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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Rolling Stones가 Voodoo Lounge 란 앨범을 내고 세계일주 공연을 시작했다.
그 당시 나는 뉴질랜드에 살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tour 일정 중에 뉴질랜드가 포함되었다. 전 세계를 거쳐 Stones가 뉴질랜드에 도착했을때는 95년 4월 16일.
롤링스톤즈의 큰 팬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 큰 그룹을 볼 기회를 놓질 수는 없기에, 친구 몇명이 모여서 공연을 가기로 했다. 단, 친구 중 한명은 Stones의 큰 팬이였다.
이런 국제적인 공연장에 들어가면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은 그 웅장한 스케일이다. 무대 높이와 크기가 마치 빌딩 하나를 세워 놓은 것 같은 크기다. 그때 들은 얘기인데, 이들은 똑같은 무대가 한 3세트 정도 있어서, 한 곳에서 공연 할때는 다른 세트는 그 다음 도시에 가서 미리 설치하고 있고.. 하는 식으로 준비를 한다고 했다.
큰 팬은 아닌 관계로, 내 옆에 서 있던 왕팬 친구만큼은 즐기지 않았지만, 어쨌든 30년이 넘게 전세계를 돌며 음악을 하는 밴드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소리지르고, 펄쩍펄쩍 뛰고... 공연 끝날때쯤에 기타리스트 Keith Richards가 guitar pick을 관객을 향해 던졌는데 거의 받을 뻔 했다가 못 받은 기억도 난다. ^^
한국에 와서도 여러 가수의 공연에 가 봤다. 그러나, 얼마나 공연 분위기가 외국과 틀린가를 갈때마다 느낀다. 물론 스케일 상 비교할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실은 더 안타깝게 가슴에 와 닿는 게 있다. 얼마나 철저하게 가수마다 연령대가 구분되어 있는가이다.
그 Rolling Stones 공연은 말 그대로 10대부터 60대까지 다 와서 즐기고 있었다. 60년대 Stones가 음악 시작했을때 팬들로부터 새로운 10대 팬들까지... 바로 옆에 서서 아무 꺼리김 없이 함께 같은 공연을 즐기는 그 모습... 그들에게 중요한 건, 자기가 좋아하는 밴드를 본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무대에 서 있는 음악가의 나이가 어떤지, 얼굴이 어떤지, 옆에 서 있는 관객의 나이가 몇인지는 관심거리가 아니다. 또한 한가지 놀라운 점은 나이가 조금 들었다고, 꼭 앉아서 보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조금 들은 분들도 빠르고 신나는 노래가 나오면 젊은 관객과 더불어 모두 일어나서 열광을 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너무나도 그것과는 동떨어져 있다. 가수마다 철저히 좋아하는 연령대가 있고, 그 것을 벗어난다면 '이상한 넘' 취급받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가수의 음악이 맘에 안 들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 가수의 나이가 너무 많으니까 안 듣는, 아니 안 듣는다기 보단, 아예 관심도 없는, 그것이 한국음악문화의 현실이다.
이런 문화 속에서 장기적으로 오래 남아있을 수 있는 음악가가 나오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조금만 나이를 먹으면 자기 팬들이 자기를 떠날 것을 아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명곡을 만들 생각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2달간 반짝 힛트 한 후에 사라질 곡들만 만들 수 밖에 없다.
음악가의 나이에 상관없이 음악만으로 음악가를 평가하고, 또 자신의 나이에 상관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에 갈 수 있는 문화를 가진 문화선진국... 우리에게는 언제나 다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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