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음악편지에서 본 기억이 있는거 같은데.. 추광호씨. 열분도 어서 많이 듣던 이름 아닌가여? 그냥 반가워서 펐습돠. 근데 용필쓰의 일본행을 주선까지 한 건 아닌거 아닌가.. 또 과대포장된 기산가? 음악편지서 본 기억으론 통역하구 그런걸 도와준걸구 아는데.. 암튼 검..

[한민족네트워크] 컴퓨터 운영체제시장 평정한 추광호씨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지정 컴퓨터 운영체제 생산공급회사인 제이엠아이(JMI)재팬의 추광호(46) 사장. 일본업계에서도 알아주는 순발력과 승부기질, 특유의 친화력을 무기로 6년 만에 일본 운영체제 시장의 기린아로 등장했다. 후지쓰 등의 유력 컴퓨터 생산업체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를 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공급하는 한편 카시오·아이와 등 군소업체를 상대로 한 운영체제 판매대행 분야에서는 지난 5년간 시장을 거의 평정했다.
도쿄 구단시타에 있는 제이엠아이재팬 영업본점의 인원은 12명뿐이다. 추 사장을 포함한 한국인 및 한국계 외국인 5명과 일본인 7명의 1인당 연간 평균매상고는 1억엔으로 “일본 공인회계사들도 놀랄 만큼” 높은 생산력을 자랑한다. 1994년 일본시장 진출을 모색하던 한국 운영체제생산공급업체 정문정보주식회사와 손잡고 창업한 제이엠아이의 초기시절에는 창고만 빌려 놓고 혼자서 남의 사무실 책상 하나 얻어쓰면서 뛰었다. 그러다 “윈도95가 출하될 때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미국 시애틀의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로 날아가 운영체제 원본을 받아쥔 뒤 바로 경기도 기흥에 있는 생산공장으로 달려갔다. 윈도95를 먼저 구입하기 위해 아키하바라 등지에 사람들이 밤을 새워 줄을 서던 때다. 누가 한걸음이라도 빨리 물건을 갖다대느냐가 승부를 갈랐다. 예정했던 비행기를 놓친 그는 트럭 2대에 운영체제 1만개를 싣고 밤새 부산항으로 달려가 시모노세키행 페리에 옮겨 실었다. 시모노세키항 세관 밖에 트럭을 대기시켜 놓고 세관장을 구슬러 사흘 걸리는 통관작업을 그날로 끝내고 물건을 뿌리기 시작했다. 경쟁사였던 피닉스테크놀러지재팬은 싱가포르 업체에 생산을 맡겼으나 그뒤 보름이 지나도록 물건을 대지 못했다.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4년 전부터 산업용 컴퓨터 마더보드 생산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서울 용산에 연구개발팀을 두고 수원에 공장을 차렸다. 우정성 우편번호 식별기와 고속도로 통행료 자동처리체제 등에 들어가는 이 보드는 “한국의 기술력에다 성실성과 적극성으로 일본 수요에 대응할 수만 있다면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지닌 물건”이다. 대만 쪽이 박리다매식 대량생산으로 도전했지만 제이엠아이는 일본굴지의 도시바와도 싸워 이긴 관록을 자랑한다.

그도 80년에 도일해 88년 호세이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뉴커머다. 한때 대학 럭비 특기생을 꿈꾸었을 정도로 럭비 예찬자인 그는 지독한 가난속에 기타리스트로 미8군 무대에도 섰다. 재일한국유학생연합회 5대 회장으로 가수 조용필씨의 첫 일본행을 주선하기도 했다. 출판, 일본민방 프로듀서 등 다양한 길을 거쳐 컴퓨터 분야에서 마침내 몸을 세운 그는 새로운 유형의 재일동포다.

도쿄/한승동 특파원s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