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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이 바닥 소란스러움을 지켜보면서..

천랸무정, 2002-02-25 00:36:49

조회 수
907
추천 수
5
눈을 뜨고 일어나서 시간을 보니, 오후 한시다.

새벽 다섯시 경에 잠을 든 탓에 머리는 지끈 아프고, 눈은 시큼허니 아린다.
누운 채로 TV리모콘을 집어 들고 누르니, 울산방송 특집으로 '침팬지의 육
아일기'라는 다큐가 나온다. 몸을 일으켜, 화장실가서 오줌누고, 대충 고양
이 세수를 한 다음에 커피물 올려 놓고 다시 TV 앞에 앉았다. 재밌다. 아기
침팬지가 씨익- 하고 웃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감동스럽기도 하다. 인
간만이 감정의 동물이 아닌 것이다. 물이 끓는지, 주전자 뚜껑이 달달 떤다.

얼마 전에 산  머그컵에다 커피 한잔 타 들고 방으로 들어오다가 컴을 보니
문득, 미세 게시판이 궁금해진다. 새벽 5시까지 올라온 글들이며, 덧글이며
심각하게 보았었다. 사람들 필팬들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새벽에 했었다.
고작, 이 정도의 일로 이렇게까지들 진지하게 싸우다니. 무어라, 쓴소리 한
마디 할려다가 이바닥이 더 어지러워질까 지레 겁먹고는 참았다.

올라오는 글이며 덧글들을 보니..
딱 세부류다. 하나는, 진짜 싸우는 사람. 둘은, 싸움을 부추기는 사람. 셋은
싸움을 말리고 진정시키려고 노력하는 사람. 이 중에 제일 미운 것은, 싸움
을 불화를 부추기는 사람들이다. 그네들은 시시비비를 가려내어 누가 옳고
그른지가 목적이 아니다. 그저, 이 소란스런 것이 즐거울 뿐이다.

솔직히 말해서 내 입장은 같이 하면 어떻고, 따로 하면 어떤가이다.
누가 먼저 날짜를 잡았니, 어떠니 가리는 것도 우스워 보이고, 따로 한다하
여 이바닥이 갈라지는 거라는둥, 편가르기 한다라는둥 하는 말들도 쓸데없
는 '기우'일 뿐이라는 것이고, 더나아가서 저런 말들은 은근히 불화를 조장
하는 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이제, 좀 그만했으면 한다.
양쪽(?)의 운영진들은 이미 따로 하기로 결정을 보고는 모임준비에 신경들
을 쓰고 있다. 쓰잘데기없는 실갱이로 모임 준비에 혼선을 주지들 마시라.

운영진이 아닌 우리들이 해야할 일들은 모임준비가 어찌들 잘 되어가고 있
는 지나 알아보면서, 무언가 도움이 될 것은 없는가 알아도 보고 그날에 재
미나게 놀 맘의 준비를 다한 다음에, 스케줄 관리 잘해서 어느 쪽이든 맘이
가는 곳으로 가서, 놀면 되는 것이다.

따사로운 봄이다. 놀자.
일단, 잘 놀아야 친목도 곤곤히 다지게 되고, 그 친목 위에서 18집대박운동
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쌈박질로 허송세월하다간 대박이고 뭐시고간에 이
바닥을 휭-하니 떠나는 사람들만 부지기수로 생길 뿐이다.
그만 하자, 좋은 말로 할때.

필 21 소속 운영진님들은 이번 일을 '시행착오'로 여기시고, 더이상은 분란
을 조장하는 일이나 말은 삼가했으면 한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올해, 그리
고 내년에는 이 일을 계기로 삼아 무슨 일에든 좀 '세밀한'운영진들이 되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위대한탄생의 이상희님이 남긴, 필21 운영세부규정을
만들자는 말에 동의를 표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면서, 동시에 감정을 숨길 줄도 안다. 드러내는 것만
이 능사가 아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간에 대의를 위해, 숨길 때는
좀 숨겨라. 싸움이나 불화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면.

憎 人 面 孔    落 在 酒 杯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은 술잔 속에 떨어뜨리고
증 인 면 공    락 재 주 배

憐 世 心 暘    藏 之 詩 句  세상을 슬퍼하는 마음은 시구 속에 감추어두라.
연 세 심 양    장 지 시 구

말이 길었다. 컴 앞에 앉아서는, 이곳저곳 들르면서 한참 눈을 찌뿌리고 있
다가 이렇게 한글 남긴다. 할 말 다하고 나서,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30분이
다. 이제 뭘 하지?  아, 배가 고프다. 어제 사놓은 돼지고기에다가 김치넣고
볶아서는 먹어야겠다. 쌀 씻어서 전기밥솥에 올리는 일부터 먼저..


천랸무정.
  



  

      
    
      





17 댓글

소금인형

2002-02-25 01:44:52

이햐...저녁 맛있겠군... 맛있게 먹어라~~ 오늘 날씨도 꿀꿀하다 그쟈?

은서맘*

2002-02-25 02:44:11

오리야~그만하자..좋은말로 할때========>무셔워라!~~ㅎㅎㅎ군데..너..혼자사니?~~~가엾오라~~진짜..짝을..만나긴..해야겠다~~~

천랸무정

2002-02-25 02:50:13

아, 인형이 왔네~ 씨익.. 보고잡다. 헷~ 그랴, 오늘 날씨는 꿀꿀허니 놀러가고자븐 맘보다는 집구석에서 커피나 한잔 오독허니 마시고 싶은 날이다. 너두 커피 한잔 타서 마셔 ^^

천랸무정

2002-02-25 02:52:27

희경이 누나~ 뭐가 가엾어요.. (-_- ) 전 혼자 이렇게 사는게 좋기만 하구만. 하고싶은대로 다 하고 살자너. 혼자 사니까, 발가벗고 돌아댕겨도 뭐라 하는 사람없고..^^

은서맘*

2002-02-25 02:53:52

짝꿍이랑 살아두~발가벗구..다닌다구..뭐라 안한다~~메롱~

천랸무정

2002-02-25 03:02:35

엥? 그럼 둘이 같이 발가벗고 돌아댕긴다구요? 에잉~ 망측스러버랑~ 둘이 같이 덜렁(?)거리면 웃기겠다, 장가갈까? -_-;

코스모스

2002-02-25 03:11:10

무정아...하이! 너는 뭐한다구 새벽 5시에 잠이드냐? 워디서 술 많이 묵었나보네...간섭안한다구 넘 그러지 말구.......알았냐? 혼자살면서 음식두 잘하겠네....마누라될사람

코스모스

2002-02-25 03:13:00

좋겄당...혼자살면 편하고 좋긴하지만 외롭지않냐? ...올해는 존사람 만나길 .....여러가지로 힘내구^^ ..놀러함와라..

천랸무정

2002-02-25 03:15:44

앗! 선미야! 반가워라~ ^^* 그랴, 대구에 놀러가야지 꽃피는 춘삼월에 갈께. 그런데 넌 오케 전화를 안받냐? 몇번을 해도 통화 한번 못햇잔아! 너두 전화 골라봤냐? -_-;

필짱

2002-02-25 03:18:49

골라받는 사람끼린 뭐가 통하는모양이군.. -_-;;;

코스모스

2002-02-25 03:45:24

전화온적 없떠...오면 받지 내가 왜 안받겄냐? 참내~~기가차네.골라받을 전화라두 좀 왔음 좋겠당..

필짱

2002-02-25 03:48:23

선미누. 아마도 무정형 다른사람한테 전화하구선 누나한테 했다구 우기눈거얌.. 조심해야해.. 크하하하.. 나 그럼 휘리릭~

코스모스

2002-02-25 03:54:18

짱이 말이 맞는거 같네.아무래두... 이거시 어디다 해놓구선 말여. 치~ ㅎㅎㅎ 우짜든지간에 헷갈리지말고 좀 바로해봐라..나두 총각 전화함 받아보자.알쩨? ^^

새벽이슬

2002-02-25 05:07:29

이곳에서 거의 매순간 머리속을 꿰뚫고 가는 한가닥 찬란한 빛쌀을 볼때가 매번 있다..이런맛에 난 이곳을 떠나지 못하나 보다..앞으로도 난 이곳에서 오랜시간 동안 정다운 사람과 정겨

새벽이슬

2002-02-25 05:09:55

운 이야기와 인생을 세상사를 논하며 이곳을 지킬련다..암튼 여러 많은 부류(?)의 미세 열분들의 생각들을 접하니 세상 보는 눈이 한단계는 업되는 느낌이다..무정님의 지적이 옳다고본

새벽이슬

2002-02-25 05:11:41

다.. 의견의 다름에 불화를 즐기고 싸움을 조장하고 부추기는 부류들이 있다는 말과 사람의 감정을 여밀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것..무정님 잘 지내져??

물망초

2002-02-25 20:13:58

한동안 오고싶지않았는데..무정님말대로 왜들 그렇게 어렵게살려고하는지...무정님글뜻깊게읽었네요..농담만잘하시는줄알았더만,깊이있는글도 잘쓰시고..호호..올핸꼬~옥 장가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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