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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서~~
김창완은 “나는 타고 난 로커”라고 거리낌 없이 말했다. 그리고 “음악적으로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생업이 다른 창훈-창익 두 동생 탓에 ‘산울림’을 개점휴업한 채 속앓이 해온 시간에 대해선 “항상 숙제 안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런 김창완이 마침내 스스로를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23~24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펼칠 ‘록 글래디에이터’. ‘산울림’이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 1980년대 초 이후 처음 ‘산울림’이란 이름을 벗고 혼자 밴드 록음악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려는 콘서트다.
20여년 변함없이 부시시한 머리, 헐렁한 흰 셔츠와 풀어헤친 넥타이. 언제나 스타답지 않게 수더분한 그에겐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산울림’말고, 록밴드 공연은 거의 20년 만이예요. 그동안 혼자 통기타 한대 들고 포크처럼 했지요. 하지만 그렇게 음악하는 건, 뭐랄까, 제 일 같지가 않았어요. 저는 타고 난 로커거든요. 항상 록밴드 음악에 대한 욕구가 있어요.”
김창완은 한국 록음악사에 우뚝하다. 1977년 ‘아니 벌써’를 외치며 등장한 ‘산울림’은 직설적인 록사운드와 어법으로 기성 흐름에 도전, 젊은이들의 컬트적인 환호를 받은 ‘영웅’이었다. 그러나 두 형제가 떠난 뒤 김창완 홀로 ‘산울림’을 지키며 연기자, DJ로 영역을 넓혔다.
“언제까지 탤런트만 할 거냐는 핀잔을 귀 따갑게 들어요. 두 동생이 적극적으로 ‘산울림’을 했으면 싶지만, 생활에 바빠서 힘들구요. 그렇다고 해체 소리는 감히 꺼낼 수가 없으니 눈치만 봤지요. 따로 활동해도, ‘산울림’은 남겨둘 겁니다.”
이번 무대에선 5인조 밴드와 ‘아니 벌써’ ‘가지마오’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내게 사랑은 너무 써’ 등 대표곡들을 연주한다. 일부 곡은 ‘산울림’적인 원형을 그대로 재현하고, 일부는 새 밴드 색깔로 재해석할 구상이다.
“세가지 자문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어요. 김창완은 로커로 새롭게 자리매김 할 수 있을까, 이 시대에도 소위 ‘록정신’은 효용가치가 있는 걸까, 팬들에게 사과하고 반성할 것은 없을까 하는 겁니다.” (1588)7890, www.goodconcert.com
[조선일보 권혁종 기자 h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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