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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공연 가신 어느 분의 이야기 - 꿈만같다.

우주꿀꿀푸름누리, 2013-06-05 08: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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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보셨었겠지만.. 올려 봐요.

.....

조용필 콘서트에 다녀 왔습니다.

그동안 저에게 콘서트는 늘 만만치 않은 가격때문에 제 돈주고 다녀오기 머뭇거려져서  

어쩌다 지인에게 받는 초대권이나 방송에 응모한 사연이 당첨되어 다녀온게 전부였습니다. 

물론 콘서트를 못갈정도의 형편은 아닙니다만 돈의 가치와 가성비를 따지며 사용하기때문에 

콘서트는 사실상 언제나 가기 쉽지않은 장소였습니다. 

그러다가 2~3년전부터 조용필 콘서트는 한번쯤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명색이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고 나이먹어가는 가왕의 모습을 보며 

언젠까지나 노래부를수 있는것도 아니기에 가왕이 기력있을때 노래부르는 모습을 꼭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콘서트 입장료를 검색해보았는데 높은 가격에 아무래도 가지못할곳이 아닌가 생각하며 아쉬워했습니다. 

그리고 올초 설날... 

어머니와 함께 TV를 보다가 조용필 콘서트를 가고싶다고 지나가는 말로 했을뿐인데 

어머니께서도 조용필을 꼭 한번 보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시골에 사시면서 볼수있는 가수라고해봐야 기껏 전국노래자랑에 나오는 변방의 가수들 뿐이니 

어디 이름난 제대로된 가수를 볼일이 있었을까요. 

더군다나 어머니께서는 콘서트를 가본신적도 없고 아직도 일을 하고 계셔서 변방의 가수들 조차 보기 힘든 상황이랍니다. 

그때 결심했습니다. 

 

비싼 티켓값에 아쉬워하며 갈일이 있을까나 싶었는데  

어머니하고 함께 간다면 비싼돈을 들여서라도 좋은 구경 한번 시켜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 뒤로 틈틈히 언제 콘서트가 있을까 하고 검색을 해오다가 

5월경에 새앨범을 내고 2년만에 콘서트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3월달에 콘서트 일정이 잡히고 4월 3일날 콘서트 예매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광클릭 덕분에 어렵게 무대와 가까운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콘서트 티켓값은 312,000원... 

좀 비쌌습니다. 

아니 많이 비쌌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6월 1일을 기다려왔습니다. 

4월말에 한차례 심한 감기를 앓은 저와 어머니는 온전한 몸으로 공연관람을 하기 위해서 

몸관리도 잘 하며 컨디션 조절까지 하면서 공연을 기다렸고 

예매한지 두달만에 콘서트 전야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께서는 버스타고 상경하셔서 제가 사는 집으로 오셨습니다. 

모처럼의 나들이인데다가 다음날 있을 공연에 한껏 들뜬 어머니께  

좀 더 좋은 하루를 만들어드리기 위해서 한정식 식당을 예약하고 동생들도 불러서 함께 외식도 시켜드렸습니다. 

입고오신 옷도 더워보여서 시원한 옷으로 몇벌 사드렸더니 좋아하시더군요. 

공연은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하는데 승용차로 이동하면 길이 막힐것이 걱정되어서 

1시간 반 걸려서 지하철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지하철도 언제 타셨는지 기억도 안난다고 하시기에 

어머니 손을 꼭 잡고 함께 이동하며 에스컬레이터도 조심스럽게 오르시게 했고 

지하철 개찰구에 카드대고 통과하는 방법도 알려드리면서 차근차근 함께 이동하였습니다. 

그렇게 체조경기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더라구요. 

어머니하고 저는 입장하기전에 기념품 부스에 가서 어머니가 사용하실만한  

에코백과 타올을 구입하여 집에 두고 오늘 공연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야광팬 두자루를 구입하여 드디어 공연장에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콘서트장이라는곳에 오신 어머니는 입장하자마자 탄성을 내시며 공연장 시설에 놀라하시더군요. 

입장한지 20분이 지나 가왕 조용필이 등장을 하고  

그로부터 2시간 30분간 40여곡의 노래를 부르며  

화려한 레이저와 그래픽으로 장식된 공연장에서 가왕의 실체?를 확인시켜 주는 동안 

어머니께서는 단 한곡도 쉬지않고 일어서서  

야광봉과 팬클럽에서 준비한 인쇄물을 흔들며 스텐딩으로 공연을 즐기시더군요. 

아직 어머니와는 단 한번도 함께 노래방을 가보지 못했기에 

어머니께서 이렇게 흥이 많으신줄 몰랐습니다. 

그야말로 아이와 같이 마음으로 공연내내 즐겁게 보내시는거 같았습니다. 

준비된 모든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공연장 앞에있는 조용필 공연배너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면서 어머니께 어땠냐고 물어봤습니다.

 

 

꿈만같다...

 

 

어머니는 저에게 이시간이 꿈만 같다고 하시더군요. 

난 아직 꿈만 같은 경우를 만나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어머니께서 꿈만 같다고 하시는데 가슴이 뜨거워지더군요.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공연 장면을 다시 떠올리시면서  

여운이 가시지 않은듯 들떠서 아까의 상황을 곱씹어 말씀을 하시더군요. 

정말 다행이였습니다. 

비싼돈이 들기는 했지만 이토록 즐거워 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공연보신 자랑을 하시고 

집에 들어오시고나서도 한참을 조용필 콘서트 이야기로 통화 하시더군요. 

한편으로는 왜 진작 모시고 오지 못했나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렇게 좋아하실줄 몰랐는데... 

3남매 다 서울로 보내놓고 시골에서 홀로 사시면서 얼마나 적적한 세월을 보내셨길래 

오늘 이토록 서울나들이에 즐거워 하셨나 생각해보니  

참 마음이 져리도록 조여왔습니다. 

잘 해야겠습니다. 

더 잘해야겠습니다.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보더 더 빨리 나이 들어가시는 어머니 모습을 보면서 

큰 효도는 못하더라도 좀 더 세심히 마음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뿌듯함보다 더 죄송스러운 하루였습니다. 

여러분들도 혹시 부모님과 함께 공연갈 기회가 된다면 꼭 함께 가보세요. 

여자친구와 함께 가는 것 이상의 좋은 시간이 될거라 생각됩니다. 

공연장을 다녀온지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말만은 귓가에 맴도네요.

 

 

꿈만같다...

 

 

더 잘하겠습니다.  

어머니...

 

http://dongkwan.net/188536588

 

 

 

20 댓글

필짱™

2013-06-05 08:23:59

아 우리 어머니께도 함 보여드려야 할텐데 ㅠㅠ

땡순어미

2013-06-05 09:20:23

한번 갈거 두번 가겠지 ㅋㅋ

하얀모래

2013-06-05 08:24:19

효녀시네요 ㅜ.ㅜ

우주꿀꿀푸름누리

2013-06-05 08:44:52

이 글쓴 주인공이 남자 같지 않나요 ?  ㅋㅋ  ...

필짱™

2013-06-05 08:46:20

여자같은데요 ㅋㅋ

우주꿀꿀푸름누리

2013-06-05 08:48:56

그런데 .. 나와  필그린님은  자꾸만 남자로 생각될까요.   주소로 가봐도 남자같구..... ㅎㅎ

꿈이좋아

2013-06-05 08:51:00

블로그 가보니 남자분이네요....~~~.. 더욱 뭉클합니다...^^

저도 여자분인줄 알았는데....

하얀모래

2013-06-05 08:46:57

무슨 근거로요? 여자일 수도 있는거지요. ㅋㅋㅋ

난 왜 당연히 여자라고 생각했을까낭..

우주꿀꿀푸름누리

2013-06-05 08:50:43

하나의 글로도 다른 생각이 드네요. ㅋㅋ 서동관이란 분이  여자 이름같지는 않거든요. ㅎㅎㅎ

필조

2013-06-05 08:37:39

울 동생들 데리고 함 가야겠다.

우주꿀꿀푸름누리

2013-06-05 08:55:25

동생분들까지 챙기시려면  엄청나겠는데요.  ^^

필사랑♡김영미

2013-06-05 09:03:15

참, 꿈만같다...^^ 제 귀에도 그 말이 들리는 듯 하네요...

예전에 40주년 대구공연 때 저도 엄마 모시고 가족들과 공연을 봤었는데..

울 엄마도 그렇게 좋아하셨는데...세상에 나서 이렇게 좋은 구경은 첨이다고 하셨던 거 같아요. 첨엔 안 올라오시겟다고 하시더니..

다른데 외국 여행이나, 좋은데는 다 가보셨어도...그런 풍경과는 또 다른 볼거리라면서...

사실, 시골에 사시는 분들은 티비 말고는 제대로 된 문화 생활이 어렵긴 해요.

늘, 6월쯤이면 엄마 생신이 끼여 있어서..공연투어중에 한 곳은 늘 빠지게 되는데....이번에도 어김없이....의정부가 너무 맘에 걸리네요..ㅠ.ㅠ

 

 

글구, 난 이 글이 남자분이 쓴 글 같은데....어디서 여자의 향기가 나는지..ㅎㅎ

우주꿀꿀푸름누리

2013-06-05 09:09:27

예전에 얼핏 들었던거 같은데... 핫도그는 몇시간만에 꺼지지만

추억은 평생을 가는거니깐... 좋았겠어요.^^

 우리 부모님은  하두 옛날 분이라서... 정말 어려울듯 .. ㅠㅠ

아낙네

2013-06-05 09:22:06

누리님...
재작년 성남공연때 친정 부모님이랑 같이 갔는데...
저보다도 더 좋아하시더라구요 ㅎㅎ
친정엄마가 39년생..
자리에 앉지도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서서 야광봉을 흔드셨다는 ㅋㅋ
여기저기서 오빠~ 오빠 부르니 친정아빠가 하시는 말씀이...
조용필보다도 더 나이가 많겠고만 오빠래~ 하시며 질투를 ㅎㅎㅎ

우주꿀꿀푸름누리

2013-06-05 09:32:01

질투를... ㅋㅋ

하얀모래

2013-06-05 09:08:08

블로그를 보니 남자분이 맞네요. ㅎㅎㅎㅎㅎ

내가 여자라 여잔갑다 했나벼. ㅋㅋㅋㅋ

우주꿀꿀푸름누리

2013-06-05 09:12:46

......  저도 가끔 그래요. &&  ^^ 

 내가 생각하고 싶은 것 , 보고싶은 것을  위주로 생각할때가 있거든요. ^^

지원맘

2013-06-05 17:26:40

울 엄마는 금요일 3층에서 보여드렸는데 ᆢ울 딸 덕분에 넘 좋았다고ㅎ담엔 앞자리 보여드려야지!!몇 년전에 아빠랑 나란히 2층 예매해드렸는데 엄마는 서서 즐기고 싶은데 아빠는 계속 앉으라 하셔서 요즘엔 엄마티켓만 준비해요ㅎ아빠도 늘 울 나라 가수중에서 조용필이 최고라 말씀하시죠^^

우주꿀꿀푸름누리

2013-06-05 17:57:08

어머님이...효녀라고  친구분들에게  자랑하실듯 ^^

유현경

2013-06-05 21:48:48

 이글 보니 코끝이 찡 해지네요. 부천 체육관에서 하실때 친정부모님 모시고 갔더랬는데  셋째줄에 앉아서 스탠딩하시며 굉장히 즐거워 하셨어요. 나오시면서 "우짠다냐. 외로워서..." 하시며 오빠 걱정하시는 엄마. 그렇잖아도 올 공연 한번 모시고 가려 했는데...시부모님도 걸리네요. 명색히 조용필 팬 시부모님이신데... 큰일 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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