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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그는 이 시대의 전설!(11일공연)

밤느정이, 2000-11-13 23:23:49

조회 수
814
추천 수
13
공연을 보고난 후, 그 감동과 떨림을 풀고자 인터넷을 뒤지다
이곳을 발견하고 기쁜 맘으로 여기에다 흔적 남깁니다.

..조/용/필

15:30 서울 도착. 바람이 차다. 파카 깊숙이 자리잡은 주머니
속 두장의 표를 만지작 거려본다. 조용필 R석.. 거금10
만원짜리,결코 아깝지 않다. 이 시대 몇 안되는 대중음
악의 아티스트,장인,예술인인 그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
한 무대요, 공연인 것을..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요, 영광이다.

16:40 서울에 미리 와 기다린 그녀와의 이산가족 상봉.
그리고 예술의 전당으로 출발.
잠깐 차를 세워 그녀와 오랜만(이틀만에^^)의 키스..
달콤하다.
눈치챘을까? 키스하는 동안에도 난 조용필을 생각했다.
어떤 공연일까.. 오늘은 또 어떻게 날 감동시킬까..
그래도 키스는 달콤하다. ^^

18:20 예술의 전당 도착. 차를 주차시킨 후, 아직 이른 시간
임에도 오페라홀로 들어가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하얀 티에 조용필님의 사진이 들어가 있는 옷을 입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팬클럽인가? 가서 보니, 천리
안 조용필 팬클럽이란다. FEEL.. 많은 준비를 해온 듯
하다. 자랑스럽다. 이쁜 뺏지에다 하얀 손수건(그 용도
를 공연 중에 알았다), 많은 플랭카드..참 열성 팬클럽
이다. 뿌듯하다. 아티스트, 조용필님을 사랑하는 젊은이
들이 많은 것이 참 자랑스럽다. 그 이쁜 뺏지.. 하나쯤
갖고 싶었지만 부끄럼이 많은 탓으로 눈물을 머금고 그
냥 발길을 돌리다. 살짝 가서 낼름 하나 들고 튀어 버릴
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 (결국 하나 얻었음)

19:30 공연 시작!
그 수많은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자리번호를 확인후에
편하게 앉았다. 설레임, 그리고 침묵.. 그녀가 말 없이
내 손을 꼭 잡는다. 그녀도 떨리는가보다. 나의 세뇌로
준 매니아가 된 그녀. 조용필 공연이 오늘이 처음이다.
장내 불이 꺼지고.. 참 길게만 느껴지던 순간의 정적.
...아! 조용필님이다! 순간 터지는 함성들, 탄식들,,,

"오빠!" "오빠!"

감동이다. 환희다. 그의 자그마한 몸이 거대한 그 무엇
이 되어 날 사로잡는다.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날...
진정시켜줘.. 얼핏 그녀를 보니 그녀 역시 얼굴에 작은
경련이 인다.

그의 무대, 그의 노래, 그의 팬들..
모두 하나가 되어 잘 어우러진 공연이였다.

날 울게한 그의 노래, 창 밖의 여자..
神性이 깃든 그의 목소리..난 듣는 내내 어찌할 수 없는
전율로 몸을 떨어야 했다. 역시 그는 歌王이다!
이 세상 어느 보컬리스트가 이 노래를 그, 조용필만큼
소화해 내겠는가!

날 흥분케한 그의 노래, 자존심..
굉장하다. 굉장한 비트요, 절묘한 조화다. 국악과 ROCK의
역동적인 조화! 온 공연장이 들썩인다. 흔들린다.
그, 조용필은 ROCKER다! 누가 감히 그를 트롯가수라
부르는가! 누가 감히 그를 지나간 한물 간 옛가수라
단정 짓는가! 어리석은 자들..

아! 환상적인 무대연출!
빌딩이 무너지고..화면가득 찬 '弼'..앙상한 겨울나무..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노래, 그 겨울의 찻집..
무슨 말로 표현해야하나..그 느낌을..

고독한 런너..못찾겠다 꾀꼬리..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대여..미지의 세계..작은 천국..비련.."꺄아아악~"
모나리자..그대여..산장의 여인..(기억에 한계가^^)
계속되는 그의 열창에 호흡곤란이 온다.

그의 팬들 역시 참으로 대단하다.
내 뒷쪽으로 자리잡은 많은 숫자의 팬클럽 사람들.
흰 손수건의 물결..감동적이다. 공연장 전체에 가득 찬
야광봉의 물결, 흔들림, 환호성, 감동, 탄식, 박수..
진정으로 그, 조용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의
노래 한곡 한곡에 웃고 울다..
이들이 진정한 팬이다! 반짝가수에 어울리는 반짝팬들이
아닌 언제까지고 그의 음악을 사랑하고 그의 인생을 사랑
하는 사람들이 모인 예술의 전당 공연!

여성팬 하나가 무대로 뛰어들어 그의 목에 무언가를 걸어
준다. 아! 나도 뛰어들고 싶다! 그와 악수하고 포옹하고
싶다! 그러나 마음뿐..

어! 그가 사라졌다!
시계를 급히 보니 벌써 한시간 반이 흘렀다.
이럴수가..허탈하다..허탈하다..슬프다..슬프다..
공연장이 웅성웅성대더니 일사불란한 외침이 시작된다.

"조용필!" "조용필!" "조용필!"
"앵콜!""앵콜!" "앵콜!" "앵콜!"

그리고.."꺄아아악~~!"
눈이 부실 정도의 하얀 옷을 입고 다시 등장한 조용필!
갑자기 뒤에서 누가 외친다!

"형님!"

돌아보니 왠 대머리 아저씨! 공연장에 웃음바다가 터지고
조용필님도 웃는다!
몇마디 하신 후 계속되는 그의 열창.. 공연의 끝이 오는게
아쉬운 듯 모두가 난리다. 나 역시 계속 소리지른다.
정말 아쉽다.
아쉽다..

그가 사라진 후에도 사람들은 나갈 생각들을 안한다.
모두가 일어서서 그를 연호한다. "조용필!" "조용필!"
조용필..조용필..

22:00 오페라홀을 나오니 어둠이 짙게 깔리웠고 바람이 차다.
춥다. 갑자기 서글퍼지고 허탈해져 견딜 수가 없다.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어둔운 곳을 찾아들어 키스를 나누
었다. 나보다 더 흥분한 그녀.. 나보다 더 허탈해 하는
그녀..

어디선가 들려오는 외침. "자부심!"
가서보니 아까 그 팬클럽 사람들이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자부심.. 그렇다. 조용필은 나의
자부심의 근원이다. 그의 팬인 것이 자랑스럽다.
그의 음악을 알고 그의 음악에 대한 예술성을 눈치 챈
나는 자부심을 가질 만 하다!


팬클럽 여러분들..모습들 참 보기좋았습니다.
자주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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