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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전면기사로 커다랗게 났어요.
사진도 너무 좋아여. 50 넘은 분이라고 믿기질 않네여~~~
조용필 “뮤지컬과 열애중…”
◆사진설명 :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만큼 막막했다가도 갑작스레 앞이 밝아지기를 반복하는 게가수의 길인데 요즘은 밝아지는 시기인 것 같다 ”고 말하는 조용필.
/이응종기자
8일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만난 조용필은 지독한 독감을 앓고 있었다. 그런데도 하루종일 연습을 하고 막 돌아왔다고 했다. 요즘 그는 12월1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2001 콘서트 ‘그리움의 불꽃’ 공연준비에 한창이다.
“무대가 바로 내 삶이다.” 조용필은 이제 자신을 가수보다는 무대인이라 부르고 있었다. 최근 몇년 사이 뮤지컬에 빠져들면서 생긴 새로운 각성이다. 이번 콘서트도 절반은 뮤지컬에 가깝다. 그래서 뮤직 퍼포먼스라 했다. 부르기만 하던 조용필에서 부르고 보여주는 조용필로 변신중이다.
뭘 그리도 부르고 보여주고 싶기에 늘 그는 지독하게 앓듯 살고 있는 것일까. “사람끼리 서로 통할 수 있다는 믿음.” 가수 시작하고 평생 따라다니는 ‘여기서 내 음악은 끝나는가’라는 망령도 그런 믿음에 대한 회의가 들 때 가장 왕성하게 살아나 그를 괴롭혔다.
요즘 그는 자신에 차있다. 그것을 조용필은 “오랜 만에 다시 설렌다”고 했다. 20년 이상 변함없이 자신을 사랑해 주는 팬들과의 소통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이 마련한 향연을 찾는 사람들끼리도 소통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이번 공연의 테마다. “테러다 경제난이다 해서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 그는 말했다. 거실 탁자에는 김지하의 담시집 ‘오적’(솔)과 황지우의 시집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민음사)가 놓여있었다.
―‘그리움의 불꽃’이란 주제는 누가 정했나
“우리 사회가 현대화되면서 부모 자식이 멀어지고 형제가 멀어지고 친구가 멀어졌다. 그만큼 그리움은 깊어졌다는 뜻이다. 이번 공연이 힘든 일상에서 꿈을 되찾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떤 무대가 될지 잠깐 소개해줄 수 있나
“내용은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 않아서 말할 수가 없다. 자신하는 것은 가수 조용필, 뮤지컬 연출가 윤호진, 무대디자이너 박동우가 함께 만든다는 점이다.”
―남북정상회담 때도 김정일위원장이 근황을 물어서 화제가 됐었는데 2001년을 어떻게 보냈나.
“부산 2차례, 대전 대구 수원 공연했고 곧 있게 될 콘서트 준비중이다. 그 나머지는 집에서 클래식듣고 스탭들과 내년 내후년 공연 기획하고. 가끔 미국가서 유명 뮤지컬 봤다. ‘키스 오브 더 스파이더 우먼’ 10번, ‘오페라의 유령’ 9번, ‘미스 사이공’ 9번 봤다.”
―25년 장수의 비결로 ‘느림의 철학’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최정상에 있을 때인 87년 스스로 가수왕을 반납하는 등 속도를 늦추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물론 방송에서 열번이고 백번이고 틀어주면 웬만한 노래는 다 히트한다. 그러나 난 자유롭고 싶었다. 방송에 끌려다니다가는 내 노래가 단명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컸다. 마침 외국을 돌아다니며 대중과 직접 만나는 콘서트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 때 천천히 가자고 다짐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완전히 이 길로 돌아서게 되는데 1,2년, 아니 3,4년 걸린 것 같다. 지금은 방송이 내 활동의 1%도 차지하지 않는다.”
―그동안 낸 앨범 17종이 거의 모두 큰 히트를 기록했다. 대중의 흐름을 읽는 비밀은 뭔가.
“그런 것 없다. 내 마음 흘러가는 대로 맡겨 둔다. 판소리 실험이나 가성 실험도 그런 것이고 요즘의 뮤지컬 사랑도 마찬가지다. 내가 추구하는 음악을 할 뿐이다.”
―80년대에 발표한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 이미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21세기를 살고 있는 느낌은 어떤가.
“실은 먼 미래를 뜻한 것이지 21세기건 22세기건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대중은 그 말에 주목했고 90년대 중반부터는 모든 공연의 필수곡이 됐다. 이번 콘서트 준비모임에서도 나는 그 노래를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다른 스탭들이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해서 또 부르게 됐다.”
―킬리만자로에는 올라 보았나.
“탄자니아정부로부터 감사패도 받고 얼마전에는 문화훈장도 받았다. 또 탄자니아 정부초청으로 킬리만자로를 오를 기회가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정상은 보지 못하고 중턱까지만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김지하와 황지우를 좋아하는 건가, 시집을 좋아하는 건가.
“두 사람을 내가 좋아해서 모든 책을 다 샀다. 김지하시인은 자주 만나고 황지우시인은 만난 적은 없다. 꼼꼼히 읽지는 않고 듬성듬성 보면서 느낌을 구한다. 음악적으로 연결하는데는 시집이 여러모로 좋다.”
―쉴 때는 주로 무슨 음악을 듣나.
“클래식을 많이 듣는다. 어떤 작곡가, 어떤 곡을 딱 정해 놓고 듣는게 아니고 이것저것 집히는 대로 들으면서 느낌이 와닿는 부분을 메모해 둔다. 시집 읽는 방식과 비슷하다. 그런게 쌓여서 내 영감을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하다.”
―본인 앞에 붙는 호칭이 많다. 어떤게 마음에 드나.
“요즘은 잘 모르겠고 옛날에는 ‘작은 거인’ ‘슈퍼스타’가 주로 붙어다녔는데 사실 그런 표현을 들으면 닭살이 돋는다.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심해서 그런 것 같다. 조용필은 그냥 조용필이다.”
―노래방에 가면 무슨 노래를 부르나
“‘울밑에선 봉선화’와 ‘산장의 여인’을 즐겨 부른다. 한국적인 심성이랄까 정조같은게 느껴져 좋다. 물론 흥이 나면 내 노래도 부른다.”
―언제까지 노래를 할 것 같은가
“그런건 와 묻노.”
( 승인배기자 jane@chosun.com ) ( 이한우기자 hwle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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