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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지오스님, 2009-05-08 08:43:19

조회 수
1819
추천 수
20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한여름 뙤약볕 내리쬐는 텃밭에서 허리띠 졸라매고
비지땀 흘리시며 그렇게 죽어라 힘들게 일하셔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김치 몇조각 찬밥 한덩어리로 대충 부뚜막에 걸터앉아
한끼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얼어붙은 냇물가에서
찬기서린 얼음조각 맨손으로 걷어내며 빨래 방망이질 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일년농사 바쁜하루, 새벽잠 헤쳐가며
맨발로 뛰시느라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손톱, 발톱 깍을새없이 닳고 문드러져
손톱밑 살이 쓸려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저녁이면 쇠죽밑에 군불 지펴놓고 하루시름 실어
한숨 내 뱉으시며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냥 넋두리 인줄만 알았는데

한밤중 자다깨어 저만치 방구석
고된 하루에 저린손발 움켜쥐고 한없이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이러면 안되는 것이였습니다.

                        - 심순덕  



* 요즘 저의 수행처에 매일같이 기도를 오시는 老母 한 분이 계십니다.  경북 영천에 사신다는 이 어머니께서는 아들의 쾌유를 위해서 벌써 여러날을 정성을 다해 기도를 하십니다.
아직은 사십대 초반의 막내아들이 위암말기 판정을 받고 수술도 이미 늦은 상태라 항암치료만 받고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기적만이 아들을 소생시킬수 있으련만, 서너시간을 그렇게 정성을 쏟고는 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십니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아들 셋을 키우면서도, 누구하나 속 썩이는 자식없었다며 고마워하시는 어머니,
모두 당신의 업 때문이라며 자책하시고 연신 눈물을 찍어내시던 어머니,
이미 혼이 다 빠지신듯 힘없이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아들을 위한 염불은 잠시도 멈추지 않으시는 어머니,
오늘도 어머니는 "제발 도와달라" 며 능력없는 제 손을 또 잡으셨습니다.
내일이 어버이 날인데 그 아들은 또 얼마나 죄스러울까 생각하니 더 맘이 아픕니다.
만약에 그 아드님에게 기적이 있어서 내년에는 어머니께 꼭 큰 선물 드릴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지금 부모님과 떨어져 계시는 미지가족 여러분~~
     내일 꼭 전화 한 통이라도 드리세요.




10 댓글

꿈의요정

2009-05-08 10:46:17

지오스님 좋은글 고맙습니다.
그리고 그 보살 어머님...참 안타깝네요. 기적이 일어나 아드님이 완쾌되었음 하는
바램도 간절하네요...

오늘 저도 늦은 시간에 의정부 부모님댁에 몇칠만에 또 와서 조카들이 만들어 놓은
할머니 할아버지께 달아드린다고 만들어 놓은 카네이션을 보고 웃고 있으니
아버지가 그러네요 "너도 이런거 받을 나이인데...." ㅜㅜㅜ
직원들과 회식하고 이곳까지 와 조금은 알코올 기운이 남아있어서 지난번에 못했던
엄마 아버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누워야 겠습니다....두분지금 주무시고 계시긴 한데....아마 어려울듯~
아..근데 출근길이 두렵다...
너무 멀어....ㅜㅜㅜ
어버이날도 쉬게 해주지....

팬클럽운영자

2009-05-08 15:11:55

새벽에 출근하기전 무심코 미지에 들어왔다가..
지오스님의 좋은 글을 접합니다. 잘 계시지요? 즐건아톰님은 아직 한국에?
그나저나 어머님과 아드님.. 안타깝습니다. 부처님의 자비하심이 이 두분께..

나의 어머니.. 엄마..

며칠전에 왔다 가셨어요. 시름시름 앓아 축 늘어진 아들 목소리에 식당도 팽개치고 오셔서는 저희 집 구석구석 청소에 빨래, 각종 반찬거리 냉장고에 가득 만들어 놓으시고는 그러고 가셨더랬지요. 그런데 어제 퇴근해서 저녁을 먹을려고 밥통을 열었다가, 왠 밥을 이리도 많이 지어놓았는지.. 가스버너위 냄비가 하나 있길래 열었더니 제가 좋아하는 닭도리탕이 냄비 한가득.. 냉장고 문을 열어보았더니, 제 입맛을 잘 아시고 만들어놓은 반찬들이 또 한가득.. 이 못난 아들은 결국 어머님께 전화 걸어 잔소리합니다.

"엄마~ 밥을 이리 많이 해놓으면 결국 다 못먹고 색이 노래져 버리잖아~ 벌써 냄새가 실실 난다~ 닭도리탕은 또 왜 했어요?~ 이걸 내가 혼자 어케 다 먹어~ 이것도 또 조금 먹고 버리게 되고~ 반찬도 밑반찬만 하지, 뭘 오뎅 볶음에 감자까지.. 이거 다 시간 지나면 상하잖아~ 조금만 하라니까~ " 종알종알~ 종알종알~

못된 아들이죠? ^^..
평소 우리 어머니는 손이 그리 크신 편이 아닌데.. 저 먹일꺼리 장만하실 때는 늘 이리도 손이 크십니다.. 혼자 사는 넘이 뭐 그리 많이 먹는다고.. 직장에서 먹고오는 일도 많구만은.. 오늘 퇴근하고는 바로 거제도 어머니께로 가야겠습니다. 카네이션 꽃다발 들고..

풀빵

2009-05-08 17:29:43

마음이괜히 짠해지네요~~~
어머니 아니 엄마란~~~얘기만 들어도 불러도
마음 한구석에 가슴이 매어집니다~~
엄마~~~어머니~~~
오늘하루만큼이라두 편히계섰으면하는바램입니다~~

오늘 우리막둥이가편지와카네이션
달아주고 갓는데
고사리손이 만들어진 카네이션~~~
편지왈~~~멋있구 건강하게 태어나게해주셨어
감사하대요~~~
부승올림이라구 가슴이매어졌는데~~
유치부애기이데~~~

은솔

2009-05-08 17:39:59

세상의 어머님들은 참 대단하신것 깉아요~특히 한국의 어머님들의 자식사랑은 세계으뜸이구요.
아침에 아이들이 카네이션 꽃다발을 안겨주는데 내것이 아닌것 같은 어색함과 아이들의 정성에 고마움이 함께 교차하더군요^^
오늘 하루 모든어버이들께 행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유현경(그대)

2009-05-08 23:53:40

코끝이 찡해오내요.스님께서 따뜻하게 손잡아주셔요.부모님 살아계실때 잘해드려야 하는데...늘 마음만 가득하고 몸이 안따르네요. 얼른 전화 다시 드려야 겠어요. 감사하다는 말씀 꼭 할께요.

정 비비안나

2009-05-09 02:48:00

어머님의 기도로 아드님의 건강이 좋아지실거라 생각합니다!
자식이 건강한 것도 효도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오늘 서울에 계시는 부모님께 다녀왔는데
참 기뻐하시네요!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눈물이 핑돌며 가슴이 뭉클함이 느껴지더라구요!

지오스님 좋은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blue sky

2009-05-09 03:12:37

지오스님 글을 읽고 잠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저는 엄마에게 어떤 딸이었나....
그리고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였나를.....

부디 그 老母의 기도가 기적을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무진장필사랑

2009-05-09 05:40:18

어머님의 크신사랑과 기도의 힘이 아드님을 꼭 낫게하시리라 믿습니다~`
모든 아들딸들은 부모님이 계셔야할자리에 않계셔야 못해드린것, 좀 더 잘해드릴거라며 후회를합니다~~
저또한 아버지를 위암으로 돌아가시고 나서야 큰 자리가 비었음을
그제서야 알앗습니다~~
지금은 엄마 병간호 하고있지만 더 많이 잘해드리지 못함을 항상 느끼고있답니다~~
지오스님의 좋으신글 읽으니 눈물이 나네요~~

밝은미소

2009-05-10 01:37:08

지오스님 좋은글 잘읽었읍니다.
신도님의 아드님이 쾌차하셨으면 좋겠네요.
사람의 운명이야 하늘이 정해주셨지만
저의 형수님도 몇년간 병상에 계시다 가셨지만 하늘의 문을열어 모셔가더라구요.
엇그저께 조카들과 부모님 산소에 잡초뽑으러 다녀왔네요.
애들 인성교육도 중요하니까요.
평소보다 한번더 부모님을 생각하게하는 5월인거 같네요.

예쁜토끼

2009-05-14 05:38:18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한 어머니.......
지오 스님 오늘 스님이 올리신 글을 읽었습니다 .항상 좋은 말씀 감사 드립니다 .
노모님의 아드님 꼭 낳으셔서 그 노모님의 정성에 꼭 효도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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