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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동아일보 98년 7월1일자] 조용필과 부산.

찍사2, 2001-10-14 03: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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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지난달 30년 콘서트를 끝낸 그는 홀가분한 표정이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때문인가. 한국의 대중가수가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찬사와 갈채, 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겪었을 고통 좌절 외로움… 이제 그는 격랑을 헤쳐나온 선장처럼 평온의 바다를 보며 한숨 돌리고 있다.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그의 노래인생. 그 시작에 ‘부산’이 놓여있다.


그가 부산땅을 처음 밟은 것은 71년 여름.


고등학교때부터 음악에 미쳐 밤무대를 돌아다니며 드럼치던 김대환씨, 사랑과 평화 최이철씨와 함께 김트리오 멤버로 서울소공동 국제호텔 디스코클럽에서 노래하며 이름이 차츰 알려지던 무렵이었다. 어느날 팀 맏형 김씨가 석달계약으로 부산일을 하자고 제의해왔다.


광복동 동아데파트 3층 나이트클럽이었다.


▼ 76년 「부산항」취입 대히트 ▼


당시 부산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고고붐이 일고 있었다. 부산의 명동 광복동에도 크고 작은 고고클럽들이 앞다퉈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음악을 연주할 밴드는 서울에서 조달할 수 밖에 없어 그들이 A급 대우로 초청된것.


밤엔 노래를 부르고 낮엔 부산을 돌아다녔다. 격한 경상도 사투리, 광활한 바다, 하얀 백사장, 뱃고동소리, 떠들썩한 자갈치시장, 광복동… 그는 부산에 푹 빠졌다.


“해운대 백사장에서 소주 마신 일은 아직도 생생해요. 셋이서 소주 12병을 마셨는데 술맛이 기가 막혔죠. 바다를 안주삼아 음악얘기 사는얘기로 날 새는줄 몰랐어요.”


광복동은 그에게 ‘젊음’그 자체였다.


밤마다 거리에 넘쳐나는 젊은이들의 열기, 노래가 끝날 때마다 쏟아지는 환호는 스물두살 젊은 그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숙소는 동아데파트 근처 하숙집. 당시 광복동 뒷골목엔 싸고 허름한 음식점이 많았다. 끼니는 할머니가 수십년째 주방을 지키는 식당에서 주로 해결했다. 조개넣고 맵게 끓인 순두부와 된장찌개는 지금도 생각하면 군침이 돈단다.


낮에 시간이 날때 들렀던 동아데파트옆 건물 팝음악 감상실 ‘아카데미음악실’은 그의 아지트이기도 했다. 아침이나 낮시간 혼자 몇시간씩 틀어박혀 최신 팝송을 듣곤했다.


그후 부산과의 인연은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이어졌다.


서울로 돌아간뒤 76년, 당시 제법 유명했던 킹레코드사와 음반취입교섭이 이뤄졌는데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구색맞추기 노래로 수록됐다. 부산영도출신 작곡가 황선우씨 곡으로 다른 가수들이 서너번 불렀다 실패한 곡이었는데 당시 3천원인가 5천원의 싼 작곡료를 주고 사서 그가 다시 부른 것. 그런데 엉뚱하게 타이틀곡 ‘너무 짧아요’대신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대히트를 한 것이다. 그는 갑자기 유명해졌고 바빠졌다. 그러나 절정은 너무 짧았다. 곧 대마초 가수로 묶여버렸기 때문.


▼ 85년 최고가수 돼 돌아와 ▼


끝간데 없는 추락으로 방황하던 78년 그는 숨어들듯 부산을 찾았다. 그러나 광복동 한 클럽에서 몰래 노래를 부르다 다른 업소 주인이 고발하는 바람에 도망치듯 부산을 떠나야 했다.


“나중에 무대에 서는게 허용됐을때 한동안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안 불렀어요. 그때 부산에 대한 처참한 기억과 이 노래가 히트하는 바람에 내가 쓰러졌다고 생각하니 정이 떨어졌다고나 할까(웃음)….”


그후 다시 부산을 찾은 것은 85년. 한국최고의 가수로 자리를 굳히고 화려하게 부산땅을 밟았다.


동아데파트건물엔 소극장 간판이 걸렸고 광복동도 많이 변해 있었지만 골목골목 추억이 새록새록 묻어났다.


그 이후 그는 1년에 한번씩은 부산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를 키워준 제2의 땅이자 정신적 고향 부산. 무대에 선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현재를 증명하고 있는 한국 대중음악사의 살아있는 신화와 역사 ‘조용필’. 이번 여름휴가땐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흥얼거리며 부산에 한번 가보자.


〈허문명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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