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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공연 둘째날!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바람마저 불어 가로수잎을 내동댕이치고...
"왜 아저씨의 중요한 공연마다 비가 오냐"며 걱정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리는 조카와(35주년기념때도 같이 갔거든요),포항에서 오신 또 한분의 스님을 모시고 오후3시30분쯤 절을 나섰다.인천에서 오시는 신도님과 5시에 저녁공양이 약속되었기 때문에.
차가 잘 빠지나 싶었는데 잠실에서부터 거북이걸음이었다.맑은날도 그러할진대 비까지 내리시니 말할것도 없다.테헤란로에서 부터는 애가 타기 시작했다.다른일행은 벌써 도착해서 여러번 핸폰을 울린다.우리가 남양주에서 굳이 테헤란로를 통해 예당까지 가고자한데는 큰(?)이유가 있었다.지리를 잘 모르고 있던 우리는 얼마전 서초웨딩홀 돌잔치에 가다가 예당이정표를 발견하고 이곳까지는 우리가 아는길이니까 일단 여기까진 절대 머리를 흔들지 말고와서 그 다음엔 이정표대로 찾아가기로 조카와 굳게 약속을 했기때문이다.속으론 조카를 많이 원망했다.나야 산속을 지키느라고 그렇다지만 조카는 거의 매일 서울을 드나들기 때문에...사실 예당공연은 여러번 갔었지만 그때마다 든든한 매니저가 있었기에 지리에 대해선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이런 날이 올줄도 모르고.그래서 새차 살때는 네비게이션이 장착된 차를 원했는데 내맘도 모르는 H사 영업사원 안모모 씨는 사제를 권했다. 그러면 그 아저씨는 불량사원???
우린 결국 6시가 다 돼서 도착했고 예당 앞 한식집에서 저녁을 배불리 먹고 서둘렀다.필수 볼일도 봐야하고,야광봉도 챙겨야하고,티켓수령도 해야하고...
포스터를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찍고 또 찍고..커피도 한잔하면서 로비에 앉아있노라니 몇몇 미지가족분들이 찾아오셨다.근데 짹짹이님은 분명 기억하는데 무지 잘 생긴 남자 분은?(죄송합니다.돌 맞겠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지금은 공연장 안~
다 보셨으니까 그 분위기는 굳이 말씀 안 드릴랍니다.왜냐면 이 후기는 지존님에 대한 후기가 아니고 우리 후기니까요.
우리일행은 총 4명.이중에는 속인2명과 스님 둘.좌석은 정중앙 세번째줄.
이번공연에 ㅅ스님을 모시고 간데는 이유가 있습니다.지난 10월30일 포항공연을 꼬옥 보시라고 당부드렸는데 제가 살고있는 절의 주지스님께서 발목수술을 하셔서 시봉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공연을 포기하고 올라오신터라 예당공연은 반드시 모시고가야 했지요.이 스님께선 몇년전 부산에서 나모모씨의 공연을 보고 뿅~가있는 상태셔서 제가 예당공연자랑을 하는데는 거품을 물어야 했습니다.
암튼 한분의 팬을 더 확보해서 모시고 가긴했는데...공연도중 스님의 신분땜에 하고싶은 짓 다 못하고 자리지키느라 진땀빼고,앉아서 좌우로 몸만 흔들흔들하다가 [여행을 떠나요]때는 대한민국 스님들 얼굴에 응가칠을 해도 어쩔수 없다는 신념으로 드디어 일어섰습니다.그 기분은 우리 패밀리들이 다 아시죠? 꽥꽥하는 틈에 끼여 얼마나 소리를 질렀던지 목도 칼칼하고 팔도 아프고,그러다 일행끼리 마주보며 한바탕 웃기도하고...
스탠딩으로 남은 한(?)을 풀었으니까 비교적 제맘은 가뿐했는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당연히 ㅅ스님께 소감을 물었습니다.
흐미~~ 근데 ㅅ스님 왈"남의 시야를 가릴거면 냄새나 풍기지 말든지,기껏 명당자리 잡았는데 일어서서 냄새나 풍기고..머리가 아파서 죽을뻔 했다"
사실 우리팬들끼리야 앞사람이 난리부루스를 춰도,성분을 알수없는 독가스를 뿜어도,시야가 가려 지존님의 용안이 왔다갔다해도 다 용서하지만 이 스님께선 화가 나셨나봅니다.혹시 ㅂ산에서 오셨다던 그분인가? 심증만으로 범인을 가리기도 그렇고..아무튼 우린 배아프게 웃었습니다.
절에 도착하니 11시30분.씻고 어쩌다보니 12시가 넘고,좋은공연 보고 이튿날 새벽예불에 늦는 오점을 남기지않기위해 자는둥 마는둥하며 비몽사몽간에 03시30분 새벽예불을 마치고 아침공양을 하기전에 두번째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사실 저희들이 예당가면서 주지스님께는 영화구경하러 간다고 했거든요(제가 필님을 너무좋아하니까 같이 좋아하시지만 가끔씩 샘을 내시더라구요) 아침에 주지스님께선 ㅅ스님께 '왜 그렇게 늦었느냐? 전화기는 왜 꺼 놨느냐? 영화제목은 뭐냐? 등등 꼬치꼬치 물으시더랍니다.다른건 대충 말씀드렸는데 영화제목이 문제였지요.순간 스님의 머리속에는 수많은 영화제목이 왔다갔다했지만 그중에서 뭘 선택하느냐가 문제였죠.도저히 안되겠다싶어서 "지오스님한테 물어 보세요"했다가 순간 번뜩 스친 제목하나~ 그건 [지울수 없는 2004]라고 자신있게 대답을 했던 것입니다.그것도 [꿈]자는 빼놓구요.주지스님의 그 다음 질문은 영화의 내용이었습니다.그래서 또 ㅅ스님께선 "말로는 표현이 다 안되는 엄청난 교훈이 담겨있다"고 하셨답니다.그렇게 답하고나니 슬슬 걱정이 되는겁니다.혹시라도 이 지역스님들을 다 대동해서 [지울수 없는 2004]영화보러 가자고 하시면 어떡하나?
졸지에 우리 지존님의 공연주제가 엉뚱하게 영화제목으로 바뀌긴했지만 ㅅ스님의 재치에 우리는 모두 한번 죽었습니다.그래서 전 2004년 예당공연을 더 더욱 잊지 못할것 같네요
P.S: 올해도 부스에서 고생하신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님들이 계셔서 더 행복하실 필님,그리고 우리들.. 남은 갑신년 잘 보내시고 희망찬 새해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바람마저 불어 가로수잎을 내동댕이치고...
"왜 아저씨의 중요한 공연마다 비가 오냐"며 걱정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리는 조카와(35주년기념때도 같이 갔거든요),포항에서 오신 또 한분의 스님을 모시고 오후3시30분쯤 절을 나섰다.인천에서 오시는 신도님과 5시에 저녁공양이 약속되었기 때문에.
차가 잘 빠지나 싶었는데 잠실에서부터 거북이걸음이었다.맑은날도 그러할진대 비까지 내리시니 말할것도 없다.테헤란로에서 부터는 애가 타기 시작했다.다른일행은 벌써 도착해서 여러번 핸폰을 울린다.우리가 남양주에서 굳이 테헤란로를 통해 예당까지 가고자한데는 큰(?)이유가 있었다.지리를 잘 모르고 있던 우리는 얼마전 서초웨딩홀 돌잔치에 가다가 예당이정표를 발견하고 이곳까지는 우리가 아는길이니까 일단 여기까진 절대 머리를 흔들지 말고와서 그 다음엔 이정표대로 찾아가기로 조카와 굳게 약속을 했기때문이다.속으론 조카를 많이 원망했다.나야 산속을 지키느라고 그렇다지만 조카는 거의 매일 서울을 드나들기 때문에...사실 예당공연은 여러번 갔었지만 그때마다 든든한 매니저가 있었기에 지리에 대해선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이런 날이 올줄도 모르고.그래서 새차 살때는 네비게이션이 장착된 차를 원했는데 내맘도 모르는 H사 영업사원 안모모 씨는 사제를 권했다. 그러면 그 아저씨는 불량사원???
우린 결국 6시가 다 돼서 도착했고 예당 앞 한식집에서 저녁을 배불리 먹고 서둘렀다.필수 볼일도 봐야하고,야광봉도 챙겨야하고,티켓수령도 해야하고...
포스터를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찍고 또 찍고..커피도 한잔하면서 로비에 앉아있노라니 몇몇 미지가족분들이 찾아오셨다.근데 짹짹이님은 분명 기억하는데 무지 잘 생긴 남자 분은?(죄송합니다.돌 맞겠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지금은 공연장 안~
다 보셨으니까 그 분위기는 굳이 말씀 안 드릴랍니다.왜냐면 이 후기는 지존님에 대한 후기가 아니고 우리 후기니까요.
우리일행은 총 4명.이중에는 속인2명과 스님 둘.좌석은 정중앙 세번째줄.
이번공연에 ㅅ스님을 모시고 간데는 이유가 있습니다.지난 10월30일 포항공연을 꼬옥 보시라고 당부드렸는데 제가 살고있는 절의 주지스님께서 발목수술을 하셔서 시봉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공연을 포기하고 올라오신터라 예당공연은 반드시 모시고가야 했지요.이 스님께선 몇년전 부산에서 나모모씨의 공연을 보고 뿅~가있는 상태셔서 제가 예당공연자랑을 하는데는 거품을 물어야 했습니다.
암튼 한분의 팬을 더 확보해서 모시고 가긴했는데...공연도중 스님의 신분땜에 하고싶은 짓 다 못하고 자리지키느라 진땀빼고,앉아서 좌우로 몸만 흔들흔들하다가 [여행을 떠나요]때는 대한민국 스님들 얼굴에 응가칠을 해도 어쩔수 없다는 신념으로 드디어 일어섰습니다.그 기분은 우리 패밀리들이 다 아시죠? 꽥꽥하는 틈에 끼여 얼마나 소리를 질렀던지 목도 칼칼하고 팔도 아프고,그러다 일행끼리 마주보며 한바탕 웃기도하고...
스탠딩으로 남은 한(?)을 풀었으니까 비교적 제맘은 가뿐했는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당연히 ㅅ스님께 소감을 물었습니다.
흐미~~ 근데 ㅅ스님 왈"남의 시야를 가릴거면 냄새나 풍기지 말든지,기껏 명당자리 잡았는데 일어서서 냄새나 풍기고..머리가 아파서 죽을뻔 했다"
사실 우리팬들끼리야 앞사람이 난리부루스를 춰도,성분을 알수없는 독가스를 뿜어도,시야가 가려 지존님의 용안이 왔다갔다해도 다 용서하지만 이 스님께선 화가 나셨나봅니다.혹시 ㅂ산에서 오셨다던 그분인가? 심증만으로 범인을 가리기도 그렇고..아무튼 우린 배아프게 웃었습니다.
절에 도착하니 11시30분.씻고 어쩌다보니 12시가 넘고,좋은공연 보고 이튿날 새벽예불에 늦는 오점을 남기지않기위해 자는둥 마는둥하며 비몽사몽간에 03시30분 새벽예불을 마치고 아침공양을 하기전에 두번째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사실 저희들이 예당가면서 주지스님께는 영화구경하러 간다고 했거든요(제가 필님을 너무좋아하니까 같이 좋아하시지만 가끔씩 샘을 내시더라구요) 아침에 주지스님께선 ㅅ스님께 '왜 그렇게 늦었느냐? 전화기는 왜 꺼 놨느냐? 영화제목은 뭐냐? 등등 꼬치꼬치 물으시더랍니다.다른건 대충 말씀드렸는데 영화제목이 문제였지요.순간 스님의 머리속에는 수많은 영화제목이 왔다갔다했지만 그중에서 뭘 선택하느냐가 문제였죠.도저히 안되겠다싶어서 "지오스님한테 물어 보세요"했다가 순간 번뜩 스친 제목하나~ 그건 [지울수 없는 2004]라고 자신있게 대답을 했던 것입니다.그것도 [꿈]자는 빼놓구요.주지스님의 그 다음 질문은 영화의 내용이었습니다.그래서 또 ㅅ스님께선 "말로는 표현이 다 안되는 엄청난 교훈이 담겨있다"고 하셨답니다.그렇게 답하고나니 슬슬 걱정이 되는겁니다.혹시라도 이 지역스님들을 다 대동해서 [지울수 없는 2004]영화보러 가자고 하시면 어떡하나?
졸지에 우리 지존님의 공연주제가 엉뚱하게 영화제목으로 바뀌긴했지만 ㅅ스님의 재치에 우리는 모두 한번 죽었습니다.그래서 전 2004년 예당공연을 더 더욱 잊지 못할것 같네요
P.S: 올해도 부스에서 고생하신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님들이 계셔서 더 행복하실 필님,그리고 우리들.. 남은 갑신년 잘 보내시고 희망찬 새해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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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댓글
Sue
2004-12-18 08:45:30
조용필님이 그러셨죠? "오..스님도 오셨군요..주저하지마시고 춤도 추시고..
같이 노래도 하시고 엔조이 하세요" 필님께서 지오스님 보고 하신 말씀인거져?
하얀모래
2004-12-18 09:09:38
동행했던 스님의 재치가 놀랍습니다. 영화제목.. 지울 수 없는 2004..
아마도.. 내심 공연에 감동을 하셨을 듯..
pillonly
2004-12-18 09:21:51
몇칠전 선화하고 통화하면서 스님얘기 했는데..
못뵌지 한참된것 같애요...
제가 매번 스님한번 찿아 뵙는다면서 아직도 찿아
뵙지도 못하고 죄송합니다...
정말 이번 겨울엔 꼭 스님 뵐러 양주로 향하겠습니다..
우주꿀꿀푸름누리
2004-12-18 09:45:59
얘기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행복 하세요.
팬클럽운영자
2004-12-18 09:54:36
언제 스님이 계신곳 한번 찾아뵐 기회를 만들고 있거든요.
가면 반가이 맞아주실거죠? -_-;;
송상희
2004-12-18 17:20:24
김현
2004-12-18 18:05:38
후기 잘읽었습니다. 처음 알게되었어요.스님의 유우머.....
항상 조용하고 엄한얼굴만 뵈서 그런지 ^^ 다음에 꼭 뵙고싶어요.
부운영자
2004-12-18 19:26:59
MiZi 5주년 행사때 꽃향기 그득한 꽃바구니를 보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었고
또한 수화기에서 전해오는 지오스님의 정감어린 목소리를 듣노라니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예당 로비에서 뵜을때 어찌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옆에 함께 계시던 두분의 스님도 너무나 반가웠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후기까지
올려주시고 너무나 좋으네요. 후기 잼나게 너무 잘 읽었어요.
마치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국어선생님이 읽어주시는 재미나는 단편소설 같은
느낌에 웃지 않을수가 없네요. 지오스님은 산속에서 계셔서 그런지 어쩌면 그렇게
아직도 소녀처럼 순수하실까요? 절에 초대를 해주셨는데 꼭 가고 싶구요.
" 지역스님들을 다 대동해서 [지울수 없는 2004]영화보러 가자고 하시면 어떡하나? "
만약 그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언능 弼님께 말씀드려서 영화 올리라고 하세요.
그런 다음 우리 팬클럽 모두 대동해서 함께 관람하게요. 후후...생각만 해도
무슨 꿈같은 얘기이긴 하지만 지오스님 덕분에 토요일 하루종일 즐거운 상상만 하면서
잼나게 보낼것 같네요. 지오스님 그런데 그때 제 옆에 잘 생긴 남자는 누구였나요?
저는 암만 봐도 잘생긴 남자가 없던데요? 히히...
빨랑 지오스님이 계신 그 산속의 절에 가보고 싶어요. 짹짹^^
필사랑♡영미
2004-12-18 21:38:36
지오스님이 계신 절의 평화로운 모습이 보이는 거 같아요.
비록 뵙지는 못했지만 글 속에서 비치는 마음만큼이나 얼굴도 고우실 거 같구..
모습 자체가 너무 순수하신 거 같아요.^^*
영화 제목이 <지울 수 없는 2004> <--- 정말 지울수가 없겠네요...헤헤~
수도 생활도 힘이 드실텐데 이렇게 오빠 공연 보러 오시구
오빠가 이 후기를 보시면 너무 좋아 하실 거 같아요. 허허~ 이렇게 웃으실 것도 같구..
산속은 여기 보다 많이 춥다죠?..눈 내린 '산사' 가 그리운 계절이네요.
눈 덮인 산사에 앉아서 그윽한 향 향기 맡으면서 따듯한 모과차를 마시고 싶네요.
지오스님 감기 조심하시구요~
미끄럽고 가파른 빙판길도 조심하시구요~ 언제나 행복하세요~^^*
이쁜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이브
2004-12-18 23:27:52
지오스님
2004-12-19 01:05:00
고즈넉한 산사에서 미지가족들과 국화차 마시며 얘기꽃 피울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부운영자
2004-12-19 01:07:11
찍사
2004-12-19 02:3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