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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용 필

찍사, 2001-04-27 05: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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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신군부가 광주를 피로 물들이며 오욕의 권좌에 오르는 바로 그 지점에 이 땅의 대중 음악은 불세출의 명인을 영접하면서 새로운 정지작업에 들어 갔다. 조용필은 이제 더 이상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스타덤에 오른 보수 회귀의 선봉장이 아니었다. 정상에 오 르자마자 들이닥친 대마초에 인한 3년간의 활동정지는 그에게 독공의 수련기를 안겨다 주었 고, 그 결실은 스스로가 1집으로 자리 매긴 1980년 컴백 앨범의 <창밖의 여자>와 <단발머 리>로 나타났다. 컬러 방송의 시대가 열리고 대중음악의 주력 수용층이 십대로 이동하는 지 각변동 속에서 조용필은 무엇보다도 오빠부대의 첫 번째 우상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단지 그것으로 그친다면 조용필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해도 좋다. 그는 그 이 후로 십오년 동안 무수한 히트곡을 분만한 유일무이한 주류의 왕자였을 뿐 아니라, 한국 대 중음악이 서술 가능한 모든 장르의 문법을 집대성한 단 한명의 음악가였다. 소망스런 대중 음악가의 모든 면보가 그에게 집중되어 있다. 대중음악의 핵심을 포착해 내는 집요하면서도 자유자재인 작곡 능력, 정녕 가객이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카리스마 충만한 보컬, 새로운 테 크닉과 효과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비판적 수용. 스타시스템이라는 복마전 속에서도 투철한 자기 관리와 연습, 라이브 컨서트에 대한 정열,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대한 탄생'이라는 백 밴드에 대한 지나칠 만큼의 집착과 투자.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조용필이 우리에게 선사한 가장 위대한 공헌은 서구 대중음악에 일방적으로 경도되어 있었던 시장의 주도권을 우리 대 중음악이 역전시켰다는 데 있다. 세계 메이져 음반 산업에 대한 이 보기 드문 기적은 그가 없었다면 아마도 불가능 했을 것이다. 1982년의 네 번째 앨범은 첫 번째 앨범에서 <미워 미 워 미워>와 <고추 잠자리> 그리고 <여와 남>과 <일편단심 민들레야>를 담고 있는 세 번 째 앨범까지의 성공의 연장선에 서 있으면서도 끝없이 상승하는 그의 내공이 여지 없이 발 휘된 초기의 대표적인 음반이다. 트로트 <보고 싶은 여인아>와 리메이크 곡을 제외하면 모 두 자신의 작품인 이 앨범의 서두는 테이프를 뒤로 감는 효과를 고용했던 전작의 <고추 잠 자리>의 뒤를 잇는 조용필 특유의 록큰롤 <못찾겠다 꾀꼬리>이다. 고저장단의 완급과 진취 적인 세 개의 주요 동기가 그윽하게 맞물려 있는 이노래는 서구 음악 언어에 대한 능동적인 해석의 지평을 엿보게 한다. 이 노래에 이은 <생명>과 뒷면의 <꽃바람>, <비련>은 <창밖 의 여자>의 뒤를 잇는 느린 템포의 사자후이다. 당시 그의 유일하지만 허약한 경쟁자였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백인 뮤지컬의 매끄럽고 세련된 악절 구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 이라면, 조용필의 발라드는 흑인의 블루스와 그것의 에너지를 받아들인 소울과 록, 그리고 우리 전통 음악의 창법을 교묘하게 결합시킨 미학의 산물이다. 그러나 이 앨범의, 나아가 중 기 디스코그래피의 최고의 보석은 <자존심>이다. 흑인 음악의 정취가 가득한 펑키 베이스 리듬과 결합하는 우리의 전통 타악기의 고용은 그가 얼마나 앞서가는 정신이었나를 다시 한 번 상기하게 한다. 그의 제국은 결코 우연의 영광이 아니었던 것이다.
80년대를 자신의 시대로 평정했던 조용필은 1991년에 이르러 마침내 불혹의 음률을 완성한 다. 그의 의지대로 <창밖의 여자>와 <단발머리>를 담은 1980년의 앨범을 디스코그라피의 첫 머리에 놓는다면 열세번째 정규 앨범이 되는 이 는 그가 그저 명성의 바 람을 몰고 다니는 한 명의 풍운아가 아니라 완벽주의를 꿈꾸는 위대한 음악감독임을 여실하 게 증명시켰다. 90년대의 새로운 수용자들은 이미 조용필이라는 거인의 영지를 서서히 벗어 나 신흥훈과 심신, 윤상 혹은 015B와 신해철과 같은 자신들의 우상을 찾아가고 있었다. 거 역할 수 없는 시장의 풍속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용필은 트로트가 아닌 이 땅의 진정한 성인 음악의 문법을 수립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음악 역량을 털어 넣는다. 약간 쉰 듯한 그 의 보컬이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오히려 원숙한 미의식을 분만하는 가운데, 다양한 장르를 연금하는 그의 용광로는 단단한 결정들을 쉴새 없이 형상해 낸다. 그의 최고 걸작 중의 하 나로 꼽히는데 주저함이 없는 이 앨범의 머리곡 <꿈>에 이르면 우리는 단순성과 복잡함이 어떻게 음악적으로 만나는가를 관람하게 된다. 협소한 음역 안에서 상승과 하강을 거듭하는 평이한 선율은 수구초심의 지친 내면을 형상화하는 노래말의 분절 구조와 기막히게 조응하 며 중심이 반듯하게 잡힌 리듬 감각과 정교하게 편성된 각 악기 간의 하모니는 이 새로운 연대기에 돌입한 후에도 그가 왜 여전히 한국 대중음악의 마지막 수문장인지를 자연스럽게 승인하게 한다. 또한 이 앨범은 조용필이 메이저 음반 회사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손으로 프로듀스한 최초의 음반이라는 사실을 간과할수 없다. 모두 자신의 손에 의해 작곡된 열 곡 에 이르는 이 앨범의 수록곡들이 비상한 집중력을 분만하는 것은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 이후 십오년 만에 그가 획득한 완전무결한 예술적 자유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는 톰 킨 (키보드)을 위시한 외국인 주자들로만 연주 팀을 구성하여 자유로운 장르 문법 의 실험과 다채로운 음향 효과들을 창출해 낸다. <기다림> 같은 발라드로부터 그가 최초로 시도한 살사 리듬의 라틴 퓨젼 <장미 불을 켜요>에 이르기까지 이 앨범은 다양한 격조를 우리에게 보여주지만 그 모든 것의 근간을 이루는 숨결은 바로 록이다.

조용필은 거칠고 충동적인 록의 호홉을 말끔하게 제련시켜 중용적이며, 어떤 순간에는 노회 하기까지 한 원숙한 모습으로 탈바꿈 시켜 놓는다. 아마도 바로 그 지점이야 말로 이 땅의 성인 계층이 자신의 음악 언어로 간주해야 할 것이라고 조용필은 판단했는지는 모른다. 하 지만 한국 대중음악사상 AC(성인 취향의 대중음악)의 최대 걸작인 이 앨범의 운명은 그 이 후에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불행하게도 이땅의 성인 수용자들은 십대 음악의 일방통행에 밀려 노래방과 단란주점으로 퇴각해 버렸다고, 그것은 또한 90년대 후반에 이르러 트로트를 다시 복권시키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충분히 무르익은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15집 앨범의 특기할 만한 점은 거의 대부분의 노래 를 자신이 직접 도맡았던 이전의 앨범들과는 달리 B면의 첫 번째 노래를 제외하고는 모두 위대한 탄생의 멤버와 손진태 같은 세션맨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다 양한 사람이 작곡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앨범의 통일성을 해치고 있는 것은 결코 아 니다. 이 믿음직한 동료들은 이 카리스마적인 리더가 어떤 스타일의 노래를 대중에게 선사 해야 되는 지를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 그것의 핵심은 바로 중용의 미학인데, <예전 그대로 > 같은 노래에서 격렬한 록 리듬은 그 거친 부분을 깍아 내었으며 <너의 그느낌> 같은 발 라드에서는 두께를 더하게 하여 전체의 기조를 형성해 나간다. 이 담백한 뉘앙스의 표정이 야 말로 10집 앨범부터 조용필이 줄기차게 추구해 온 미학의 원칙이다. 그는 자신이 나이 먹어감을 기만하지 않는 거장의 미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모든 것 을 십대에게 빼앗겨 버린 상실감에 허덕이는 기성세대들에게 트로트가 아닌 그들의 음악언 어를 향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집요하게 실현하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앨 범에서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더불어하는 음악의 즐거움을 선택했다. 살인적인 경쟁과 성공이라는 강박관념에 짓이겨진 그런 음악이 아닌 조화와 여백 의 음악 말이다. 물론 이러한 음악이 화려한 시각성이 지배하는 현 시점의 주류가 되기는 어렵고, 실제로 그의 신작 앨범에 대한 반응도 그의 전성 시대에 비하면 대단히 조용하다. 어린 수용자들은 거의 아버지 뻘인 그에게 더 이상 오빠를 연호할 수 없음일까? 하지만 과 연 어느 누구가 그에게서 왕자의 위용을 빼앗아 올 수 있겠는가? 그의 황혼은 처량하지 않 고 아름답다. 불혹을 넘긴지 오래이면서도 그 어떤 젊은 주자보다도 더 정열적으로 자신의 음악에 몰입해 가는 모습은 정말로 아름답다. 그의 제국은 석양 아래 더욱 짙은 음영을 자 랑하고 있는 것이다.


-16집 <> (1997)

그의 <창밖의 여자>에 눈물을 흘리며 경악했던 단발머리 소녀들은 이제 국민학교의 학부형 이 되었다. 어느덧 불혹의 고개를 넘긴지 오래인 그이지만, 그리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이미 새롭게 부상한 어린 우상으로 발걸음을 옮긴지 몇해가 지나갔건만, 그의 모습은 옹색 하게 수그러드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당당하다. 한국의 성인 수용층의 음악을 완성하느 것 이 이 가왕의 종국적인 과제임에 틀림없다. 97년의 신작앨범 <>는 깍아지른 벼 랑 위에 선 작은 거인의 3년 동안의 와신상담이 물결처럼 아롱지고 있다. 그는 한발만 삐끗 하면 오랜 기간의 공적도 거들떠 보지 않는 이 각박하고 냉정한 서바이벌 게임의 법칙을 잘 알고 있다. 어쩌면 그는 구관이 명관으로서의 트로트가 주는 유혹도 검토했을 지도 모른다. 그 문법을 통해 그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부터 <일편단심 민들레야>로 지나 <허공>에 이 르기까지 장년 수용자들을 열광시키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는 최근작들의 의와 한계를 검토 하면서 가장 최선의 조건들을 설계했고, 90년대에 접어들면서 가졌던 어른스런 록에 대한 확신을 더욱 세차게 밀어 붙인다. 13집의 파트너였던 키보디스트 톰 킨을 공동 프로듀서로 고용한 것과 90년대 들어 한번도 작업하지 않았던 80년대 후반 득의의 작사 파트너 양인자 의 노래말을 세곡 받은 것은 자신의 역사로부터 추출해 낸 최선의 선택이라면, 역시 공동 프로듀서의 한 축인 제러미 러복을 통한 36인조 오케스트라의 풍만한 현악 사운드를 배치한 것은 사운드 텍스트의 극대화를 노린 97년 시점의 그의 전략적 선택이다. 이와 같은 그의 판단은 이 앨범의 서두를 장식하는 <그리움의 불꽃>부터 두 스피커를 전율스럽도록 풍요롭 게 울리게 한다. 결코 조급하지 않은 록 템포 속에 새겨지는 그의 노래 혼은 그 자신에서 조성되었던 록 사운드의 긴장은 양인자 작사와 제러미 러복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통해 그 어떤 틴에이져 발라드 뮤지션이 범접하지 못할 <물결 속에서>라는 눈물겨운 회한의 이 완으로 몰고 간다. 윤택하게 감정의 리듬을 조정하는 그의 보컬은 여전히 완벽하며, 초반의 이 네 트랙만으로도 이 앨범은 우리에게 크낙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그러나 행복하게도 이 앨범의 비경은 후반부의 사작 격인 여섯 번째 트랙 <바람의 노래>부터 아홉번째 노래 <판 도라의 상자>에 이르러 더욱 빛을 발한다. 이 후반부는 이 가왕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발휘 되는 눈대목이다. 보다 많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라는 <바람 의 노래>와 남은 것은 희망이 전부라네 라는 <판도라의 상자>의 서정적이면서 강인한 클 라이맥스는 신중현과는 산울림과는 넥스트와는 노이즈가든과는 다른 조용필 만의 록에 대한 신뢰이다. 80년대 십년 왕국의 제왕이던 조용필이 돌아왔다. 아니 우리 주류 대중 음악의 단 한명의 보스가 드디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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