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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집의 신선함.

소기춘, 2001-01-29 19: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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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열병과도 같았던 그에 대한 추종은 더이상 그를 방송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과 두려움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지내던 지난 97년 봄.

언제나 그렇듯 공식 발매일 몇일 전부터 단골 음악사에 가서 조용필 새 앨범 안나왔냐고 물어 보는게 나의 일이었다. 몇일 헛걸음 한후에 드디어 손에 쥔 16집과 포스터(이 포스터를 주면서 음악사 형은 날 위해 특별히 하나 꼬불쳐 놨다는 둥, 온갖 공치사를 늘어놓으면서 있는 폼 없는 폼을 다 쟀었다. 그만큼 그 형은 내가 조용필 중독증 환자란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쟈켓 사진부터가 좀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고 CD플레이어에 걸기까지 집으로 가는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져 우리집 앞에 서는 버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택시 타고간걸 보면 나도 미쳐도 단단히 미친놈이다.

다른건 차치하고라도 난 16집 사운드의 고급스러움과 깔끔함에 상당부분 만족했다. 물론 그 음반에서 많이 나왔던 바람의 노래는 필님이 직접 작곡한 곡은 아니었지만 좋은 곡을 얘기한는데 있어 그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다른 대부분의 곡도 좀 심오함과 독특함 있어서 좋았다. 여기서 심오함이란 꼭 어려운 음악이어서가 아니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그런 깊이 있는 음악을 말한다.

지금도 나는 내 오디오를 바꿀때 마다 음 테스트용으로 16집을 들어본다. 특히 그 중에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돋보이는 "마지막이 될 수 있게"를 틀어보면 바뀐 오디오가 나에게 만족스러운 음을 들려주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가름 해 보곤한다. 그 만큼 이 앨범은 나에게 사운드의 고급스러움과 깔끔함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앨범의 프로듀서와 연주자의 면면을 보면 필님이 이 음반에 들인 정성을 금새 알 수 있다. 필님, 톰킨과 같이 프로듀스를 한 제레미 러복(Jeremy Lubbock)이란 사람은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이 팔린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앨범중 그 유명한 'Billie Jean'에서 String Conductor를 맡았던 사람이고 Acoustic Guitar를 친 Dean Parks란 사람도 Billie Jean에서 기타를 쳤던 아주 유명한 세션맨이다.

혹자는 우리나라에서 녹음해도 괜찮은데 왜 꼭 외국까지 나가서 녹음을 하고 왜 비싼 돈주고 유명한 세션맨을 고용하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한번 비교해서 들어보시길 바란다.

난 필님, 그의 이런 열정이 너무나 좋다. 노래야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하는 걸로 이미 다들 아는 바이고 작곡실력과 더불어 이런 세심한 배려가 그의 음악을 한번 들으면 계속 들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인것 같다.

여기 게시판에 와보면 16집을 실패작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걸로 안다. 물론 그 분들의 의견이 틀렸다는 건 아니고, 난 그 분들과 의견이 좀 다른 데가 있어 두서 없는 글을 몇자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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