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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에 대한 짧은 생각 2

김원호, 2001-04-24 04:11:33

조회 수
541
추천 수
4
요즘 필님의 안티사이트가 등장해 말들이 많던데.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 사이트개설자는 아마도 소영웅주의에 빠진 사람같군요.

모두가 찬사하는 필님을 의도적으로 깍아내리면서 주목을 받고자

하는 사고방식을 소유하고 있군요. 하긴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사람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저 의도가 빤히 보이기에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군요.

잡새가 운다고 백로는 따라 울지 않습니다.

필님을 사랑하는 팬들은 그저 고고한 학처럼 가여운 잡새를 바라

보기만 하면 됩니다. 잡새는 울다 지치기 마련이니까요.

이런 자세는 조용필의 음악에서도 나옵니다.

킬리만자로의 산정에서 조용히 산아래를 쳐다보면 온갖 군상들이

눈에 들어오죠. 게중엔 자신의 외로운 처지를 비난과 욕설로

해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욕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도 이 땅에 살아가는

민초임에 분명하니까요. 다만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봅니다.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분명한 어조로 당신을 돌아보라고.

필님의 음악은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의 음악을 폄하한다 해도 가사속에, 악보속에 녹아

흐르는 혼의 울림은 훼손될 수 없습니다.

필님은 대중가수가 분명합니다. 대중가수이기에 더 좋습니다.

그만큼 국민과 함께 하니까.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도 당대에는 대중음악이었습니다.

클래식이라는 위명에 휩싸여 대중음악을 천시하는 성악가는

진정한 음악인이 아닙니다. 그건 소수의 가진 자들을 위한

위선이자 허위에 해당되죠.

우리는 조용필의 허공에서 노자를 만날수 있습니다.

그 겨울의 찻집에서 싯다르타의 인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조용필의 음악은 대중과 친숙합니다.

노자나 싯다르타는 가장 대중적이기에 오늘날에도 추앙받습니다.

조용필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음악에 녹아든 사상과 철학들.

이건 가장 대중적이기에 나타나는 성과입니다.

자신의 손을 떠난 예술작품의 궤적을 찾아가는 필님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그냥 조용히 꿈을 듣고 허공을 응시하고 눈덮힌 킬리만자로를

생각하세요.

세상군상은 역시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 음악은 역시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기연에 사로잡힐 겁니다.

잡새는 울다 지칩니다.

백로는 아름다운 날개짓으로 화려한 세계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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