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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전> 1986년 12월 30일 쓴잔을 마신날~

프리마돈나, 2002-01-01 00:07:38

조회 수
787
추천 수
10
1986년 12월 30일 화요일 희리고 비


용필오빠!

잔뜩 흐려있던 겨울 하늘..
지금 창밖엔 유난히도 처량하게 겨울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혹시나 "남자 최고 가수상...조용필!"
이라는 소리가 저 빗소리에 실려 다시 들려 오진 않을까?
하는 터무니 없는 생각에 잠시 잠겨봅니다.


지금 너무나 화가나요.. 너무나 속상해서 미칠것만같아요..
그건 억지였어요. 조작...조작...
오빠의 마음도 무척 속상하고 안타까왔겠죠?


그러나 TV화면에 비친 오빠의 모습..
여유있는 표정과, 결코 흐트러짐 없는 오빠의 자태에,
저의 마음은 더더욱 아파왔습니다.

PD상에 '구창모'의 이름이 먼저 불려졌을때
활짝 웃으시며 축하해주시고,

남자 최고 가수상에 '전영록'이 불려졌을때도 힘차게 박수 쳐주셨죠..

그런 모습을 지켜 보는 것이 무척 견디기 힘들었답니다.


그그렇지만..오빠는 올해도 상 많이 타셨잖아요...


제 1회 골든디스크상에서도 '허공'으로
최고 인기가요상과,가수 인기상과 골든디스크상 수상으로
3관왕을 차지 하시는 영예를 얻으셨으니

그걸로 위안 삼으세요..


가요대상이 끝난후 명희에게 전화하려 했는데,
그러지 않았어요.
전화하는 순간 울어버릴것 같아서요.


울려는 것, 눈 크게 뜨고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 보았어요.


울기싫었어요.
오빠는 담담하게 서계신데,
내가 울어 버리면 안될것 같아서..

아니, 오빠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자세히 보기 위해서라도 울고 싶지 않았어요.


빨간색 상의에 검정바지..
넘 이뻤어요. 오빠의 모습...

오빠가 보고 싶어요..

그냥 이대로 오빠가 더 이상 늙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우리 곁에 계셨으면...


내일은 MBC 10대 가요제가 있는 날..
여기선 꼭 수상하시리라 믿어요.
(다음날 MBC에선 '허공' 최고인기가요상, 그리고 '가수왕'상을 당당히 수상하셨음)


참 MBC창사 25주년 기념으로 인기가요 Best 50을

선정했는데, 결과는


*41위- 창밖의 여자
* ? - 친구여 (순위를 미처 못들었음)
*7위- 바람이 전하는 말
*3위- 킬리만자로의 표범
*1위- 허 공


무려 다섯곡이나 선정되는 기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오빠의 인기는, 팬들의 성원은 변함 없건만,
오늘 왜, 왜, 이런 쓰라린 잔을 마셔야하는 지..


왜 그렇게 오빠의 모습만 봐도
오빠의 노래만 들어도 울고 싶어질까요?

오늘 너무나 속상해서 잠이 안올것만 같아요...

오빠를 영원히 사랑하는 맘 변치 않을 것을
겨울비 내리는 이 밤에,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내일 MBC에서 있을 시상식에선
꼭 가수왕의 옝예를 거두시기를 간절히 기도 드리겠습니다.


오빠! 오늘 밤 편안히 주무세요..






         ♡약 1년전에 게시판에 올렸던 건데...다시 올려 봤습니다.

             80년대 전성기가 화려했던 필님을 생각하며
                
                 프리마돈나 '아름다운향기'였습니다.

4 댓글

하얀모래

2002-01-01 03:09:51

향기님 글구 상준님 모두 올 한 해 수고가 많았어요. 힘든거 내색없이 새해에두 두 분 모두 건강하시구 더욱 미세를 잘 가꿔주시길 바랍니다.

짹짹이

2002-01-01 06:48:45

프리마돈나는 누구지...했어요...언니셨군요...향기로운미향언니..오늘 아름답게 보내시고 행복하세요...^^

손정순(유니콘)

2002-01-01 19:22:44

미향님의 필아저씨에 대한 사랑 절절히 느껴지는군요.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2002-01-01 22:32:48

필님의 싹쓸이 분위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당시엔 김수철이나 전영록 등 요상한 투표결과로 뽑는 사례가 많았으니 신경쓸 사안이 아니었답니다. 훗날의 평가가 말해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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