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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은 1980년대 우리 대중음악계 ‘영웅’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의 노래를 따라불렀고, 그가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1990년대 들어선 서태지라는 영웅이 탄생했습니다. 그의 영향력은 방황하는 가출 청소년들을 귀가시킬 만큼 컸고, 역사의식을 고취시킬 만큼 깊었습니다. 지난 20년은 대중음악이 양적·질적으로 발전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여서, 다양한 음악과 좋은 음악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대가 됐습니다. 물론, 음악이 산업적으로 비대해진 ‘황금기’의 시발점으로 기록되기도 했죠.
2000년대 들어 대중음악계 ‘영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잘 나가는 스타’가 여러 군(群)으로 쪼개져 있을 뿐 ‘영웅’이란 단어를 부여하기엔 애매한 구석이 많기 때문입니다. 10대 편향의 스타들 그리고 예술보다 상업성에 물든, 시류에 영합한 가수들에게 수많은 대중의 마음을 저절로 움직이게 하는 ‘영웅의 견장’을 달아주기란 어색한 측면이 있습니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여러 조건들이 필요합니다. 일단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주옥 같은 멜로디를 ‘창조’하는 일이 첫번째고, 그 노래를 ‘타인의 검열’이 아닌 ‘자신의 검열’을 통해 부르는 일이 두번째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운드와 연주 등 이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독창적인 편곡 아이디어가 투영되는 일이 선행돼야 합니다. 이 세가지 조건을 아우르는 통합적 정의가 바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뮤지션 윤상은 ‘모나리자’가 수록된 조용필의 10집(파트1)을 두고 “이 음반은 더이상 국내 가요가 아닌 세계적인 음반”이라고 극찬한 바 있습니다. 조용필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맞춰 세계적인 음반을 내놓았고, 사람들은 한단계 끌어올린 이 음반의 질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싱어송라이터들은 각 시대정신을 대변하며 영웅으로 칭송받았습니다. 60년대 비틀스, 70년대 레드 제플린, 80년대 마이클 잭슨, 90년대 너바나 등이 세계적인 호평을 받았던 데에는 싱어송라이터가 지닐 수 있는 최고의 장기를 마음껏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잭슨은 마음에 드는 드럼 소리 하나를 찾기 위해 1억원을 과감히 투자했고, 조용필은 공연에서 노래할 때 헛기침 하나라도 나올까봐 일주일에 서너번은 녹음실에서 꾸준히 노래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공중파는 물론이고, 케이블 등이 앞다퉈 높은 상금을 걸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종합편성채널에서조차 100만달러에 육박하는 상금을 내놓고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을 추진 중입니다. 이런 열띤 경합 과정에서 수많은 ‘스타’들은 발굴되지만, ‘영웅’과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남의 노래만 가지고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뮤지션의 태도는 차치하고서라도 ‘싱어송라이터’의 길조차 열어주지 않는 의미 없는 경합이 계속되는 이상, ‘제2의 조용필’은 헛된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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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ipt>2000년대 들어 대중음악계 ‘영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잘 나가는 스타’가 여러 군(群)으로 쪼개져 있을 뿐 ‘영웅’이란 단어를 부여하기엔 애매한 구석이 많기 때문입니다. 10대 편향의 스타들 그리고 예술보다 상업성에 물든, 시류에 영합한 가수들에게 수많은 대중의 마음을 저절로 움직이게 하는 ‘영웅의 견장’을 달아주기란 어색한 측면이 있습니다.
영웅이 되기 위해선 여러 조건들이 필요합니다. 일단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주옥 같은 멜로디를 ‘창조’하는 일이 첫번째고, 그 노래를 ‘타인의 검열’이 아닌 ‘자신의 검열’을 통해 부르는 일이 두번째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운드와 연주 등 이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독창적인 편곡 아이디어가 투영되는 일이 선행돼야 합니다. 이 세가지 조건을 아우르는 통합적 정의가 바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뮤지션 윤상은 ‘모나리자’가 수록된 조용필의 10집(파트1)을 두고 “이 음반은 더이상 국내 가요가 아닌 세계적인 음반”이라고 극찬한 바 있습니다. 조용필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맞춰 세계적인 음반을 내놓았고, 사람들은 한단계 끌어올린 이 음반의 질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싱어송라이터들은 각 시대정신을 대변하며 영웅으로 칭송받았습니다. 60년대 비틀스, 70년대 레드 제플린, 80년대 마이클 잭슨, 90년대 너바나 등이 세계적인 호평을 받았던 데에는 싱어송라이터가 지닐 수 있는 최고의 장기를 마음껏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잭슨은 마음에 드는 드럼 소리 하나를 찾기 위해 1억원을 과감히 투자했고, 조용필은 공연에서 노래할 때 헛기침 하나라도 나올까봐 일주일에 서너번은 녹음실에서 꾸준히 노래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공중파는 물론이고, 케이블 등이 앞다퉈 높은 상금을 걸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종합편성채널에서조차 100만달러에 육박하는 상금을 내놓고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을 추진 중입니다. 이런 열띤 경합 과정에서 수많은 ‘스타’들은 발굴되지만, ‘영웅’과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남의 노래만 가지고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뮤지션의 태도는 차치하고서라도 ‘싱어송라이터’의 길조차 열어주지 않는 의미 없는 경합이 계속되는 이상, ‘제2의 조용필’은 헛된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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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꿈의요정
2011-09-29 00:20:26
그렇죠.
스타와 영웅은 틀리죠~
요즘 대세인 오디션 프로들은 어쩌면 탤런트를 뽑는건지도 몰라요 진정한 뮤지션이 아닌....
이것도 시대의 흐름이라 어쩔수없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
또 몰라요.
그들이 경력이 쌓여 연륜이 생기면...
지금은 아닐지라도 꾸준한 활동과 노력으로 30대후반이나 40대...이때부터 빛이 날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바램도 가져봅니다~^^
햇빛한줌~
2011-09-29 09:00:16
필사랑 영미님 기사 잘 봤습니다.^^
마이헤븐
2011-09-30 22:20:47
요즘은 뮤지션이라기보담 예능으로 떠서 음원좀 팔고 그런 양상이라 ~
오빠노랜 수백번 듣고도 또 감동받고 그랬는데 요즘엔 한번 듣고 끝인 일회용 노래들이라
그런 노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말이죵 ㅎㅎㅎ
오빠 뒤를 이어서 40주년 콘썰을 해줄 가수가 나와주었슴 하는 바램입니당
에필로그
2012-03-26 19: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