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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훈기자의 백스테이지] 조용필이 아름다운 이유
'슈퍼스타' 조용필. 50년 3월21일생이니까 한국 나이로 51세가 된다. 지난 69년 2월 그룹 '에드킨스'의 보컬주자로 미군부대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래 가수 생활 31년째가 되는 그가 가을 무대를 연다. 11월9일부터 6일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 것. 공연 제목은 그의 12집 수록곡을 딴 '고독한 러너'(92년)
이번 공연에서 그는 매일 자그마치 26곡을 부를 예정이다. 50을 넘긴 나이라 버거울 법도 한데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일본에서 14일 동안 전국 순회공연을 강행했던 기억을 떠올리더니 "담배 끊고 말도 줄이면 한달 공연해도 끄떡 없다"고 했다.
음악에 대한 그의 무한한 열정을 다시 확인하면서 기자는 자연스레 추억을 더듬었다. 기자가 중학생일 때였다. '고추잠자리'를 부르던 그의 모습은 열정적이었고 강해 보이기까지 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그런가봐 엄마야~". 노래 중간부의 호소력 짙은 가성창법은 단연 압권이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기자는 디너쇼를 앞둔 97년 어느 날 그와 인터뷰를 갖게 됐다. 그는 대뜸 "기자 양반! 그냥 '삼촌'이라고 불러요."라고 했다.
취재 대상이기 이전에 어린 시절의 우상이었고 노장 아티스트였던 그에게 '조 선생님'이란 호칭을 쓰자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가 이끄는 '위대한 탄생' 멤버와 주변 사람들 역시 그를 삼촌이라 부른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그때 그는 '창 밖의 여자' '고추잠자리' '못찾겠다 꾀꼬리'로 가요계를 평정했던 80년대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시기'라고 했다.
"80년부터 10년간은 한국보다 미국과 일본에서 활동한 기억이 더 많았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다녔어요. 노래를 평생의 업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아마 벌써 중도 하차했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지 3년이 지나 다시 만난 그는 "지금 행복하다"고 했다. 비록 80년대 만큼은 아니지만 단란한 가정이 있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는 상황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욕심을 버린 듯했다.
"요즘 10대 댄스 그룹이 가요계를 점령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유행입니다. 다만 다른 장르가 위축된 것은 아쉽습디다. 요즘 인기 가수가 저를 앞서 가는 것은 당연하죠. 인생은 바람이나 구름 같은 것 아닙니까. 난 그냥 꾸준히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그러나 그의 음악을 녹음했던 한 엔지니어의 말은 그가 모든 욕심을 버리지 않았음을 일깨워주었다.
"보통 가수들은 녹음할 때마다 박자나 목청이 바뀝니다. 하지만 조용필씨는 100번 녹음을 하면 항상 똑같아요. 그만큼 피나는 연습을 했다는 증거죠."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음악에 몰두하는 조용필. 그의 맑은 동안은 과거의 그것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A href="mailto:beetlez@donga.com">beetlez@donga.co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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