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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타 버릴듯한 무덥던 여름을 잘 견디고 나니 어느새 조석으로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창원공연 후 다음 콘서트까지의 시간이 너무도 더디게 흐르지요?
그 무료함을 조금이나마 달래드리려 천마산의 가을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편지와 함께 동봉할 사진도 틈틈히 찍어놨었는데 제가 아직 컴맹수준이라 멋지게 편집도 못 하니 이해하시고 봐 주셔요.
이즈음 천마산의 가을도 절정입니다.
알록달록한 산을 바라보니 새삼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사계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물들어 가는 산을 보면서 작년 이맘때의 미지생일 겸 템플스테이 생각을 했지요.노랗고 빨갛게 물든 나무아래서 삼삼오오 추억을 남기며 깔깔웃던 회원들의 얼굴도 스쳐지났고,영화촬영소에서의 행복한 시간도 떠 오르던데...
다들 무고하신거죠? 그리워집니다.
산빛이 곱게 물 드는 이 때,
산사의 하루는 정말 바빠진답니다.
일년동안 대중의 먹거리를 장만하고,찬서리가 내리기 전에 텃밭에서 거둬들여야 하는 작물이 많기 때문이지요.농사를 지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때를 놓치면 한 해의 농사를 망치는 것이니 조급하게도,시간을 지체할 수도 없답니다.
더운 기운이 가시고 선선한 바람이 일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엿기름을 기릅니다.전통시장에서 보리를 공수해 와 불순물을 제거하고, 물이 잘 빠지는 소쿠리에 담아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뿌려주면 저렇게 하얀 움이 트기 시작합니다. 움이 트기 시작하면 발도 나오는데 이 때부터는 아래,위의 것을 잘 뒤적여줘야 서로 엉켜붙지 않고, 하얀 움이 파란 싹이 될 때까지 잘 기를 수가 있답니다.
파란 싹이 어느정도 자라면 햇빛에 건조를 하고,바삭하게 건조 후 손으로 비벼서 싹과 발을 떼어내고 바람을 이용 해 엿기름 알곡만 남겨서 멧돌에 곱게 갈아주면
비로소 식혜의 메인재료가 되는거지요. 여러분들께서 작년에 드셨던 그 식혜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만든거랍니다.그래서 지금도 엿기름과 된장,깻잎 김치는 수진사의 명물입니다.
다음은 깻잎김치가 밥상에 오르기 까지의 과정인데요,
이번엔 특별히 이쁜 모델까지 섭외해서 운력을 마쳤습니다.누구신지 한 눈에 알아보시겠죠? 이제 다들 중년의 아지매들이라 무릎도 예전같지 않고 허리도 아프다했지만 소리없이 강한 미지인들이라 저 넓은 들깨 밭을 샅샅이 뒤져 고운 단풍깻잎을 저만큼이나 땄답니다.저 깻잎은 따는게 문제가 아니라 한 장,한 장씩 가지런히 포개서 한 묶음씩 만들어 소금물에 절이는데 저게 보통 일이 아니란거죠. 시간이 엄청 소요되니 그만큼 몸이 고된 일이랍니다. 올해는 봉사오신 세 분 덕택에 제가 많이 편했습니다.그리고 앞으로 미지가족들이 오셔서 드실 밑반찬을 저 세 분이 대표로 다 해놓고 가셨으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맛있는 공양대접을 해야하는데 풋성귀만 드려서 많이 죄송했습니다.
풋고추 간장초절임도 맛있게 담궈놨습니다.
이것 또한 밥도둑인데 지난 봄, 배우 오창석씨 조모님의 49재를 수진사에서 모셨는데 그 친척 중에 한 분이 며칠 전 고추절임이 너무 맛있었다며 담그는 법을 전화로 물어오기도 했습니다.고추항아리 위에 덮힌 저것은 생강 잎인데 생강을 캐고 난 뒤 잎으로 고추를 눌러두면 생강의 향이 적당히 베어 더 맛있어지더라구요.살림의 지혜는 끝도 없습니다 ᄒᄒ~
어제 고추절임을 살짝 맛보았는데 아직 일주일~열흘 정도는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 밖에도 가을 갈무리는 이것저것 아직도 많습니다.
토란도 캐서 줄기는 껍질을 까 건조시키고,고춧잎도 삶아서 말리고,여린 고추는 반으로 갈라 찹쌀가루를 묻혀 쪄서 말리고,호박과 가지도 썰어 말리고, 끝물인 붉은 고추도 태양을 받아 고운 자태 드러내고 있으니,무럭무럭 튼실하게 잘 크는 저 배추를 만나는 날 제 빛을 발하겠지요.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수진사 김장 담그는 날 오셔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ᄏᄏᄏ~
이렇듯 볕 좋은 가을날의 산사는 매일매일 종종걸음이지만, 수고로움의 댓가로 많은 분들이 행복한 밥상을 받게되니 그걸로도 충분한 보상이 되지요.저는 어제서야 겨우 마지막 따 온 어린호박을 썰어널었습니다.이젠 정말 차 한 잔 우려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겠네요.
이상 천마산 소식 담은 가을편지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환절기라 감기 앓으시는 분들이 많은 요즘,
건강 잃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인천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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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댓글
♡ㅋfㄹr♡
2018-10-30 19:11:01
가을정취를 못 느끼며 살고 있는 요즘
지오님 덕분에 천마산 가을풍경 이뿌게 잘봤습니다.
엿기름도 시장에서나 봤지...저렇게 자라는지도 오늘 첨 알았고...
찐고추가 아주 맛나 보입니다.
수진사에도 짙은 가을풍경을 뿜어내겠죠?
위에 3분의 미녀가 안면이 있다 했더니만
우리 미지천사님들이군요^^
지오
2018-10-31 12:14:42
에궁~
가을이 무르익어 이제 겨울로 가려하는데 아직 가을정취를 못 느꼈군요.
지금이라도 얼른 뛰어나가 보세요. 아직은 가을이 다 달아나진 않았을겁니다.
곽♡노♡선
2018-10-30 19:34:07
명절 연휴때 청양에 있는 장곡사 라는 절에 갔다왔는대
그곳은 입구에서 3000원씩 안받아서 좋았습니다 ㅋㅋ
지오
2018-10-31 12:18:02
ᄒᄒᄒ~
노선님을 위해서 전국의 입장료 안 받는 사찰리스트를 뽑아드려야 겠네요.
일단 그 첫번째가 수진사이니 꼭! 한번 오시기 바랍니다.
초록별
2018-10-31 01:42:37
그 수고로움의 댓가가 많은 분들에게 행복한 밥상을 올리는걸로 충분히 보상이 된다하는 스님의 말씀에 엄마의 마음을 느낍니다
나름 모든것의 준비는 마쳤다 하지만 마지막 김장배추가 여물어가는 그림에서는..어휴 곧 김장 준비도 하셔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한숨이 납니다 하지만 스님은 맛난 배추로 맛있는 김장을 담궈 공양할 생각에 마음이 더 서둘실려나요 ^^ ㅎ
지오
2018-10-31 12:21:34
초록별님은 참 예리하십니다.
배추를 보고 벌써 김장걱정을 ᄏᄏᄏᅠ~
그래도 김장은 길게 잡아도 삼일만 하면 끝이 나니 가을걷이보단 덜 힘든것 같아요.
그리고 어쩌면 작년에 오셨던 지원군들이 짠~하고 나타날지도 모른답니다.
필사랑♡김영미
2018-11-01 09:33:02
수진사에도 가을이 벌써 내려왔다지요?
사진들을 보면서 마치 수진사 앞마당에 제가 서 있는 느낌입니다.
가을바람도 느껴보고, 나뭇잎 뒹구는 모습도 바라보고, 저 멀리 풍경소리도 들으면서.....
사진들을 하나, 하나씩 넘겨보면서 혼자 중얼거려 봅니다.
첫 번째 사진의 장소는 어딘지 기억엔 없지만 지대로 가을! 아주 멋진 단풍이네요.
두 번째 사진은 수진사 가을 하늘이 넓고 시원하게 펼쳐진 것이 속이 확 트입니다.
세 번째 백팔계단에는 아직 단풍잎이 떨어지지 않았네요. 올 초여름에 오빠 피켓 들고 단체 사진을 찍던 그
때의 모습이 생각이 나네요. 나뭇잎 떨어져 날리면 더 멋있을 텐데...
네 번째 사진의 낙엽은 낭만이 있어서 좋긴 한데 스님께서 저거 다 빗자루로 쓸려면..ㅠ.ㅠ
작년 미지생일 템플스테이 때 단풍잎 아래서 사진을 마구 찍어대던 미지님들도 생각나고.ㅎ
다섯, 여섯, 일곱 번째 사진은 엿기름(=경상도 사투리로 질굼이라고 합니다), 어릴 적에 멍석에 늘어서 말렸다가
해가 지면 소쿠리에 담고 다음날 또 늘어서 말리고...담고...몇 번을 반복해서 했던 하루 일과 중 하나였는데....
비라도 맞으면 큰일 났었던..ㅎㅎ
여덟, 아홉, 열, 열한 번째 사진은 막바지 어느 멋진 가을날에 깻잎을 따러 미지천사들이 자원봉사를 가셨다지요.
꿈의요정님, 작은아기새님, 슈퍼우먼님...모두, 살림 하나는 잘 하시는 분들입니다.
저 많은 양의 깻잎을 따고 한 장씩 켜켜이 포개서 묶음까지... 손이 얼마나 많이 갔을까요?
덕분에 수진사 공양 시간에 아주 맛나게 먹었었던...자꾸자꾸 생각나는 맛깔스런 깻잎 장아찌!
그 수고스러움을 너무도 잘 알기에 다음 공양 때에는 아껴서 먹도록 하겠습니다. ^^/
세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니 한 묶음씩 실로 저렇게 묶음 하시는군요.
울 어머니께서는 예전에는 짚으로 했다가 최근에는 얇은 비닐 노끈으로 하시던데...
콩잎은 콩잎에 달려 있던 그 줄기로 뱅그르 돌려서 옆으로 쓱~ 끼우면 됐었던...별걸 다 기억하는 영미...^^
자원봉사자들 주신다고 도시락 싸시면서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그 사진보고 수진사로 달려갈 뻔 했답니다.
일하고 나서 먹는 도시락! 그것도 자연을 벗 삼아서 좋은 님들과 먹었으니 얼마나 꿀맛이었을까요?
열무김치에 고추장 넣고 쓱싹쓱싹~~~풋고추와 상추에 수진사 된장~ 맛은 환상 그 자체입니다.^^
지난번에 사온 수진사 고추장도 맛나게 잘 먹고 있습니다.
먹을 때마다 우리 지오스님이 만드신 건데 하면서,.. 스님 얼굴 한번 떠올리며 먹습니다.^^
고추절임도 제가 좋아하는 반찬입니다. ㅎㅎ
여린 고추는 밀가루를 묻혀 살짝 쪄서 깨소금, 참기름 간장에 버무려 먹으면 꿀맛이지요.
고춧잎 말린 거랑 고구마 줄기랑, 호박이랑, 가지랑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뿐이네요.
그래서 더 맛깔나고 깊은 맛이 나는...자꾸자꾸 손이 가게 되는 시골반찬이지요. 수진사 반찬은 정말 최곱니다.
만약에 판매를 한다면 한 보따리 사오고 싶을 정도로 맛깔난 반찬이지요.
그리고, 저 널찍한 이파리는 혹시, 아주까리? 잎인가요? 보름에 나물로 해먹는...ㅎㅎㅎ
마지막 사진은... 수진사 겨울양식이 되는 배추밭...수진사의 모든 양식이 이 밭에서부터 나오는 거군요.
보물창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여기도 한번 가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초록별님 말씀처럼 곧 닥쳐 올 김장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이번에도 자원 봉사자들이 작년처럼 또 다녀가시겠지요.
가까운 곳에 산다면 당장 달려 갈 텐데 언제나 아쉽습니다. ^O^
집에서는 하기 싫어도 수진사에 가서 하면 참 재미날 것 같아요. ㅋㅋㅋ
볕 좋은 가을날에 하루도 빠짐없이 종종걸음으로 바쁜 손놀림을 하시고 계시는 지오스님!
그렇게 맛나게 먹고 또 더 먹었던 반찬들이 스님의 수고스러움에 정성 한가득 담은 것을 이제야 돌이켜 보게 되네요.
많은 분들께 행복한 밥상을 받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공연 없을 때 열심히 일 하시고...ㅎㅎ 따뜻한 차도 마시면서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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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천마산 소식과 함께 보내 온 가을편지에 대한 답장입니다.^^
편지답게 며칠 뒤에 답장을 보내게 되네요.
추신: 편지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설렘...바로 바로 전달하는 SNS 세상에 갇혀 사는 우리들,
모처럼 편지를 받아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답장을 씁니다. 저 많은 사진을 올리고 정리하고,
스님께서 하시기에는 시간이 꽤나 걸렸을 텐데...그것도 가을걷이로 바쁜 와중에 짬짬이 하셨을 텐데...
그 수고스러움을 너무도 잘 알기에 이렇게 또...팬(?)을 듭니다.
보시는 분들 부디...너그러이 봐주시길 바랍니다.^^
추신2: 저도 가을 느낌 물씬 풍기는 사진 한 장 올립니다. 꽃편지지라 생각하시고 봐주세요.^^
지오
2018-11-01 10:44:55
허걱!
무슨 댓글이 이리도 길어서 읽다가 돌아가실 뻔 ㅋㅋㅋㅋㅋ
혜선님께 톡이 왔더라구요.
영미님 댓글의 방대함에 놀라서 도저히 댓글 달 용기가 안 난다고...
에이~~~하고 들어왔는데 정말 장난아니게 장문이군요!
첫번째 사진은 제 방 뒷베란다에서 찍은게에요.
단풍빛깔이 너무도 고와서 한 컷 남겼지요.
넓은 잎 말린거는 아주까리 맞습니다.피마자 잎이라고도 하죠.
내년 정월대보름에 나물로 해 먹을~
준비 해 놓은 밑반찬이 알맞게 익을 때쯤에 또 한번 모여야지요? ㅎㅎ
곽♡노♡선
2018-11-01 11:43:32
이렇게 긴 댓글은 정말 보기드물죠 ㅋㅋ
지원맘
2018-11-01 10:03:47
고추반찬도 좋아하고 식혜도 좋아하고~~갖은 나물들도^^
그래서 두 그릇이나 비웠나봅니다ㅋ
작년 이 맘 때 미지생일모임때 단풍이 절정이었던 수진사 모습도 그려지고요..
단풍이 지기 전에 한 번 갈게요^^
가을편지 반가웠습니다!!
지오
2018-11-01 10:49:12
네~
저렇게 다 거둬들이느라 매일이 바빴습니다.
그래도 사람 손이 참 무섭죠?
끝도 보이지 않던 일이 이제 어느덧 마무리가 되었으니요.
그래서 어른들 말씀이 "일이 죽지,사람이 안 죽는다"하셨던 것 같아요.
건조된 것들이 박스에 담겨 수북히 쌓여가니 마음 또한 뿌듯합니다.
홧팅^^*
2018-11-01 11:19:08
수진사와 천마산을 다녀온지도 꽤 됐네요.....
수원공연에서까지도 못뵈었네요^^
아무래도 수진사를 다시 가야 뵐수 있으려나봐요...
단풍이 너무도 이쁘네요....
단풍이 다 없어지기 전에 가보도록 해봐야겠어요....
추운날씨 감기조심하세요~~
지오
2018-11-01 11:31:32
이젠 얼굴도 가물가물한 홧팅님~
지척에서 이러기 있기? 없기? ㅋㅋ
필love쏭
2018-11-01 14:18:08
수진사 가을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운 것 같아요.
지금은 너무먼곳에 있어 아쉽지만 꼭 한번 가보고 싶은곳입니다.
지오
2018-11-01 15:07:24
아! 20년 전이면 꽤 오래됐군요~
그동안 이 곳도 많이 변했으니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한번 다녀가셔요.
필이좋아
2018-11-01 20:23:32
수진사의 가을풍경 & 겨울채비 사진과 글
우와 멋지고 낭만적이며 수고가 많으시네요.
산사의 아름다운 뒷면에 수고하시는 스님분들이 계시는줄
오늘 알았네요.
지오
2018-11-01 20:42:40
끄떡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고요한 산사이지만 언제나 그 일상은 분주합니다.
시주의 은혜를 헛되게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기도 하구요.
수진사의 바른 먹거리 제작과정 참 멋지지요? ㅎㅎㅎ
슈퍼우먼
2018-11-03 07:49:08
미지님들 일교차가 심하니 감기조심하시고 건강한모습으로 인천 공연때 만나요~^
지오
2018-11-03 08:55:16
슈퍼우먼님~
반갑습니다!!!
그날 먼 길 오셔서 손길 보태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영미님 말씀처럼 살림 잘 하시는 분들이라 손끝도 야물고...
덕분에 며칠해야 할 일거리를 하루만에 뚝딱 했네요.
언제든 시간나실때 맛난 공양하러 꼭! 오셔요~~~
예스
2018-11-07 19:29:01
사는게 무에 그리 바쁜지
이 아름다운 편지를 이제서야 받아보게 되었네요.
아무거나 잘 먹는 저인지만
수진사 공양이 그리 맛나던게
이런 정성의 결정체여서 그랬던가 봅니다.
스님의 가을 걷이와 갈무리해두시는 먹거리들이
시골에서 자란 제게는 익숙한 풍경이었는데
부모님이 안 계시니 아련한 추억속의 옛 이야기로 남아있네요.
엄마가 밭에서 아무렇게나 훑어오신 깻잎을 밤새 가리다 잠들곤 했었는데..
그 땐 그 일이 참 싫었었는데
이젠 그마저 그리움으로~
스님의 손맛이 배인 맛깔난 수진사의 공양 또한 그리워집니다.
템플스테이가 내년에도 있어주려나요??
오빠의 20집과 함께 기획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스님의 아름다운 편지
감사히 받아 곱게 접어 보관하겠습니다..
지오
2018-11-07 20:20:14
저는 정작 시골에 살 때는 안 했던 일들을 출가해서 엄청하네요 ㅋㅋ
몸은 고되지만 보람도 그만큼 있습니다.
오늘 드뎌 고추장아찌 맛을 봤는데 빛깔도 노르스름하니 맛있더라구요.
미지가족들께 언능 맛보여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