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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식 때가 되어서야 나는 내 이름이 ‘강남영’이란 것을 알았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애타게 부르셨지만 난 대답하지 않았다. 늘 어머니는 집에서 날 ‘똘똘이’라고 부 르셨기 때문에 그 이름이 날 지칭한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난 어머니께 뒤통수를 한차례 맞고 나서야 정신차리고 대답했다.
게다가 너무 열심히 산으로 들로 놀러 다녀 한글을 익히지 못하고 입학했기 때문에 다른 아 이들을 따라갈래야 따라갈 수 없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1학년 성적은 형편없었다. 그러나 비 록 한글을 모르고 입학했지만, 활달한 성격과 비교적 잘 돌아가는(?) 머리로 쉽게 반을 이끌 수 있었다.
초등학교 생활은 나에게 또하나의 즐거움을 제공했다. 집에서 삼촌들과 놀때와는 다른 색다 른 즐거움이 있었다. 어찌보면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주목받는 것을 즐기는 내 자신의 속마음이 은연중에 표출된 것이 아닌가 한다.
그 당시 나는 조용필 오빠를 무척 좋아했다. 아니, 사랑했다. 하지만 용필이 오빠를 좋아한 것은 나 뿐만이 아니었다. 어머니, 고모 두 분, 그리고 아버지 삼촌들까지…. TV에 용필이 오빠만 나오면 온 집안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러댔다. 특히 <촛불>의 ‘기도하는∼’이라 는 가사만 나오면 약간 과장해 집안 질그릇 몇 개가 깨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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