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불가사리의 공연 관객은 불과 10명 남짓 하다. 입장료라고 해봐야 1만원 이내다. 그리고 유료 관객보다는 그가 보여주고 들려줄 아방가르드 음악과 퍼포먼스에 대한 관심으로 오는 지인들이 더 많았다. 불가사리는 입장료를 받았으나 남는 것이 전혀 없었다. 결국 그는 관광비자로 한국에 와서 자기 돈을 계속 쓰고 있었다. 그것도 한국의 대중문화를 위해.
사토 유키에를 잘 아는 한 한국 뮤지션은 “한국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공연을 꾸준히 해온 사람을 이종격투기 선수나 무자격 학원강사, 불법 취업 클럽 디제이와 똑같이 취급해버렸다”고 화를 냈다.
한국 사람들도 쉽지 않은 전위예술적 무브먼트를 이끌던,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 음악을 좋아해서 이 땅을 택한 사토 유키에를 ‘관광비자로 취업’이라는 법 조항을 적용해 쫓아내야만 하는가.
그것이 법무부가 세금으로 월급받고 하는 일이라고 치자. 그러면 문화관광부는 뭐하는 곳인가. 문화관광부 관리 중에 30번이나 넘게 열린 불가사리 공연에 가본 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그런 사람이 있고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그게 정상인가.
나는 이럴 때마다 세금 내기가 싫다. 스스로 자갈밭을 일궈 대중문화의 꽃을 피워내는 사람들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벌금을 매기고 강제로 쫓아내? 곱창전골도 모르고 불가사리도 모르면서 문화관광부 현판 밑에서 일을 하고 녹을 먹어?
불가사리 고별공연이 5월 15일 홍대 앞 ‘바다비’에서 열린다. 책상 위에 녹색 고무판 놓고 매일 수고하시는 법무부와 문화관광부 관리들 다들 오시라. ‘무료 공연’이다, ‘무료’.
글쓴이 - 한현우
사토 유키에의 홈페이지(http://www.yogiga.com/yukie)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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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욜날 홍대에서 공연을 했는데 이분이 놀러와서 같이 연주하고 술한잔 하는데 세상에 형님이 드럼드럼드럼앰프키타고고고고고고 앨범에 참여한것까지 빠삭하게 알고있드라구여. 한국말도 너무 잘하고...
가끔 정말로 세금을 내지 않고 싶을 때가 있다. 우선 시청료 내는 게 무척 아깝다. KBS가 맘에 들지 않아서라기보다, 단순히 내가 TV를 보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세금 내지 않고 싶게 만드는 일이 일어났다.
‘곱창전골’과 ‘불가사리’의 리더인 일본인 뮤지션 사토 유키에가 법무부에 의해 강제출국을 당하게 됐다. 음악을 좋아하고 심심할 때면 홍대 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곱창전골’은 1995년 결성된 일본인 밴드다. 그해 관광차 한국에 왔던 사토 유키에가 신중현의 ‘미인’을 듣고 한국 대중음악에 매료돼 결성했다. 99년엔 첫 음반 <안녕하시므니까>를 내기도 했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소의 강제출국 결정 이유는 간단하다. 관광비자로 입국해서 돈 받고 공연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곱창전골과 불가사리가 그렇게 간단한 법 논리로 쫓겨나야 하는가.
곱창전골은 결성 이듬해부터 사토 유키에의 1인 프로젝트 밴드로 지금껏 유지돼 왔다. 홍대 앞 음악씬을 이야기할 때 빠진 적이 없으며, 한국과 일본의 공동 문화 프로젝트 때마다 등장했다. ‘삼일절 만세 콘서트’, ‘일제 강제 징용자 진혼 공연’ 같은 무대에도 늘 곱창전골이 섰다.
곱창전골. goodday에서 퍼옴.
‘불가사리’ 역시 사토 유키에의 기획 공연 이름이다. 그의 홈페이지(www.bulgasari.com)에 실린 그 스스로의 소개를 읽어보자. 맞춤법이며 문투에서 일본인의 느낌이 난다.
<‘불가사리’는 서울에 살고 있는 뮤지션 사토 유키에 (rock band 곱창전골의 리더)가 기획, 주최하는 라이브 공연입니다. 록이라던가, 재즈라던가, 전통음악이라던가, 현대음악이라던가,그렇게 말하는 장르에서 불거져 버린 불가사의한 스테이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이하 같은)음악에 관심, 흥미가 있는 분, 들어보고 싶은 분, 혹은 연주하는 장소가 없다는,작품을 발표하는 기회가 없다는 그런 아티스트 분들 꼭 놀러오세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그런 소리를 당신도 만나보고 싶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SCUM in Seoul (Small Circle of Unknown Music)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으나 vol.10부터 Bulgasari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법무부는 사토 유키에에게 벌금 300만원을 부과하고, 5월 20일까지 출국하도록 처분했다. 더 우울한 것은 그가 앞으로 2년간은 한국에 올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불가사리의 공연 관객은 불과 10명 남짓 하다. 입장료라고 해봐야 1만원 이내다. 그리고 유료 관객보다는 그가 보여주고 들려줄 아방가르드 음악과 퍼포먼스에 대한 관심으로 오는 지인들이 더 많았다. 불가사리는 입장료를 받았으나 남는 것이 전혀 없었다. 결국 그는 관광비자로 한국에 와서 자기 돈을 계속 쓰고 있었다. 그것도 한국의 대중문화를 위해.
사토 유키에를 잘 아는 한 한국 뮤지션은 “한국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공연을 꾸준히 해온 사람을 이종격투기 선수나 무자격 학원강사, 불법 취업 클럽 디제이와 똑같이 취급해버렸다”고 화를 냈다.
한국 사람들도 쉽지 않은 전위예술적 무브먼트를 이끌던,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 음악을 좋아해서 이 땅을 택한 사토 유키에를 ‘관광비자로 취업’이라는 법 조항을 적용해 쫓아내야만 하는가.
그것이 법무부가 세금으로 월급받고 하는 일이라고 치자. 그러면 문화관광부는 뭐하는 곳인가. 문화관광부 관리 중에 30번이나 넘게 열린 불가사리 공연에 가본 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그런 사람이 있고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그게 정상인가.
나는 이럴 때마다 세금 내기가 싫다. 스스로 자갈밭을 일궈 대중문화의 꽃을 피워내는 사람들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벌금을 매기고 강제로 쫓아내? 곱창전골도 모르고 불가사리도 모르면서 문화관광부 현판 밑에서 일을 하고 녹을 먹어?
불가사리 고별공연이 5월 15일 홍대 앞 ‘바다비’에서 열린다. 책상 위에 녹색 고무판 놓고 매일 수고하시는 법무부와 문화관광부 관리들 다들 오시라. ‘무료 공연’이다, ‘무료’.
글쓴이 - 한현우
사토 유키에의 홈페이지(http://www.yogiga.com/yukie)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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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욜날 홍대에서 공연을 했는데 이분이 놀러와서 같이 연주하고 술한잔 하는데 세상에 형님이 드럼드럼드럼앰프키타고고고고고고 앨범에 참여한것까지 빠삭하게 알고있드라구여. 한국말도 너무 잘하고...
조용필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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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짹짹이
2006-04-24 19:48:49
정말 대단한 일본열풍....
단결님! 다음에 그런분 만나시면 모시고 와요.
이왕이면 그런 감동적인 대화의 시간을 많이 공유할수 있도록...
단결님이 발넓은건 알지만...알면 알수록....
당췌 발이 몇미터인쥐.....
'아이마미' 소원 성취한 단결님 한턱 쏘세요. ^^
필사랑♡김영미
2006-04-24 20:16:48
카리용
2006-04-24 22:15:11
장미꽃 불을 켜요
2006-04-25 01:5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