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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TV의 콘서트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심야에 치우쳐 있는데다가 저녁시간대의 가요순위 프로그램은 댄스곡 위주로 꾸며져 청소년들이 다양한 음악 장르를 접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낳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언론모니터팀 미디어워치는 2월 13일부터 한달간 방송된 KBS2 「콘서트 초대」와 「이소라의 프로포즈」, MBC 「수요 예술무대」와 「퓨전 콘서트 가락」, KBS1의 「가요무대」와 「열린 음악회」 등 6개 음악 프로그램을분석한 뒤 ‘대중음악, TV로 호흡하는 대중문화의 현주소’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미디어워치는 이 보고서를 통해 「열린 음악회」와 「가요무대」를 제외하고는모두 자정을 넘긴 시간에 배치돼 있어 청소년들의 접촉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있다고 지적했다.
「콘서트 초대」에 대해서는 "방송에서 소외돼왔던 30∼40대 시청자를 배려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되나 단순히 옛날 가수의 노래를 들어보는 형식으로 향수를 자극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적 욕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새로운 문화를 일궈나가는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굳힌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대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출연진에게 이른바 ‘개인기’ 등을 요구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는데 기존 오락프로그램에서 질리도록 보여주고 있는 장면을 순수 음악프로그램에서 굳이 흉내내야하느냐"고 비판했다.
미디어워치는 「퓨전 콘서트 가락」을 두고 "우리 것에 대한 일방적인 강요가 아니라 편안한 맛보기로 국악에 대한 거리를 좁혀주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수요예술무대」에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초반의 기획의도를 잃지 않도록 출연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주말 버라이어티쇼를 비롯한 각종 오락 프로그램이 신세대 가수들을 앞다투어 출연시켜 노래보다는 개그나 성대모사 등을 강요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는가하면 외모와 춤 등 겉모습 보여주기에 치중하는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SBS가 중-장년층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을 하나도 편성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상업방송이라 해도 방송의 공익성에서는 예외가 될 수 없는만큼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투자의 몇분의 일만이라도 공영성을 담보하기 위해 쏟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미디어워치는 "음악은 모든 연령이 서로를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코드"라고 전제한 뒤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 따로 즐기도록 유도하는 편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의 음악프로그램으로 가족을 한자리에 모으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
최종 편집: 2001년 04월 09일 10: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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