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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리고 희망 - 2011 대한민국 리포트>

 

조용필 “소록도 사람들이 원한 건 ‘친구’… ‘따뜻한 마음’ 전하고 싶었다”

‘약속대로’ 소록도 무대 다시 선 ‘歌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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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歌王) 조용필(61)이 2009년 소록도를 처음 방문했을 때, 그의 재방문 약속을 믿는 이는 거의 없었다. 무대를 끝내고 돌아가면서 “다시 오겠습니다”고 한 슈퍼스타의 말이 형식적인 인사치레로 들릴 법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소록도를 찾아 위문 공연을 펼친 가수들 중 “또 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이는 그때까지 전무했다. 하지만 조용필은 약속을 지켰다. 그것도 대충 때우기식 겉치레가 아닌,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준비하고 찾아간 정성 어린 방문이었다.

“지난해 어린이날 영국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는데, 단 2곡만 하니까 아무래도 아쉬웠어요. 그렇게 떠나오니 내내 마음에 걸렸고, ‘다시 오겠다’는 약속도 있고 해서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를 좀 했어요.”

지난 15일 조용필은 자신의
밴드 ‘위대한 탄생’과 함께 전남 고흥군 국립 소록도병원 우촌 복지관을 찾았다. 출발 전부터 조용필은 머릿속에 소록도 공연 밑그림을 그렸다. “정식 무대나 공연을 생각하고 간 건 아니었어요. 공연을 일반 무대처럼 하지 말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재미있게 띄워보자는 생각이었기에 악기도 줄이고 앰프도 축소해서 간 겁니다. 소극장 무대 같은 개념이라고나 할까요? 어쨌든 사람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자는 모토로 공연을 했습니다.”

조용필은 소록도 공연에 앞서 15년 전쯤 올랐던 소극장 무대를 떠올렸다. 그때보다 훨씬 관객과 가까워진 무대에서 그는 열창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허공’ 등 10여곡을 1시간에 걸쳐 관객과 호흡했다. 조용필은 노래 중간, 그리고 노래가 끝난 뒤 객석으로 뛰어들어 얼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한센인 300여명과 일일이 손을 잡고 포옹하고 어깨동무를 하며 그들과 친구가 됐다. ‘친구여’를 부를 땐 그곳에 모인 모든 이들이 함께 울었다. 톱스타가 보내는 따뜻한 말 한마디, 자신에게 평생 손 한번 건네줄 것 같지 않던, 멀게만 느껴지던 슈퍼스타의 스스럼없는 몸짓이 꾹꾹 억눌렀던 한센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것이다. 공연을 지켜본 한센인 대표는 “연예인이 간혹 소록도를 방문해도 자신의 ‘할 일’만 하고 미련없이 떠나버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조용필씨는 진정어린 마음으로 우리를 대했다”며 “(그분이) 그렇게 따뜻한 사람인 줄 미처 몰랐다”고 했다.

조용필은 음악에 대한 프로근성 때문에 곧잘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곤 한다. 사운드나 조명, 심지어 곡 순서까지 완벽함을 추구하는 음악적 고집과 냉정함은 늘 그를 ‘차가운 스타’ 이미지에 묶어두기 일쑤였다. 대중에 비친 그의 이 같은 인상을 설명하자,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서 저를 처음 본 사람들은 차갑다고 얘기하지요. 지내고 보면 따뜻하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사실 처음부터 다정한 인상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아요.”

기자가 10년간 곁에서 지켜본 조용필은 말수가 적고 설령 말을 하더라도 내뱉은 말만큼 행동하고 책임을 지는 아티스트였다. 무엇보다 그는 음악 얘기를 무척 좋아했다. 분위기가 서먹해도, 음악 얘기를 꺼내면 바로 “한잔 하자”며 분위기를 돋우는 호쾌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용필은 젠체하거나 먼저 나서기를 극도로 싫어한다. 그가 40년 이상 대중음악계 슈퍼스타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이 잘하고 열정을 갖는 ‘음악’ 이외의 분야에 함부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록도 공연이 사전에 비밀에 부쳐진 것도 드러내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그의 성격 탓이었다. “생색내는 것처럼 비칠 것 같아” 지인에게도 알리지 않았던 그다.

소록도 재방문을 계기로 그의 남다른
기부 정신이 궁금했다. 기부·자선 얘기가 나오자, 조용필은 예상대로 말을 아꼈다. 두세 차례 끈질기게 조르듯 되물었다.

“소록도에는 다른 사람들과 평생 격리돼서 사는 환자들이 굉장히 많아요. 50년에서 70년 동안 소록도에만 머무르며 힘든 인생을 사신 분들이죠. 그분들께
용기를 주고 싶었어요. 지난해 제가 다녀간 뒤로 제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머릿속에 그려지더라고요. 생각해보니 그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건 돈이나 생활용품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이었어요. ‘우리 모두 다 똑같은 인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센인들이 공연 보러 카트 차 타고 오는데, 주변 사람들이 서둘러 비켜가는 걸 보고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들에겐 진정 마음을 나눌 친구가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악수도 하고 포옹도 하며 용기를 주고 싶었어요. 어떤 의미에선 제 나름의 ‘마음나눔 기부’라고나 할까요.”

소록도에서 따뜻한 마음이 통하는 ‘나눔 기부’를 한 조용필은 그간 알게 모르게 수없이 많은 물질적 기부에 참여해왔다. 2003년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더 히스토리(The History)’ 수익금 가운데 5000만원을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해 내놓았다. 2004년엔 심장재단에 20억원,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1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2006년 전국 투어 콘서트 수익금 1억5000만원도 국제백신연구소에 전달했다. 지난해 가왕은 콘서트 수익금을 소아암 환우들을 위해 남몰래 기부했다. 조용필은 이 사실 역시 알려지길 원치 않았으나 공연기획사측이 언론에 공개하는 바람에 500여명의 소아암 어린이들이 치료받을 수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기부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아암 환우 1명에게 최소 500만원의 치료비가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25억원 이상 기부한 셈이다. 조용필은 “조용히 하고 싶어도 자꾸 알려져서 많이 쑥스럽다”며 “지금도 그렇지만 기부 사실을 알리는 건 내 체질상 맞지 않는다”고 했다.

조용필의 기부 열정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조용필 장학재단’이다. 좀처럼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이 장학재단은 2009년
설립됐다. 처음엔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재단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초·중·고·대학생 등 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재단으로 몸집을 키웠다. 지금까지 매년 40~50명의 학생들이 이 재단으로부터 학자금을 받아 학업의 꿈을 이뤘다.

“굉장히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비를 대주는 일을 해요. 빈곤자이거나 부모가 없거나 편부모 밑에서 생활하는 학생들 중 지방자치단체의 추천을 받아 우리 장학재단에서 심사한 뒤 지원해주는 형식이에요. 제가 해온 기부들 중엔 아이들에게 특히 관심을 보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린이들이 결국 꿈이자
미래잖아요. 또 소아암 환우의 경우 태어난 지 1년이나 2년밖에 안된 아주 불쌍한 아이들이 많아요. 이젠 아이도 중요하지만, 노인이나 병자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록도도 그런 차원에서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지요.”

조용필은 장학재단 설립때 재단식 축하파티조차 열지 않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왜 축하연을 열지 않았느냐’고 억울한 항의를 하는 지인들도 많았다. 조용필은 이들을 향해 “차라리 그런 돈으로 (소아암) 환우들을 도와주는 게 낫다”고 딱 잘라 말하기도 했다. “소아암이나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은 치료비가 엄청 많이 들어가요. 그래서 콘서트 수익금을 기부로 낼 때도 병원의 협조를 꼭 구하는 편입니다. 다행히 병원측이 흔쾌히 수락해서 그나마 많은 아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부 활동 공개에 늘 난색을 표하는 조용필에게 ‘왜 알려지는 게 싫으냐’고 물었다. “꼭 드러내야 하는 법도 없잖아요? 사실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가 더 많아요. 뭘 했다고 하면 꼭 생색내는 거 같고…. 알리면 후원자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냥 하고 싶을 때가 더 많아요.”

조용필에게 기부 얘기를 좀 더 듣고 싶었지만, 그는 어느 순간 “이제 그만합시다”며 선을 그었다. 더 이상 조르면 그가
수용하기 힘든 ‘생색’의 경계를 넘어갈 것 같았다. 그 같은 불편함을 덜어내기 위해 다시 음악 얘기로 돌아왔다. “이번 무대의 사운드는…” 전국 투어공연을 준비 중인 가왕의 얼굴에 미소가 한아름 번졌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출처: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104270103353003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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