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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이 오랜만에 토크쇼에 출현한다는 얘기를 듣고
하루종일 그 방송을 기다리며 설레인 경험이 있다.
그런 가벼운 방송엔 잘 출현하지 않는 사람인데 웬일인지 후배가수들과 함께 출현한단다.
가수 조용필이라고 흔히 우리는 부르지만
그냥 그 사람의 직업을 가수라고만 하기에는 무엇인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만한 음악성과 가창력,
그리고 예술가적 기질을 가지고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가수가 우리나라 역사상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너무나 우린 그에게 친숙하기에 그의 존재를 잠시 망각하고 산다.
대중음악계에선 그는 거의 신화적인 존재로 통한다.
90년대 서태지의 실험성을 높히 평가하지만
80년대 초반 조용필이 내어 놓았던 히트곡들 중 국악을 도용한 '자존심',
아직도 음악성을 높히 평가하는 '엄마야?'로 유명한 '고추잠자리'등은
그 당시로서는 아주 파격적인 실험곡이였고 예외없이 순위차트 1위에 올랐다.
난 지금 이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진짜 조용필의 노래를 들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가수에게 리바이벌되고 다르게 편곡된 것 아니고 말이다.
예를 들어 80년의 히트곡 '창밖의 여자'를 그대로 들어보란 말이다.
아마 온몸에 전율과 소름이 당신에게 돋아날지도 모른다.
가수란 모름지기 이렇게 노래를 하는 구나! 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난 그의 노래를 들을때면 묻어나는 조용필이라는 한 남자의 체취가 좋다.
벌써 50을 훌쩍 넘긴 남자의 일생이 그의 17장의 앨범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듯한
그 느낌이 좋다.
첫결혼 실패뒤에 오는 고독함을 그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노래했다.
수많은 찬사뒤에 오는 허무함을 그는 허공이란 노래로 표현했다.
그리고 50을 넘긴 나이에 그 모든 인생의 질곡의 결론은 바로 '사랑'이라고
'바람의 노래'로 발표했다.
뭐 사람 사는 것이 특별히 다른 점이 있겠는가?
나 또한 우리 또한 그가 간것처럼 그렇게 늙어간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조용필의 기록은 무수히 많다.
가장 잊혀지지 않는 것이 최초의 오빠부대를 방송국에 등장시킨 장본인이란 것이다.
82년 그의 4집앨범의 '비련'이란 노래를 방송에서 부를때,
'기도하는'이란 첫가사가 시작되는 순간 '악!!'하는 소녀들의 비명이 방청석에서
터져나오고 그소리가 노래의 정식가사인줄 그때의 어른들은 생각했다.
벌써 20년이 지났으니 그때 자지러진 여학생들은 이젠 HOT에 열광하는
딸을 둔 엄마쯤 안되었겠는가?
조.용.필
그는 이 땅에 몇 안되는 자기 분야의 카리스마임이 분명하다.
오직 음악성 하나로 정면승부를 하며 조금만 인기있으면 정치로 나가고,
스캔들로 시끄럽고,
돈땜에 의리상하는 너무너무 쉽게쉽게 사는 오늘날 우리에게
'인생은 이렇게 사는 거야'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그런 생각을 하노라면 그가 35년동안 우리에게 무대에서 보여준것은
분명 노래 만이 아닐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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