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공연을 보고 나면 저 혼자 몇 달간 애를 먹습니다. 오빠의 공연으로 인해 남은 여운으로 오빠앓이를 심하게 하죠. 오빠의 공연은 삶의 행복입니다. 오빠의 공연을 보는 동안, 그 안에 함께 하시는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이 행복한 기분으로 공연을 즐기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그런데 공연 후기에서 질서를 지키지 않아 짜증나고 힘들다는 글을 자주 접합니다. 저 또한 공연장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서로 즐기기 위해서 온 자리인 만큼 감정을 상할 일은 만들고 싶지 않죠. 그래서 되도록 자리에서 이탈하지 않고 앞 뒤 사람에게 항상 먼저 인사를 합니다. 공연을 보는 것이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은 지금, 그 안에서 지켜져야 하는 질서가 있다고 저도 생각을 합니다.

  다만, 빠른 템포의 즐거운 음악이 흘러나올 때 가만히 앉아서 노래를 듣기만 하는 것이 공연 문화를 질서있게 만든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오빠의 노래를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오빠 또한 함께 음악을 즐기기를 바라실 것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스텐딩을 하여 두 발로 음악을 느끼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13년 공연에서는 너무 지나치게 일어나지 못하게 하니 이곳저곳에서 언성이 높아지고 불쾌해 하시는 분이 참 많았습니다. 서로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최소한의 질서만 지켜준다면 일어서서 오빠의 노래를 감상하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어보입니다. 자리를 이탈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또 공연 때는 자신의 자리에서 열정을 가지고 일어나 함께 음악에 취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번 대구 공연에서 제 앞에 앉아 계신 분들은 70대 초반에 인자하신 노부부셨는데 제가 먼저 인사를 드리고 '즐기다 가셨으면 합니다.'라고 말씀 드리니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빠른 노래가 나오자 우물쭈물 하시던 노부부께서는, 동생이 먼저 '일어나셔도 괜찮아요.' 라고 말씀드리니 기쁜 얼굴로 일어나셔서 음악을 함께 즐기셨습니다. 함께 시간을 나누는 두 분을 바라보니 눈물이 맺히기도 했습니다. 저도 미래에 노부부처럼, 오빠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그렇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도 생기고요. 콘서트를 마치고도 인사를 나누고 밝게 헤어졌는데, 정말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았습니다.

  이번 대구 공연은 정말 멋지고 끝내주는 공연이었습니다. 오빠의 아이컨택도 받고, 가까이에서 본 오빠의 모습도 좋았습니다. 물론 그렇게 즐길 수 있었던 것에는, 무작정 금지만 하는 것이 아닌 서로 배려하는 태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겠죠.

  마지막으로는 오빠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제가 사정이 있어서 광주 공연은 포기했는데 오빠의 손가락이 저를 향해오고 미소지어주셨을 때, 광주를 갈거라는 마음이 들었고, 집에 와서는 바로 표를 검색했습니다. 오빠는 참 대단한 분이시죠. 포기했던 마음도 미소 한 번으로 바꿔주시고 말입니다. 평생 가수라고 한들 오빠밖에 모르는 일편단심 해바라기로 만드십니다. 항상 좋은 공연 많이 보여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희도 함께 열성적으로 즐기고 말이죠! 오빠의 팬이 될 수 밖에 없는 음악을 들어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