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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 모이는 음악축제 만들어요”
“내가 만들고 싶은 게 있어요. 코리안 뮤직 페스티벌이야. 오늘 온 가수들 다 출연하는 걸로 알고, 우리가 한번 하면 몇 십만 아니 백만 명도 모인다는 걸 보여주자고요.”
“우와~, 오케이, 로큰롤! 용필이형 귀여워요~.”
5일 새벽 1시, 서울 청담동의 한 라이브 클럽. 50평이 넘는 널찍한 공간이 익숙한 얼굴들의 익숙한 목소리로 터져나갈 듯하다. ‘가왕(歌王)’ 조용필이 후배 가수 30여명을 모아 놓고 개최한 ‘신년회’ 자리. 4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행사에는 이문세부터 이은미, 신승훈, 김현철, god의 김태우·박준형, 드렁큰 타이거, 싸이에 이르기까지 장르, 세대를 불문한 한국의 대표적 가수들이 어우러져 밤새 노래하고, 술잔을 기울이며, 정담을 나눴다.
시작은 조용했다. 하지만 조용필이 5개 테이블을 돌아가며 모든 후배들과 술잔을 한 번씩 부딪친 뒤 분위기는 고조됐고, 노래방 기계 반주에 맞춰 후배들이 즉석 라이브 공연을 펼치며 폭발했다. 김민종의 ‘꿈’, 싸이의 ‘챔피언’, ‘여행을 떠나요’ 등에 이어 이은미가 ‘모나리자’를 불렀다. 그는 “예전에 조용필 선배님과 한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는데 영광이었다”며 열창했다. 껑충껑충 무대를 휘젓는 이은미를 패닉의 이적이 올라가 끌어안았다. 옆에서 김종서는 드럼을 쳤다. 빅마마가 ‘밤이면 밤마다’, ‘남행열차’ 등을 부르자, 조용필도 무대에 올라가 후배들과 춤을 추기 시작했다. 후배들 연호 속에 마이크를 잡은 조용필, 노래에 앞서 차분하게 자기 얘기를 풀어냈다.
“노래하는 사람은 항상 대중에게 즐거움을 줘야 돼요. 그런데 오히려 우리가 대중을 두려워하면서 자꾸 멀어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콘서트에서 라이브로 승부를 걸어야 진짜 가수죠. 쉽지는 않아요. 나도 90년대 초반 TV 출연을 안 하겠다고 하고 콘서트를 시작했는데 3년 동안 사람들이 안 오더라고요. 마음 고생이 심했어요.”
조용필은 이어 조성모, 이현우, 김종서 등과 함께 ‘단발머리’를 불렀고, ‘친구여’를 부르며 후배들과 눈을 맞췄다. 신승훈은 “제각각 활동하는 가수들은 이렇게 한데 모이기가 힘든데, 오늘 보니 방송사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기쁨이 눈에 가득하다”고 했다. 드렁큰 타이거는 “저 같은 비주류 C클래스 연예인도 여기 낄 수 있었다. 너무 행복하다”며 랩을 선보였다.
최승현기자 vaidale@chosun.com
입력 : 2006.01.05 19:17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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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chosun.com/national/news/200601/20060105046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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