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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조용필같은 가수가 나올 수 있을까?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
10여년 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를 간 적이 있다. 이틀에 걸친 공연이었는데 미리 선곡표가 인쇄되어 나와있었다. 세상에, 이틀간의 노래가 다 달랐다. 그것도 모두 히트곡으로만 채워졌다.
공연전에 선곡표를 주는 경우도 아직까지 그때말고는 본 적이 없고, 이틀간의 공연을 모두 봐도 다 다른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가수도 조용필밖에 없을 것이다(세계적으로도 몇이나 될까?)
요즘들어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너무 남발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진정한 '국민가수'라는 호칭이 조금도 아깝지 않은 조용필. 그의 어느 노래부터 이야기해봐야할까..
퇴근길에 방송되는 우리 프로그램에서는 되도록 말을 줄이고 음악을 많이 보내려고 한다. 하루에 평균 18곡, 주말에는 20여곡 넘으니 일주일에 140여곡이 방송된다. 매주, 한 아티스트를 집중적으로 조명해보고, 매일 문자 주제가 있으니 컨셉에 맞추려면 이래저래 유명 가수라 해도 한 달에 두 번 선곡 되기가 힘들다.
그런데, 조용필은 매일 선곡을 한다해도 워낙 노래가 다양해서 청취자들에게 환호를 받을 수 있을 정도다.
발라드면 발라드, 댄스면 댄스, 록이면 록, 트롯트면 트롯트. 도대체 조용필이 걸치지 않은 장르란 없다. 게다가 조용필의 창법은 전통 국악 스타일이어서 '간양록','한오백년'같은 곡은 국악가요라해도 된다.
내가 갖고 있는 가수별 히트곡 색인표가 가장 긴 가수, 물론 조용필이다. 청취자 신청곡이 가장 많은 가수, 두말할 필요없이 조용필이다. 작사, 작곡,편곡 다 된다. 그렇다고 자기가 만든 곡만 부르냐, 그것도 아니다. 좋은 곡을 받아 부를수 있는 능력 또한 대단하다. 그 중에서도 김희갑, 양인자 커플의 주옥같은 음악은 조용필이라는 위대한 가수를 통해 빛을 발했다. 이쯤에서 조용필의 노래를 좀 정리해봐야겠다.
먼저 조용필 작사ㆍ작곡의 노래들이다. '꿈', '아이마미', '비련'.
조용필이 작곡만 한 노래들은 이렇다. '미지의 세계', '나는 너 좋아', '어제 오늘 그리고', '여행을 떠나요', '슬픈 베아트리체', '모나리자', '자존심', '못찾겠다 꾀꼬리', '고추잠자리',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고독한 러너', '촛불', '내 이름은 구름이여', '그대여, 난 아니야', '물망초', '추억속의 재회', '너의 빈자리'…
다음으로는 김희갑 작곡, 양인자 작사, 조용필 노래. '그 겨울의 찻집', '킬리만자로의 표범', 'Q', '바람이 전하는 말', '내 가슴에 내리는 비'.
그외 작곡가의 곡을 조용필이 부른 노래는 이런 것들이다.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 '정', '허공', '내 청춘의 빈잔', '돌아오지 않는 강', '친구여', '상처', '돌아와요 부산항에', '사랑하기 때문에', '눈물의 파티'…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이 많은 노래를 모두 그는 히트시켰다.
그 중에서도 요즘같은 계절에는 단연코 '그 겨울의 찻집'을 찾는 청취자가 많다. '아름다운 죄, 사랑 때문에…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그대 나의 사람아.' 조용필의 절절한 가창력과 양인자의 폐부를 찌르는 가사, 김희갑의 아름다운 멜로디, 3박자가 딱 맞아떨어진 명곡중의 명곡이다.
조휴정ㆍKBS 해피FM 106.1 '즐거운 저녁길 이택림입니다'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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