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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소리쟁이 조용필의 무지개빛 연금술

하얀모래, 2001-09-28 19: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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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쟁이 조용필의 무지개빛 연금술

우리 시대의 영원한 가왕 (歌王)조용필(49)이 한국대중가수로는 최초로 예술의전당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선다. 좀처럼 대중가수에게 문을 열지않았던 예술의전당이 이 시대의 진정한 문화영웅을 영접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조용필은 이 소식을 접하고도 어린아이처럼 펄쩍 뛰거나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그저 짧게 "기쁘다" 정도를 반복했을 뿐이다.
그만큼 이 자리를 단지 새 밀레니엄을 앞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화해로 보면 오산이다.
이는 조용필이라는 한 개인이 음악 하나로 지난 31년간 16장의 앨범을 내며 이땅의 4천만 가슴에 뿌린 감성의 열매를 생각했을 때 다소 늦은감이 있다.
우리는 조용필을 생각할 때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우선 떠올린다. 물론 그를 세상이 널리 노래다. 하지만 는 조용필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는 데는 별 도움이 안된다.
이는 그가 자신의 음악적 뿌리인 록부터 「허공」으로 대표되는 트로트에서 심지어는 동요까지 우리 음악을 전방위로 치열하게 탐구한 장인(匠人)이라는 것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팬들은 선뜻 동의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는 자신의 본격적인 데뷔 년도를 80년으로 잡는다. 한국 대중음악사를 조용필 이전과 이후로 가른 「창밖의 여자」가 수록된 3집의 발매 시점이다. 컬러 방송의 시대가 열리고 대중음악의 주 수용층이 10대로이동하는 지각 변동 속에서 그가 '오빠부대'의 첫 번째 우상으로 기록된 것도 이 때부터다.
그리고 4집. 이 때부터 조용필은 벌써 철차탁마의 길로 들어선다. 지금도 널리 불리는 「단발머리」, 「미워미워미워」, 「고추잠자리」, 「못찾겠다 꾀꼬리」등 그의 주옥같은 노래들은 대중음악 뮤지션으로서 갖춰야할 온갖 미덕의 집결체였다.
70년대 군사독재가 종식된 이후 본격적으로 밀어닥친 자유주의의 열풍을 절묘하게 감지해낸 탁월한 작곡 능력, 가객(歌客)이라는 칭호가 진정 어울릴 카리스마 가득한 웅흔한 목소리, 지금도 여전히 함께 음악 작업을 하고있는 전속 밴드인 '위대한 탄생'과 고민했던 새로운 음악적 테크닉에 대한 치열한 고민 등등. 그는 상업적으로도 1위였지만 정녕 팬들의 기호에 영합한 엔터테이너로서의 가수가 아니라 각 노래마다 혼을 심어넣는 예술가로서의 아티스트였다.
이 당시부터 우리 대중음악의 판도는 팝에서 가요로 넘어왔는데 이는 전적으로 조용필의 공헌이다. 음악판도의 상업적 헤게모니뿐만 아니라 수용층마저 가요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모두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음반 시장과 매체에서의 대중음악의 독점적인 지위는 모두 조용필에게서 비롯됐다.
조용필은 80년대 중반부터는 폭발적인 인기를 뒤로 한 채 국악의 미학에 빠져들었다. 이 성과물로 나온 것이 아직도 애창되는 '한오백년'이다. 당시만해도 낭랑한 미성(美聲)을 자랑하던 그는 두터운 탁성을 얻기 위해 수련에 가까운 훈련을 쌓는다. 창을 연습하다 피를 토하고 그러면 다시 소금으로 목을 가라앉히는 훈련을 반복했다. 그러더니 그는 어느날 한복을 차려입고 한 손에는 부채를 들고서 우리 앞에 나타나 "한많은 이세상 야속한 님아∼"를 구성지게 불러 재꼈다. 그리고는 이 노래로, 이전에는 전혀 시도하지 않았던 음악으로 다시 대중을 휘어잡았다.
이렇게 80년대를 풍미한 조용필은 90년대 접어들어 서서히 대가로서의 길을 자청한다. 그 당시부터 대중음악팬들은 그를 기억의 한 켠으로 밀어넣고 신승훈 김건모 등 새로운 후계자에 열광하고 있을 때였다.
이 때부터 조용필을 둘러싼 대중음악계는 그를 한물간 성인 가수로 간주하면서 트로트 가수로 '전락'(?)시키려 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전혀 빗나갔다.
조용필은 트로트가 아닌 30대 이상이 즐길 수 있는 이 땅의 진정한 성인 음악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을 줄기차게 강행했다. 그가 90년대 그의 영문 이름의 이니셜을 딴 'YPC'라는 음반 제작사를 차린 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방탄유리'였다. 음악적으로의 천재성 외에 조용필의 자기관리 능력과 인간적으로는 영민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91년 그의 13집인 「The Dream」다. 바로 "화려한 이 도시를∼"로 시작하는 「꿈」이 수록된 음반이었다. 조용필은 이 때부터 약간 쉰 듯한 목소리로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편안한 음악을 들려줬다. 세월의 흐름을 굳이 거스르지 않는 성숙함을 보여줬다. 거칠고 충동적인 록을 부드럽게 처리한 '꿈'은 차라리 중용의 미학마저 감지하게끔 하는 그의 대표적인 수작이었다. 이 시점에서야말로 이 땅의 성인 계층이 자신의 음악 언어로 간주해야할 것이라고 조용필은 판단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80년대 지지자들은 그를 이전만큼 반기지는 않았다. 최소한 상업적으로는 그랬다. 그네들을 위한 음악을 만들었던 조용필에게는 일종의 배반이요, 음악 작업의 동기마저 뺏는 처절한 고통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범에서 조용필은 여전히 태연자약했다. 아들벌쯤 되는 'H.O.T'등이 10여년 전 자신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을 때 그는 묵묵히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는 지난해까지 17집을 냈다.
하지만 이 자리에 모인 그의 팬들은 그가 이전보다 약간 힘이 빠진 모습을 무대에서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왜냐하면 그의 진가는 라이브 무대에서 폭발하기 때문이다. 조용필은 언제나, 음악에 자기 혼을 담을 줄 모르는 기획성 가수들은 감히 꿈꿀 수도 없는 무대와 객석과 노래와 그리고 조명과 음향까지도 송두리째 하나되는 콘서트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그가 공연없을 때에는 집에 노래방 기계를 설치하고 목청을 돋운다는 것은 언제나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일화에 불구하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모든 것을 내던질 각오다. 늘 하던 연습이라지만 공연 일정이 확정되고 그는 만사를 접어두고 실전같은 연습에 들어갔다. 음악적으로는 완벽주의자인 그는 직접 조명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다. 이번 공연을 보다가 갑자기 위에서 조명이 비춰도, 객석에서 갑자기 천둥치는 기타소리가 들려도 놀래지 말 것. 모두 조용필이 준비한 것이다.
이렇듯 조용필의 무대는 그냥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그가 알아서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고, 어깨춤을 추게 만들고, 목석처럼 가만히 앉아있는 옆자리의 이름모를 사람에게도 '함께 하자'며 충동질할 용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부부동반이나 효도 선물보다는 가족 단위로 이번 콘서트를 즐기는 것을 적극 권한다. 그에게는 음악적 취향에서 갈갈이 찢겨진 세대간의 골을 봉합할 마력이 있기 때문이다. 자 이제 함께 오페라하우스에 들어가자. 그리고 이 시대 진정한 '소리 장이'가 빚어낼 무지개빛 연금술에 흠뻑 취해보자!

이승헌(동아일보 문화부기자)


출처;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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