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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7일 역사적인 그날의 공연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
저는 도저히 후기를 쓸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공연 후 미지 식구들과 조촐한 뒷풀이가 끝난 후 호텔방에 들어오니
몸이 천근만근. 침대에 피곤한 몸을 누이고 여행 파트너인 김수정
언니와 못다한 얘기를 도란도란 나누다 잠들고자 했지만 정신이 더욱
또렷해지는 것입니다.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후기를 쓰자는 생각에 스마트폰으로 흥분에
가득찬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쓰다 보니 글이 길어지더군요.
생각나는 단어를 거르지 않고 철자법 틀려가며 마구 쓰다보니 30분이
지나 있었어요.
저장 버튼을 눌러? 에이 조심하면 되지 뭐.
하면서 힘들게 글을 쓰다가..
경험하신 분들은 아실 거에요.
뭔가를 눌렀는데 그만, 그만, 흑흑... 공들여 쓴 글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더군요. 꺼이 꺼이 ㅠ.ㅠ
한국에 돌아와 이제야 정신 차리고 그날의 감격을 쓰려니 그 때
그 문장이 떠오르지도 않고...
그래서 차분한 마음으로 간략하게(?) 후기를 쓸까 합니다.
도쿄국제포럼 공연장에서의 오빠, 정말 멋졌습니다.
15년만에 찾은 일본 팬들을 위한 단 하루의 공연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무대장치, 사운드, 배경화면, 일본어자막, 선곡 등을 보고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객의 대부분이 일본인이기 때문에 멘트를 하실 때 일본어로 하시는데
솔직한 오빠의 성품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런 인간적인 말씀을 하셨습
니다. 15년 만에 일본어를 쓰기 때문에 어렵다고 하시면서 본인이 하는
일본어를 알아들으시냐고 물으십니다.
외국 가수가 무대에서 그 정도로 유창하게 멘트하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인데 오빠는 너무도 겸손하셨습니다.
하지만 자랑도 많이 하셨어요.
올해 신곡이 나왔는데 바운스라는 곡이 한국에서 대히트를 쳤으며 어린
아이들도 이 노래를 모르는 애들이 없다고 하셨어요.
일본에서도 앨범이 나왔으니 많이 사달라고 홍보도 하시는 우리 오빠!!!
깜짝 놀랬어요. 아아니 우리 오빠한테 저런 모습이???
사실 공연 시작 전에 로비에서 많은 일본 분들이 오빠 앨범 사시는
모습을 보았거든요.
오늘 공연을 위해 한국스텝 100명과 일본스텝 100명이 참여하였고,
한국기자단이 50명 왔으며, 한국 팬들도 왔다고 해서 순간 손을 흔들고
환호를 했어요. 오빠께서 보신 것 같기도 하고... ㅎㅎㅎ
'친구여'를 부르시기 전에는 다니무라 신지와의 오래된 인연을 꽤 자세히
말씀하시고 객석에 앉아 있는 그를 직접 소개도 하셨습니다.
공연 후 아마 한잔 하셨을 거에요.
한곡 한곡 최선을 다해 열창하시는 모습에 관객들도 동화되어 목석같이
앉아 있던 일본 분들이 서서히 반응을 하시더라구요.
특히 '추억의 미아'를 부르실 때 여기저기서 반가움의 탄성이
쏟아졌습니다. 물론 저도요. 이 노래 정말이지 그날의 히든카드였습니다.
얼마나 애절하게 부르시는지 일본어가 마치 한국어도 들릴 정도로 몰입
했어요. '킬리만자로의 표범',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밖의 여자'는
일본어 자막을 넣어 한국어 부분의 이해를 돕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하였습니다. 감동이 마구 마구 밀려왔습니다.
우리 오빠가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이 분이 바로 한국 최고의 가수이십니다. 어깨가 으쓱해지더라구요.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올 때는 스탠딩을 할 수 없어 정말 참기
힘들었습니다. 일어날 수 없는 고통을 느끼며 이제나 저제나 스탠딩할
기회를 엿보던 중 '모나리자'에서 드디어 팬들이 더이상 참지 못하고
일어났습니다.
그 때의 마음은 이판사판 공사판 ㅋㅋㅋ 이런 심정이었거든요.
다행히 일본팬들의 호응도 좋아 같이 즐겨주시고 '여행을 떠나요'에서는
전석 스탠딩이라는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아~~~ 다시 밀려오는 그날의 감격!!!
이번 여행을 추진해 주신 닷컴과 두성관광 관계자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2박 3일동안 알짜배기 여행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너무 빡쎄게 돌리셔서(?) 여독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지만 그 어떤
패키지 여행과도 비교할 수 없는 양질의 여행을 제공해 주셨기 때문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2박 3일 동안 함께 했던 우리 3조 가이드이신 정과장님, 이 분에 대한
일화가 많은데 그 중 한 가지만 소개할게요.
둘째날 관광일정(하코네, 온천)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올 때 어떤 분의
요청으로 오빠의 일본CD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버스 안에서 떼창을
부르기도 하고 박수도 치며 그 시간을 즐겼습니다.
DC가 다 끝나자 가이드님이 DVD도 틀어 주어서 버스 안에서 오빠 영상을
보며 환호도 하고 분위기가 거의 콘서트 분위기였습니다.
가이드님은 한국에서 바운스와 헬로는 많이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외의 곡들은 그날 버스에서 처음 들으셨다는군요.
이 분, '걷고싶다'에 확~~ 갔습니다.
"동명고속도로의 황혼녘에 조용필님의 걷고싶다는 나의 가슴에 멍을
남겼어요"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특히 일본어버전은 오빠 입에 착착 감긴다네요?
이 분은 속으로 '조용필님 CD를 어디에서 살까?' 고민하였답니다.
그런데 구세주가 나타났으니 이름하여... 김. 영. 미. ㅋㅋ
영미님 센스쟁이인 것 다들 아시죠?
영미님과 친구분이 각각 오빠 일본 CD를 가이드님과 기사님에게
선물하셨습니다.
잘 했어요. 짝짝짝.
얼마나 오빠 CD가 간절했으면 가이드 팁보다 오빠 CD가 훨~~~씬 좋다고
강조를 하더군요. 이번주에는 kbs, mbc, sbs PD들을 가이드 할 거라면서
피디들에게 오빠 CD 틀어주고 홍보도 해주겠다네요.
일본 기사님도 '걷고싶다' 듣자마자 이 노래 들어본 적 있다고 했답니다.
이제 일본에서 히트할 일만 남았겠죠?
이번 일본여행 미지 식구들과의 잊지못할 추억 한아름 안고 돌아왔습니다.
내 삶의 활력소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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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댓글
우주꿀꿀푸름누리
2013-11-12 17:15:49
해외에서의 만남은 또다른 반가움였네요. 생생한 후기 잘 봤어요. 고마워요. ^^
유현경
2013-11-12 17:40:14
아로미님 후기 잘 보았습니다.궁금했었는데~~~ 오빠가 울 팬들 보면서 큰 힘을 얻으셨을꺼예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필사랑♡김영미
2013-11-12 19:42:40
그 긴 장문의 후기를 폰으로 쓰다가 날려서 얼마나 안타까워 햇는데...그 맘을 잘 알기에 다시 쓸려면 머리 아프겠구나 싶었는데..
이렇게 너무도 자세하게 잘 쓰셔서 더 이상 후기가 필요없을 것 같아요...ㅎㅎ
이번 2박3일 팀들, 알찬 여행일정에 오빠공연 대박에 너무도 좋았었지요.
특히나, 가이드님의 입담에 너무 좋아서 공항에서 헤어질 때 다음에 꼭 다시 만나고싶다고 했더니 가이드님도 꼭 그러고싶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내년쯤엔 일본투어가 다시 있지않을까 싶네요...우리 일본여행 적금을 들어야 할 듯 합니다...ㅎㅎ
아로미님의 생생한 후기 잘 보고, 미처 일어로 다 알아듣지 못한 오빠의 멘트도 다시 보니 좋으네요.
오빠 공연 보면서 첫번째 후회가 아~~ 일어를 좀 배워둘껄...ㅠ.ㅠ 제가 일어 근처도 안가봐서리...
우린 독일어에 목숨 걸던 때라서...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일어를 좀 배워야겠어요..오빠 노래는 흥얼흥얼 반은 따라하겠더라만...ㅜ.ㅜ
한국에서 가져간 cd+dvd가 그렇게 유용하게 사용될줄은...ㅋㅋ
제껀 가이드님께 선물로 드리고, 저랑 같이간 동생은 씨디를 운전기사분께 선물로 드렸구요...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은 일본 음반레코드 첫번째 들런 매장에서 각자 씨디랑, 디비디씨디 한장씩 남은걸 찜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ㅎㅎ
하루종일 일본투어를 하고 있네요~~~ 정리는 안 되고...ㅋㅋ
은솔
2013-11-12 20:18:49
정 비비안나
2013-11-12 20:46:07
한줄한줄 떨리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어요!
오빠 공연도 만끽하고 가이드님께 오빠 시디 선물하신 그 부분엔 가슴까지 찡하게 전해오네요!
오래토록 기억될 일본공연! 신나게 즐기고 감동 받고 오신거 정말 축하드려요~^^
생생한 일본공연 후기 감사합니다~~!^^
꿈의요정
2013-11-12 21:05:30
아로미님 후기를 기다렸지요~^^
아...오모이데마이고....제가 라이브로 세번째 듣는 노래인데요.
그 벅찬 감동 어떻게 표현 해야 될까요? 표현 할 수 없을것 같아요~
팬들의 마음은 다 같다라는걸 다시 한번 느꼈었네요.
이번 일본공연투어도 정말 좋았어요.
모나리자때 이후 달라지는 오빠의 표정과 모션.
우리팬들의 그 열렬한 응원과 오빠에 대한 무한 애정.
또 다시 일본이 있을것만 같은 이 예감...흐흐흐...
영미님 말대로 일보여행 적금 들어야 될까요?
매년 우리가 공연적금 드는것 처럼? ㅋㅋㅋㅋ 작년 한해 모아둔 공연적금 올해 아주 유용하게 쓴 일인임돠~ ^^*
아~!
용필오빠~~~~~ 다음 일본공연 하신다면 걷고싶다 일어 버전으로 꼭 꼭 꼭!!! 불러 주세요. 히힝~
지오
2013-11-12 23:56:28
다 쓴 후기를 순식간에 날리고도 이렇게 또 써 주시는 아로미님 덕분에
못 간 우리들도 눈으로 본 듯 선~~~~하게 공연장을 그릴 수 있네요.
참 고맙습니다!
충분한 활력소를 충전하고 오셨죠?
윤진
2013-11-13 00:27:04
있었는데 아로미님
장문의 후기 너무 잘보았어요.
힘들게 쓴 만큼 모든분들 모두 감동이 그대로 느껴졌으리라
믿어지네요.
후기 읽으면서 부럽고 또 부러울 따름~~
오빠공연은 보지 못했지만 감동 지대로 느끼고 갑니다.
김수정
2013-11-13 03:35:59
아주 후기가 생생해요^^ 그날에 감동이 쓰나미로 몰려오네요
안 갔으면 후회했을 정말 멋진공연이였죠
오빠 너무나 감사합니다
아로미님 덕분에 일본 여행도 즐거웠답니다
무진장필사랑
2013-11-17 23:08:43
후기를 읽다보니 우리 소소에서 미지식구들과 한잔하던시간이
생가이나네요~~어찌다 즐겁던지~~ㅎㅎ
수정님말대로 안갔음 영원히 후회할뻔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