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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합니다.

아낙네, 2004-12-28 19: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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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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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른 아침, 아직 방학을 하지않은 큰애는 학교에, 남편은 직장에 데려다준 후 집에 돌아와 커피 한 잔과 함께 안방의 컴퓨터를 켰습니다.
그리고 필방송국을 클릭하여 음악을 듣고 있는데 어디선가 난데없이 들려오는 필님의 다른 노래.
작은애가 아낙이 좋아하는 필님의 목소리로다 오디오를 켜놓았지 뭐예요.
아이 좋아라~~
작은애 방에 있는 오디오의 스피커를 거실과 연결해 놓은 터라 그 소리, 엄청 큽니다.
그나마도 아낙이 볼륨을 크게 해놓고 듣는 터라 그걸 아는 아들놈도 ㅎㅎ
아 물론 앞집 뒷집 눈치 볼 일 없는 시골집이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뒤에는 배나무와 감나무가 많은 과수원이고요...
아들는 지금 뭐하는 지 궁금한 분 손 들어 보세요.
뭐 하냐구요?

엄마에게 먼저 점수를 따 놓은 이 놈...
슬금슬금 안방으로 기어와 제게 찡긋~! 윙크를 보냅니다.
그려그려...
엄마가 네 맘 잘 알제..

몇 년 전인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많이 오그라든 몸들을 펴주느라 13군데를 수술한 적이 있었지요.
가슴에서부터 발끝까지 꼼짝마~! 라며 깁스를 하고 누워 있는데 참말로 보기 안스럽더라구요.
여기저기 아프다며 징징거리고,답답하다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보다못한 남편이 어느 날엔 컴퓨터 모니터를 거실 바닥에 내려놓더니 마우스를 아들 손에 쥐어 주더군요.
전에부터 컴퓨터를 장난감 삼아 놀던 아들의 입이 귀에 걸려...평소에도 입큰 개구리라 불릴 정도로 크던 입이 더 벌어진 건 말할 것도 없구요.
그런데...그 때...남편이 잠깐의 판단착오로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겨울 방학때였으니 아직 덜 큰 아이에게 가다 서다를 가르쳤으니...
몸이 불편하니 시력도 좋지 않아 평소에 공부에 의욕이 없는 아이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하여라니 할 말 없지요.
아빠덕분인 지 여하튼간에 가다서다의 점수계산은 잘 하더구만요.
아들을 잘 둔 덕에 그 때까지도 동양화 짝도 못맞추던 아낙마저도 가다서다의 열성팬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다서다의 늪에 빠진 가족.

필님의 18집에 담겨 있는 노래가 들려옵니다.
지금은 <꿈의 아리랑>를 듣고 있습니다.
가슴 벅차오르던 지난 빛고을공연이 떠오르는군요.
조금만 더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 하던 필님의 옷자락 ...

아아...오늘은 아들을 잘 둔 덕에 필님의 노래를 실컷 듣게 되는군요.
아이 행복해~!
오디오에서 들려오는 필님의 목소리로다 세 개의 시디를 다 들을 때쯤에 다시 올게요~

아낙이 무척 좋아하는 <생명>을 들으며...

필가족 여러분들 즐거운 날, 행복한 날 되세요~!

6 댓글

유니콘

2004-12-28 19:09:53

아낙언니!
참 올만이다..
언니가 무지하게 행복하다니...... 나또한 행복해진다.....
필님의 부드러운 노래를 들으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또 내년을 맞을꺼라 생각하니...... 으매 좋은거.....
언냐.... 내년에도 언니 가정에 행복한 일만 있기를.......^^*

부운영자

2004-12-28 19:10:59

아낙네님의 행복이 묻어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필님 16집 '일몰'가사에
"차 한잔에 마음 묻고 살아도 되려만..." 이란 가사처럼
지금 마시는 차 한잔에도 행복할수 있다고 생각을 해봅니다.
똑같이 처해진 상황속에서 누구는 행복하다고 느끼고
누구는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때 행복이란 그 사람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것이 아닐까요? 지금 아낙네님의 마음속에 있는
그 행복처럼 말입니다. 모두 모두 며칠 남지 않은 2004년의 마지막을
행복하게 장식하시길 바랍니다. 저역시도 오늘은 차한잔에도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MiZi라는 이 공간에 함께 한다는 하나만으로도...

아낙네

2004-12-28 22:04:01

유니콘 잘 지내지?
2004년을 보내면서...아쉬움 하나를 꼽으라면 필님의 콘서트때 유니콘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 물론 아낙이 공연장에 자주 가지 못하는 이유가 크지만...
내년에는 필님의 콘서트때 유니콘의 모습을 보았으면...
우리 만나는 그 날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
늘 따뜻한 말로 챙겨줘서 고마워~!


미지 부운영자 짹짹이님..
미지 이곳저곳에서 묻어나는 짹이님의 필님에 대한 열정.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부럽기까지 하군요.
내가 드러내놓고 하지 못하는 것들을 척척 해내는 짹이님...정말 고맙습니다.




필사랑♡영미

2004-12-28 22:05:48

가다서다...<--뭔 말인가 했네요...고스톱 말하는거죠?..
아낙네님의 행복해 하시는 모습 눈 앞에 그림처럼 펼쳐지네요.
늘 미세와 함께...오빠와 함께...행복하세요.
새해에도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아낙네

2004-12-28 22:54:46

휴~ 하마트면 연탄불 꺼질 뻔 했네요 ㅎㅎ
시골집으로 이사를 하니 기름보일러가 부담이 되어서 연탄으로 바꿨더니만 시간 맞춰서 연탄을 갈아야 하니...

필사랑♡영미님...
하트가 들어간 영미님의 닉네임이 눈에 확 들어와 영미님의 글을 찾아 읽던 때가 생각나네요.

가다서다를 하는 작은애의 모습을 쓰고 난 후에 아차~! 싶었답니다.
아이가 고스톱만 즐기는 게 아닌데...
처음엔 자판연습으로 시작하여 마우스로 클릭 가능한 것은 뭐든 지 눌러보고 때론 인터넷으로 공부도 하고, 마무리는 고스톱으로다 ㅎㅎ

영미님도 남은 2004년 마무리 잘 하시고,
새로운 한 해...함박웃음이 가득한 날들이기를 바랍니다.



하얀모래

2004-12-29 04:02:12

나도 가다서다가 몬가 했었느데..
글 아래까지 쭈욱 읽고 나서야 아하.. 했어요 ^^;
아낙네님의 열심히 사는 삶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늘 행복한 가정이 되시길 바라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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