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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서 두번째 대형무대 준비하는 조용필]
"뮤지컬을 보고 있으면 또 다른 의욕 솟아요"
가수라면 누구나 자신이 설 무대의 격조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지만 조용필(50)의 욕심은 좀 별나다.
지난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공연했던 그는 올해(11월 9~14일 오후 7시 30분)도 그 무대를 고집했다.
해마다 열차례 정도 디너쇼를 열어 그가 "이 공연을 위해 다른 공연을 꾹 참아 왔다" 고 털어놓을 정도로 예술의전당 공연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그런데 왜 뮤지컬 무대를 고집하는 걸까. 무대장치와 조명까지를 공연의 중요한 요소로 보는 그의 예술관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저, 뮤지컬을 참 좋아해요. '라이언 킹' '미스 사이공' 등 틈만 나면 브로드웨이를 찾아 공연을 봤죠. 볼 때마다 극의 성격에 맞게 절묘하게 조절되는 조명과 음향 등이 정말 탐났어요. "
그는 뮤지컬이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형식이라면 뮤지컬 무대에도 서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고 한다.
"무대에 서온 게 어디 하루 이틀입니까? 정말 똑같은 무대에 수도 없이 서봤죠. 갈수록 '정말 이런 공연을 계속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어요. 그런 닮은꼴 공연, 이젠 졸업하고 싶어요. "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연도 좋지만 신곡은 없이 연중행사 하듯 이벤트성 공연을 반복하는 '왕년의 가수' 는 때론 팬들을 슬프게 만든다.
40~50대의 나이에도 뮤지컬.영화 등을 통해 새로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엘튼 존과 필 콜린스 등을 떠올리면 우리도 그런 음악인이 그리워진다.
"열여덟번째 음반을 내년 5~6월쯤 선보일 계획입니다.
70~80년대 록 스타일에 현대적인 패턴을 가미한 곡들이죠. 요즘엔 시간 따위 정하지 않고 압박감 없이 일해요. "
긴 여행을 계속하려면 '여유' 와 '휴식' 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그는 오래전에 터득했다고 한다.
TV에서 자주 볼 수 없으면 "그 사람은 이제 끝났군" 하고 단정짓는 사회 분위기를 모르진 않지만, 10년 전부터 의도적으로 활동의 속도를 늦추고 방송 노출을 줄여왔다.
그 나름의 롱런 전략인 셈이다.
"1년에 한번씩 음반 내고 방송 활동에 주력하는 것, 신인 때나 하는 거죠. 한참 정신없이 내달리다 보면 인기도 얻게 되지만 사람은 누구나 고비를 만나게 됩니다.
그때 균형을 잡지 않으면 롱런이고 뭐고 없어요. 방송에 얼굴 비추고 싶다고 제가 퀴즈 프로에 나가서 낱말 맞추기를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방송이 가수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그보다는 먼저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알아야죠. 나는 가수이지 방송인이 아니니까요. "
이번 공연의 제목은 '고독한 러너' . 그는 "내가 '고독한 러너' 가 아니라 이 시대 사람들이 다 그렇다는 뜻" 이라며 "회상과 아울러 새로운 도약의 의미까지 생각게 하는 무대로 꾸밀 것" 이라고 말했다.
사계절을 주제로 무대와 영상을 꾸미고 각 계절에 맞는 곡들을 들려줄 계획. 26곡 정도 부를 이 공연의 연출은 표재순.진필홍 등 중견 연출가들이 맡는다.
후배들에게, 그리고 현재의 가요계에 대해 할 말도 많을 듯한데 정작 질문엔 "내가 어떻게 감히…" 라며 뒤끝을 흐렸다.
그래서 그를 가까이하고 있는 한 공연 관계자에게 물어보았다.
"지겹게 불렀을 곡들인데도 마치 처음 부르는 것처럼 연습을 거듭하는 모습에서 대단한 열정이 느껴집니다.
그뿐인가요? 객석 이곳저곳에 옮겨 앉으며 음향과 조명을 점검하는데, 정말 빈틈 없어요. "
만들어지는 가수가 판을 치는 요즘 가요계에선 참으로 접하기 어려운 열정이다.
02-780-6400.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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