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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의 응용력은 생각보다 놀라운 데가 있다.
아마 외국인이라서 한국어의 기본에 아예 무지하다보니까 황당한 응용이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뭔가 응용을 하는 걸 보면 머리가 아주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잘 생긴 것이 머리까지 좋아가지구서..... 퍽! (-_-;;)
Lesson (1)
신랑에게 존대말을 가르치기로 했다.
한국말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마 동사변형일 것이다.
생각해 보라. 먹다는 영어로 eat..... 변형이라 봤자 eat, ate, eaten, have (had) eaten 정도이다.
한국말로 하면 먹다, 먹었다, 먹고 있다, 먹을 것이다, 먹었었다, 먹었니? 먹고 있니? 먹을 거니? 먹었을걸? 먹으려나? .... 등등등 끝도 없다.
거기다가 존대말...... 잡수셨다, 잡수실 것이다, 잡수셨나,
잡수셨니? 잡수셨어요? 잡수실래요?..... 나도 머리 아파서 못하겠다.....
(한국에서의 내 최종 학력은 중졸이다. 미국에 온 뒤론 국어를 배운 일이 없어서....)
우선은 쉽게 시작하기로 했다.
니나: Hi 하려면 "안녕" 이라구 하는 거야
신랑: 안냐~
니나: 잘 했어... 어른에게는 "안녕하세요"
신랑: 안냐쎄요....
니나: "안녕하세요," 그래야지
신랑: 안냐하쎄요
곧잘 따라 한다
니나: 쉽지? 그냥 하세요만 붙이면 돼
신랑: Okay
이번에는 대답을 가르쳐 보기로 했다
니나: Yes는 "응"이라고 하면 돼
신랑: 엉!
니나: 존대말일 때는 "네"
신랑: 네이
니나: No는 "아니야"라고 해
신랑: 안냐~ hi 랑 똑같네
니나: "아니야" 라구, "안녕"이 아니고
신랑: (손까지 흔든다) 안냐~
장난치는 폼이 벌써 공부하기 싫어서 싫증난 거 같다.
무섭게 나가 보기로 했다
니나: 공부하기 싫어서 그렇지?
신랑: 안냐 ~~ (-_-)
니나: 혼날래? 가르쳐 준 거 기억해? Yes 가 뭐야? 말해봐!!
신랑: 엉!
어, 잊었을 줄 알았는데 기특하게 대답을 한다
니나: 존대말로 해야지!
신랑: ...............
니나: 존대말로 뭐야?
신랑:............ I forgot...........
니나: 벌써 잊어버렸어? 혼나야겠네! 때치, 때치!! (-_-;;)
신랑: I, I know!!!!
니나: 말해봐!!
신랑: 엉 하세요! (-_-)
Lesson 2
신랑을 꼬셔서 한국말 수업을 듣게 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동네 고등학교 교실에서 여러 가지 외국어 수업을 하는데 나는 일본어, 신랑은 한국어를 택했다.
둘 다 한 학기를 수강하기로 하고 많진 않지만 수업료도 냈다.
결국 세 번 가고는 관뒀다. (-_-)
첫날 한국어 수업을 듣고 온 날이다.
신랑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시아버지가 반갑게 외친다.
시아버지: 만투쿡수!!!!! (-_-)
시아버지가 아는 유일한 한국말이다.....
한국 식당에서 파는 만두국수를 좋아하시기 때문에.....(-_-;;)
신랑: Hi dad.... 칼비!!!! (-_-)
신랑은 억지로 한번 웃어주며 갈비라고 맞받아치더니 부리나케 나를 끌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힌다.
아니, 이 인간이 초저녁부터 밝히긴 .....
니나: 자기야~ 왜 그래, 벌써부터..... (*^^* 부끄...~)
신랑: 나 봐봐, 나 봐봐.... 나 오늘 이거 배웠어
니나: 뭐, 뭔데? (-_-)
신랑: 모리, 워케, 무럽, 팔, 무럽, 팔.... (-_-)
수업 시간에 신체 각 기관의 명칭을 배웠는데 선생님이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하는 노래도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율동도 하면서 신나게 자랑을 했다.
신랑: 잘 했지?
니나: 난 또 뭐라구....... 김 샜네......
신랑: 뭐?
니나: 아냐, 잘 했어... 근데 발이라고 해야지, 팔이 아니라
신랑: 봘....
니나: 그렇지, 그렇지.....
칭찬을 해 주었더니 갑자기 신랑이 팔짝 뛰어서 뒤로 돈다.
신랑: 이런 노래도 있어..... 모리, 오케, 무럽, 엉, 덩, 기~ 모리, 오케, 무럽...
니나: 엥? 뭐야 그게? 왜 엉덩이가 들어가?
신랑: 어떤 애가 butt 은 뭐냐고 물어봐서 선생님이 가르쳐줬어(-_-)
배우라는 건 마다하고 쓸 데 없는 거에 관심 많은 놈은 신랑반에도 있나보다.
그걸 한번 듣고 외워와서 노래에 집어넣는 인간도 있지만 ..... (-_-)
그 날은 하루종일 신랑이 엉덩이를 찌르는 바람에 귀찮아서 혼났다.
신랑: This is 엉덩기, 엉덩기, 엉! 덩! 기! ~
니나: 남의 엉덩이 좀 그만 찔러!!!!!
신랑: 왜 그래!!!! 단어 외우는 건데!!
Lesson 3
신랑과 동물원에 갔다.
신랑은 동물을 무척 좋아한다.
한국으로 신혼 여행 갔을 때에도 에버랜드 가서 사파리하고 동물원 보는 걸 가장 좋아했었다
신랑: 저거 한국말로 뭐야?
신랑이 가리키는 것은 코뿔소였다.
니나: 코뿔소
신랑: 코뻘소우?
고불소가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ㄱ 과 ㅋ 가르칠 생각하면 노이로제 걸린다. (-_-)
니나: 수업시간에 nose 가 코라고 배웠지?
신랑: 응
니나: 뿔은 horn 이고 소는 Bull 같이 큰 동물이야... Cow도 되지만...어쨌든...
신랑: 그러니까 세 단어가 합해진 거로구나.....
니나: 그렇지!
조금 더 가니 코끼리가 나왔다.
신랑: 저건 한국말로 뭐야?
니나: 코끼리
신랑: 아, 코!! 코가 길어서?
니나: 응
신랑: 그럼 키리는 뭐야....
말문이 막혔다....
니나: 음.... 그건 말이지....
신랑: ?
니나: 음... 끼리는... 뭔가가 특별히 클 때 그냥 붙이는 거야....
대충 만들어서 말했다.
신랑: 아하...
그러더니 갑자기 손뼉을 딱 치며 음흉한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니나: 뭐, 뭐야.... 그 눈빛은..... 가슴 떨리게.....
신랑: You!
니나: 왜, 그렇게 박력 있게 불러...해 질려면 멀었는데...(*^^* 수둡~)
신랑: 넌 더 이상 콩이 아니야!!
니나: 그, 그럼?
신랑: You! 엉덩기 끼리!
니나: 뭐, 뭐?
신랑: 헤헤, 재밌다...... 모리, 오케, 무럽, 엉덩기 끼리~ 모리, 오케, 무럽... (-_-)
그 날 동물 구경은 하나도 못하고 도망다니는 신랑 잡느라 땀 뺐다.
**************************************
나중에 아빠한테 들었는데 코끼리는 코길이라는 말이 바뀐 것 같다고 그러시더군요.
확실치는 않다고 하셨지만....
누구 아시는 분 있음 좀 알려주세요.....
작성자 : mooi 작성일 : 2002-01-29 17:3:45
신랑의 응용력은 생각보다 놀라운 데가 있다.
아마 외국인이라서 한국어의 기본에 아예 무지하다보니까 황당한 응용이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뭔가 응용을 하는 걸 보면 머리가 아주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잘 생긴 것이 머리까지 좋아가지구서..... 퍽! (-_-;;)
Lesson (1)
신랑에게 존대말을 가르치기로 했다.
한국말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마 동사변형일 것이다.
생각해 보라. 먹다는 영어로 eat..... 변형이라 봤자 eat, ate, eaten, have (had) eaten 정도이다.
한국말로 하면 먹다, 먹었다, 먹고 있다, 먹을 것이다, 먹었었다, 먹었니? 먹고 있니? 먹을 거니? 먹었을걸? 먹으려나? .... 등등등 끝도 없다.
거기다가 존대말...... 잡수셨다, 잡수실 것이다, 잡수셨나,
잡수셨니? 잡수셨어요? 잡수실래요?..... 나도 머리 아파서 못하겠다.....
(한국에서의 내 최종 학력은 중졸이다. 미국에 온 뒤론 국어를 배운 일이 없어서....)
우선은 쉽게 시작하기로 했다.
니나: Hi 하려면 "안녕" 이라구 하는 거야
신랑: 안냐~
니나: 잘 했어... 어른에게는 "안녕하세요"
신랑: 안냐쎄요....
니나: "안녕하세요," 그래야지
신랑: 안냐하쎄요
곧잘 따라 한다
니나: 쉽지? 그냥 하세요만 붙이면 돼
신랑: Okay
이번에는 대답을 가르쳐 보기로 했다
니나: Yes는 "응"이라고 하면 돼
신랑: 엉!
니나: 존대말일 때는 "네"
신랑: 네이
니나: No는 "아니야"라고 해
신랑: 안냐~ hi 랑 똑같네
니나: "아니야" 라구, "안녕"이 아니고
신랑: (손까지 흔든다) 안냐~
장난치는 폼이 벌써 공부하기 싫어서 싫증난 거 같다.
무섭게 나가 보기로 했다
니나: 공부하기 싫어서 그렇지?
신랑: 안냐 ~~ (-_-)
니나: 혼날래? 가르쳐 준 거 기억해? Yes 가 뭐야? 말해봐!!
신랑: 엉!
어, 잊었을 줄 알았는데 기특하게 대답을 한다
니나: 존대말로 해야지!
신랑: ...............
니나: 존대말로 뭐야?
신랑:............ I forgot...........
니나: 벌써 잊어버렸어? 혼나야겠네! 때치, 때치!! (-_-;;)
신랑: I, I know!!!!
니나: 말해봐!!
신랑: 엉 하세요! (-_-)
Lesson 2
신랑을 꼬셔서 한국말 수업을 듣게 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동네 고등학교 교실에서 여러 가지 외국어 수업을 하는데 나는 일본어, 신랑은 한국어를 택했다.
둘 다 한 학기를 수강하기로 하고 많진 않지만 수업료도 냈다.
결국 세 번 가고는 관뒀다. (-_-)
첫날 한국어 수업을 듣고 온 날이다.
신랑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시아버지가 반갑게 외친다.
시아버지: 만투쿡수!!!!! (-_-)
시아버지가 아는 유일한 한국말이다.....
한국 식당에서 파는 만두국수를 좋아하시기 때문에.....(-_-;;)
신랑: Hi dad.... 칼비!!!! (-_-)
신랑은 억지로 한번 웃어주며 갈비라고 맞받아치더니 부리나케 나를 끌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힌다.
아니, 이 인간이 초저녁부터 밝히긴 .....
니나: 자기야~ 왜 그래, 벌써부터..... (*^^* 부끄...~)
신랑: 나 봐봐, 나 봐봐.... 나 오늘 이거 배웠어
니나: 뭐, 뭔데? (-_-)
신랑: 모리, 워케, 무럽, 팔, 무럽, 팔.... (-_-)
수업 시간에 신체 각 기관의 명칭을 배웠는데 선생님이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하는 노래도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율동도 하면서 신나게 자랑을 했다.
신랑: 잘 했지?
니나: 난 또 뭐라구....... 김 샜네......
신랑: 뭐?
니나: 아냐, 잘 했어... 근데 발이라고 해야지, 팔이 아니라
신랑: 봘....
니나: 그렇지, 그렇지.....
칭찬을 해 주었더니 갑자기 신랑이 팔짝 뛰어서 뒤로 돈다.
신랑: 이런 노래도 있어..... 모리, 오케, 무럽, 엉, 덩, 기~ 모리, 오케, 무럽...
니나: 엥? 뭐야 그게? 왜 엉덩이가 들어가?
신랑: 어떤 애가 butt 은 뭐냐고 물어봐서 선생님이 가르쳐줬어(-_-)
배우라는 건 마다하고 쓸 데 없는 거에 관심 많은 놈은 신랑반에도 있나보다.
그걸 한번 듣고 외워와서 노래에 집어넣는 인간도 있지만 ..... (-_-)
그 날은 하루종일 신랑이 엉덩이를 찌르는 바람에 귀찮아서 혼났다.
신랑: This is 엉덩기, 엉덩기, 엉! 덩! 기! ~
니나: 남의 엉덩이 좀 그만 찔러!!!!!
신랑: 왜 그래!!!! 단어 외우는 건데!!
Lesson 3
신랑과 동물원에 갔다.
신랑은 동물을 무척 좋아한다.
한국으로 신혼 여행 갔을 때에도 에버랜드 가서 사파리하고 동물원 보는 걸 가장 좋아했었다
신랑: 저거 한국말로 뭐야?
신랑이 가리키는 것은 코뿔소였다.
니나: 코뿔소
신랑: 코뻘소우?
고불소가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ㄱ 과 ㅋ 가르칠 생각하면 노이로제 걸린다. (-_-)
니나: 수업시간에 nose 가 코라고 배웠지?
신랑: 응
니나: 뿔은 horn 이고 소는 Bull 같이 큰 동물이야... Cow도 되지만...어쨌든...
신랑: 그러니까 세 단어가 합해진 거로구나.....
니나: 그렇지!
조금 더 가니 코끼리가 나왔다.
신랑: 저건 한국말로 뭐야?
니나: 코끼리
신랑: 아, 코!! 코가 길어서?
니나: 응
신랑: 그럼 키리는 뭐야....
말문이 막혔다....
니나: 음.... 그건 말이지....
신랑: ?
니나: 음... 끼리는... 뭔가가 특별히 클 때 그냥 붙이는 거야....
대충 만들어서 말했다.
신랑: 아하...
그러더니 갑자기 손뼉을 딱 치며 음흉한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니나: 뭐, 뭐야.... 그 눈빛은..... 가슴 떨리게.....
신랑: You!
니나: 왜, 그렇게 박력 있게 불러...해 질려면 멀었는데...(*^^* 수둡~)
신랑: 넌 더 이상 콩이 아니야!!
니나: 그, 그럼?
신랑: You! 엉덩기 끼리!
니나: 뭐, 뭐?
신랑: 헤헤, 재밌다...... 모리, 오케, 무럽, 엉덩기 끼리~ 모리, 오케, 무럽... (-_-)
그 날 동물 구경은 하나도 못하고 도망다니는 신랑 잡느라 땀 뺐다.
**************************************
나중에 아빠한테 들었는데 코끼리는 코길이라는 말이 바뀐 것 같다고 그러시더군요.
확실치는 않다고 하셨지만....
누구 아시는 분 있음 좀 알려주세요.....
아마 외국인이라서 한국어의 기본에 아예 무지하다보니까 황당한 응용이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뭔가 응용을 하는 걸 보면 머리가 아주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잘 생긴 것이 머리까지 좋아가지구서..... 퍽! (-_-;;)
Lesson (1)
신랑에게 존대말을 가르치기로 했다.
한국말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마 동사변형일 것이다.
생각해 보라. 먹다는 영어로 eat..... 변형이라 봤자 eat, ate, eaten, have (had) eaten 정도이다.
한국말로 하면 먹다, 먹었다, 먹고 있다, 먹을 것이다, 먹었었다, 먹었니? 먹고 있니? 먹을 거니? 먹었을걸? 먹으려나? .... 등등등 끝도 없다.
거기다가 존대말...... 잡수셨다, 잡수실 것이다, 잡수셨나,
잡수셨니? 잡수셨어요? 잡수실래요?..... 나도 머리 아파서 못하겠다.....
(한국에서의 내 최종 학력은 중졸이다. 미국에 온 뒤론 국어를 배운 일이 없어서....)
우선은 쉽게 시작하기로 했다.
니나: Hi 하려면 "안녕" 이라구 하는 거야
신랑: 안냐~
니나: 잘 했어... 어른에게는 "안녕하세요"
신랑: 안냐쎄요....
니나: "안녕하세요," 그래야지
신랑: 안냐하쎄요
곧잘 따라 한다
니나: 쉽지? 그냥 하세요만 붙이면 돼
신랑: Okay
이번에는 대답을 가르쳐 보기로 했다
니나: Yes는 "응"이라고 하면 돼
신랑: 엉!
니나: 존대말일 때는 "네"
신랑: 네이
니나: No는 "아니야"라고 해
신랑: 안냐~ hi 랑 똑같네
니나: "아니야" 라구, "안녕"이 아니고
신랑: (손까지 흔든다) 안냐~
장난치는 폼이 벌써 공부하기 싫어서 싫증난 거 같다.
무섭게 나가 보기로 했다
니나: 공부하기 싫어서 그렇지?
신랑: 안냐 ~~ (-_-)
니나: 혼날래? 가르쳐 준 거 기억해? Yes 가 뭐야? 말해봐!!
신랑: 엉!
어, 잊었을 줄 알았는데 기특하게 대답을 한다
니나: 존대말로 해야지!
신랑: ...............
니나: 존대말로 뭐야?
신랑:............ I forgot...........
니나: 벌써 잊어버렸어? 혼나야겠네! 때치, 때치!! (-_-;;)
신랑: I, I know!!!!
니나: 말해봐!!
신랑: 엉 하세요! (-_-)
Lesson 2
신랑을 꼬셔서 한국말 수업을 듣게 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동네 고등학교 교실에서 여러 가지 외국어 수업을 하는데 나는 일본어, 신랑은 한국어를 택했다.
둘 다 한 학기를 수강하기로 하고 많진 않지만 수업료도 냈다.
결국 세 번 가고는 관뒀다. (-_-)
첫날 한국어 수업을 듣고 온 날이다.
신랑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시아버지가 반갑게 외친다.
시아버지: 만투쿡수!!!!! (-_-)
시아버지가 아는 유일한 한국말이다.....
한국 식당에서 파는 만두국수를 좋아하시기 때문에.....(-_-;;)
신랑: Hi dad.... 칼비!!!! (-_-)
신랑은 억지로 한번 웃어주며 갈비라고 맞받아치더니 부리나케 나를 끌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힌다.
아니, 이 인간이 초저녁부터 밝히긴 .....
니나: 자기야~ 왜 그래, 벌써부터..... (*^^* 부끄...~)
신랑: 나 봐봐, 나 봐봐.... 나 오늘 이거 배웠어
니나: 뭐, 뭔데? (-_-)
신랑: 모리, 워케, 무럽, 팔, 무럽, 팔.... (-_-)
수업 시간에 신체 각 기관의 명칭을 배웠는데 선생님이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하는 노래도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율동도 하면서 신나게 자랑을 했다.
신랑: 잘 했지?
니나: 난 또 뭐라구....... 김 샜네......
신랑: 뭐?
니나: 아냐, 잘 했어... 근데 발이라고 해야지, 팔이 아니라
신랑: 봘....
니나: 그렇지, 그렇지.....
칭찬을 해 주었더니 갑자기 신랑이 팔짝 뛰어서 뒤로 돈다.
신랑: 이런 노래도 있어..... 모리, 오케, 무럽, 엉, 덩, 기~ 모리, 오케, 무럽...
니나: 엥? 뭐야 그게? 왜 엉덩이가 들어가?
신랑: 어떤 애가 butt 은 뭐냐고 물어봐서 선생님이 가르쳐줬어(-_-)
배우라는 건 마다하고 쓸 데 없는 거에 관심 많은 놈은 신랑반에도 있나보다.
그걸 한번 듣고 외워와서 노래에 집어넣는 인간도 있지만 ..... (-_-)
그 날은 하루종일 신랑이 엉덩이를 찌르는 바람에 귀찮아서 혼났다.
신랑: This is 엉덩기, 엉덩기, 엉! 덩! 기! ~
니나: 남의 엉덩이 좀 그만 찔러!!!!!
신랑: 왜 그래!!!! 단어 외우는 건데!!
Lesson 3
신랑과 동물원에 갔다.
신랑은 동물을 무척 좋아한다.
한국으로 신혼 여행 갔을 때에도 에버랜드 가서 사파리하고 동물원 보는 걸 가장 좋아했었다
신랑: 저거 한국말로 뭐야?
신랑이 가리키는 것은 코뿔소였다.
니나: 코뿔소
신랑: 코뻘소우?
고불소가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ㄱ 과 ㅋ 가르칠 생각하면 노이로제 걸린다. (-_-)
니나: 수업시간에 nose 가 코라고 배웠지?
신랑: 응
니나: 뿔은 horn 이고 소는 Bull 같이 큰 동물이야... Cow도 되지만...어쨌든...
신랑: 그러니까 세 단어가 합해진 거로구나.....
니나: 그렇지!
조금 더 가니 코끼리가 나왔다.
신랑: 저건 한국말로 뭐야?
니나: 코끼리
신랑: 아, 코!! 코가 길어서?
니나: 응
신랑: 그럼 키리는 뭐야....
말문이 막혔다....
니나: 음.... 그건 말이지....
신랑: ?
니나: 음... 끼리는... 뭔가가 특별히 클 때 그냥 붙이는 거야....
대충 만들어서 말했다.
신랑: 아하...
그러더니 갑자기 손뼉을 딱 치며 음흉한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니나: 뭐, 뭐야.... 그 눈빛은..... 가슴 떨리게.....
신랑: You!
니나: 왜, 그렇게 박력 있게 불러...해 질려면 멀었는데...(*^^* 수둡~)
신랑: 넌 더 이상 콩이 아니야!!
니나: 그, 그럼?
신랑: You! 엉덩기 끼리!
니나: 뭐, 뭐?
신랑: 헤헤, 재밌다...... 모리, 오케, 무럽, 엉덩기 끼리~ 모리, 오케, 무럽... (-_-)
그 날 동물 구경은 하나도 못하고 도망다니는 신랑 잡느라 땀 뺐다.
**************************************
나중에 아빠한테 들었는데 코끼리는 코길이라는 말이 바뀐 것 같다고 그러시더군요.
확실치는 않다고 하셨지만....
누구 아시는 분 있음 좀 알려주세요.....
작성자 : mooi 작성일 : 2002-01-29 17:3:45
신랑의 응용력은 생각보다 놀라운 데가 있다.
아마 외국인이라서 한국어의 기본에 아예 무지하다보니까 황당한 응용이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뭔가 응용을 하는 걸 보면 머리가 아주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잘 생긴 것이 머리까지 좋아가지구서..... 퍽! (-_-;;)
Lesson (1)
신랑에게 존대말을 가르치기로 했다.
한국말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마 동사변형일 것이다.
생각해 보라. 먹다는 영어로 eat..... 변형이라 봤자 eat, ate, eaten, have (had) eaten 정도이다.
한국말로 하면 먹다, 먹었다, 먹고 있다, 먹을 것이다, 먹었었다, 먹었니? 먹고 있니? 먹을 거니? 먹었을걸? 먹으려나? .... 등등등 끝도 없다.
거기다가 존대말...... 잡수셨다, 잡수실 것이다, 잡수셨나,
잡수셨니? 잡수셨어요? 잡수실래요?..... 나도 머리 아파서 못하겠다.....
(한국에서의 내 최종 학력은 중졸이다. 미국에 온 뒤론 국어를 배운 일이 없어서....)
우선은 쉽게 시작하기로 했다.
니나: Hi 하려면 "안녕" 이라구 하는 거야
신랑: 안냐~
니나: 잘 했어... 어른에게는 "안녕하세요"
신랑: 안냐쎄요....
니나: "안녕하세요," 그래야지
신랑: 안냐하쎄요
곧잘 따라 한다
니나: 쉽지? 그냥 하세요만 붙이면 돼
신랑: Okay
이번에는 대답을 가르쳐 보기로 했다
니나: Yes는 "응"이라고 하면 돼
신랑: 엉!
니나: 존대말일 때는 "네"
신랑: 네이
니나: No는 "아니야"라고 해
신랑: 안냐~ hi 랑 똑같네
니나: "아니야" 라구, "안녕"이 아니고
신랑: (손까지 흔든다) 안냐~
장난치는 폼이 벌써 공부하기 싫어서 싫증난 거 같다.
무섭게 나가 보기로 했다
니나: 공부하기 싫어서 그렇지?
신랑: 안냐 ~~ (-_-)
니나: 혼날래? 가르쳐 준 거 기억해? Yes 가 뭐야? 말해봐!!
신랑: 엉!
어, 잊었을 줄 알았는데 기특하게 대답을 한다
니나: 존대말로 해야지!
신랑: ...............
니나: 존대말로 뭐야?
신랑:............ I forgot...........
니나: 벌써 잊어버렸어? 혼나야겠네! 때치, 때치!! (-_-;;)
신랑: I, I know!!!!
니나: 말해봐!!
신랑: 엉 하세요! (-_-)
Lesson 2
신랑을 꼬셔서 한국말 수업을 듣게 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동네 고등학교 교실에서 여러 가지 외국어 수업을 하는데 나는 일본어, 신랑은 한국어를 택했다.
둘 다 한 학기를 수강하기로 하고 많진 않지만 수업료도 냈다.
결국 세 번 가고는 관뒀다. (-_-)
첫날 한국어 수업을 듣고 온 날이다.
신랑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시아버지가 반갑게 외친다.
시아버지: 만투쿡수!!!!! (-_-)
시아버지가 아는 유일한 한국말이다.....
한국 식당에서 파는 만두국수를 좋아하시기 때문에.....(-_-;;)
신랑: Hi dad.... 칼비!!!! (-_-)
신랑은 억지로 한번 웃어주며 갈비라고 맞받아치더니 부리나케 나를 끌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힌다.
아니, 이 인간이 초저녁부터 밝히긴 .....
니나: 자기야~ 왜 그래, 벌써부터..... (*^^* 부끄...~)
신랑: 나 봐봐, 나 봐봐.... 나 오늘 이거 배웠어
니나: 뭐, 뭔데? (-_-)
신랑: 모리, 워케, 무럽, 팔, 무럽, 팔.... (-_-)
수업 시간에 신체 각 기관의 명칭을 배웠는데 선생님이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하는 노래도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율동도 하면서 신나게 자랑을 했다.
신랑: 잘 했지?
니나: 난 또 뭐라구....... 김 샜네......
신랑: 뭐?
니나: 아냐, 잘 했어... 근데 발이라고 해야지, 팔이 아니라
신랑: 봘....
니나: 그렇지, 그렇지.....
칭찬을 해 주었더니 갑자기 신랑이 팔짝 뛰어서 뒤로 돈다.
신랑: 이런 노래도 있어..... 모리, 오케, 무럽, 엉, 덩, 기~ 모리, 오케, 무럽...
니나: 엥? 뭐야 그게? 왜 엉덩이가 들어가?
신랑: 어떤 애가 butt 은 뭐냐고 물어봐서 선생님이 가르쳐줬어(-_-)
배우라는 건 마다하고 쓸 데 없는 거에 관심 많은 놈은 신랑반에도 있나보다.
그걸 한번 듣고 외워와서 노래에 집어넣는 인간도 있지만 ..... (-_-)
그 날은 하루종일 신랑이 엉덩이를 찌르는 바람에 귀찮아서 혼났다.
신랑: This is 엉덩기, 엉덩기, 엉! 덩! 기! ~
니나: 남의 엉덩이 좀 그만 찔러!!!!!
신랑: 왜 그래!!!! 단어 외우는 건데!!
Lesson 3
신랑과 동물원에 갔다.
신랑은 동물을 무척 좋아한다.
한국으로 신혼 여행 갔을 때에도 에버랜드 가서 사파리하고 동물원 보는 걸 가장 좋아했었다
신랑: 저거 한국말로 뭐야?
신랑이 가리키는 것은 코뿔소였다.
니나: 코뿔소
신랑: 코뻘소우?
고불소가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ㄱ 과 ㅋ 가르칠 생각하면 노이로제 걸린다. (-_-)
니나: 수업시간에 nose 가 코라고 배웠지?
신랑: 응
니나: 뿔은 horn 이고 소는 Bull 같이 큰 동물이야... Cow도 되지만...어쨌든...
신랑: 그러니까 세 단어가 합해진 거로구나.....
니나: 그렇지!
조금 더 가니 코끼리가 나왔다.
신랑: 저건 한국말로 뭐야?
니나: 코끼리
신랑: 아, 코!! 코가 길어서?
니나: 응
신랑: 그럼 키리는 뭐야....
말문이 막혔다....
니나: 음.... 그건 말이지....
신랑: ?
니나: 음... 끼리는... 뭔가가 특별히 클 때 그냥 붙이는 거야....
대충 만들어서 말했다.
신랑: 아하...
그러더니 갑자기 손뼉을 딱 치며 음흉한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니나: 뭐, 뭐야.... 그 눈빛은..... 가슴 떨리게.....
신랑: You!
니나: 왜, 그렇게 박력 있게 불러...해 질려면 멀었는데...(*^^* 수둡~)
신랑: 넌 더 이상 콩이 아니야!!
니나: 그, 그럼?
신랑: You! 엉덩기 끼리!
니나: 뭐, 뭐?
신랑: 헤헤, 재밌다...... 모리, 오케, 무럽, 엉덩기 끼리~ 모리, 오케, 무럽... (-_-)
그 날 동물 구경은 하나도 못하고 도망다니는 신랑 잡느라 땀 뺐다.
**************************************
나중에 아빠한테 들었는데 코끼리는 코길이라는 말이 바뀐 것 같다고 그러시더군요.
확실치는 않다고 하셨지만....
누구 아시는 분 있음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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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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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2002-01-31 00:5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