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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의 시각에서본 YP(2) - "

이미경, 2000-12-28 06:30:21

조회 수
588
추천 수
8
제 목 : [조국근대화] 근대화의 시각에서본 YP(2)

지난번 글의 거의 후반부에 하던 이야기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지난번에 제가 하던 이야기의 마지막은 아마도 YP로인해 세계적인
대중음악의 흐름과 한국의 대중음악의 흐름간에 가장 격차가 적어
진 것이 바로 80년대초반이었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
다. 오늘은 그 이야기에 이어서 음악적인 면- 이 것은 음악의 내
부적인 문제를 한 가지 짚어보고 다음의 이야기로 넘어가도록 하
겠습니다.


기타를 조금이라도 쳐보신 분들은 아마도 아실 것입니다.-뭐, 사
실 이건 지극히 제 주관에 비추어 이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흔히들 이야기하는 기타의 코드중에서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환상
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코드를 꼽으라면 대부분 메이저 세븐 이
라는 코드를 떠올리실 것입니다. 영어로는 M7이런 식으로 표기합
니다. 다들 아신다구여? ^^;;;


YP의 팬들이라고 자부하신다면 다들 아시겠지만 이 코드를 국내
대중음악에 가장 먼저 도입한 사람이 바로 YP라는 것입니다. 어떤
곡이냐구여? 아마 다들 잘 아실것입니다만, 그 이름도 유명한 곡
이 있습니다. '고추잠자리'라구하는...


이 것은 많을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지도 모르지만 한국 대중음악
에 있어서의 일대 혁명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즉, 이런 음악적
시도로 말미암아 한국 가요계의 가장 큰 멍에와도 같았던 이른바
오버그라운드 음악내에서의 왜색이라는 문제에 대한 곱지않은 시
선들을 떨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YP의 음악
에서도-나중에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올 것 같습니다만- 왜색이라
는 논란이 많았었던 것 역시 사실입니다. 하지만, 콜럼부스의 달
걀처럼 이러한 시도를 알면서도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면
에서 무시할 수 없는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위의 이야기가 참고가 되셨기를 바라면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갑
니다.


2. 왜색음악과 YP의 음악이라는 문제

이미 예전에 말씀드렸습니다만, 전 YP를 신중현에게 비교하는 것
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물론 작곡가로서 말입니다. 작곡가로서의
YP가 갖는 의미라고 한다면 왜색에 대한 상대적인 자율성과 독립
성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한국의 대중음악에 있어서 왜색이라는 문제의 뿌리는 아주
깊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대중음악은 일본의
대중음악을 제외하고는 이야기하기가 힘들 정도로 일본음악의 영
향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음악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을 해보신 분들은 한동안 우리나라
제 1의 공영방송인 KBS에서 트로트에다가 '전통가요'라는 이름을
붙여서 그 붐을 조성해보려한 사건을 기억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만 생각을 해보신다면 이 이야기가 얼마나 우스운 이야기인지
는 쉽게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트로트라는 것이 일본
음악이고 그 것이 한국음악이 아니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
이기 때문입니다. 트로트가 가지고 있는 원죄라고나 할까요?


한국의 대중음악에 있어 왜색음악의 뿌리는 정말 엄청나게 오래
된 것입니다. 물론 일부 국수주의에 환장한 일제시대에 교육을 받
은 대중음악 관계자들은 일본 엔까의 뿌리가 우리나라에서 간 것
이니 뭐니하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떠들어대지만 필동 분들만은
확실하게 아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그 이야
기에는-혹시 가족중의 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도-마음껏 비
웃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뿌리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할 것입니다. 가장 대
표적인 왜색가요라고 할 수 있는 곡은 바로 '운다고 옛사랑이 오
리오마는..' 이렇게 시작되는 '애수의 소야곡'입니다. 비슷한 시
기에 비교적 비왜색의 성격을 띄고 있었던 곡을 들라고 한다면 아
마도 '선창'과 '울고넘는 박달재'-물론 이 두곡의 시기적인 갭은
상당하기는 합니다만 예로 들고있는 곡들이 식민지 시대의 곡들이
라는 점에서 그냥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음악을 흔히들 외음조의 음악이라고 합니다. 즉, 쉽게 이
야기해서 일본의 엥까=외음조의 음악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져... 그럼 지금 한반도에
현존하는 음악중에 가장 왜색이 짙은 음악은 무엇일까?라고하는
문제입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주체와 자주를 부르짓으며 세계에
서 가장 폐쇄적이라고 알려진 북한의 음악이 가장 왜색이 짙은 음
악인 것입니다.


어느 아티스트들에 있어서나 그들의 팬들은 열렬한 지지자인 동
시에 가장 날카로운 비판자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다들 눈
치채셨겠지만 이쯤에서 YP와 왜색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이야기해
야만 할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그의 음악중 가장 왜색이 짙은 곡이라고 한다면 전
개인적으로 두 곡을 꼽는데, 하나가 '돌아와요 부산항에'이고 또
하나는 '허공'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다행이라고 여겨지는 점은 이 두 곡이 모두 본인
이 작곡한 곡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요계에 다시 돌아온 이후의 그의 음악에 있어 자작곡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비로서 우리나라는 오버그라운드의 음악에서도
왜색이 짙은 음악보다 그 것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음악들
이 점차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왜색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음악은 아마도 음
악을 들수 있을 것이지만 대부분의 계열의 가수들이 오버그라
운드에서는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그리고 대마초 사건이후
에 송창식이 자신의 전성기를 구가하기도 했습니다만-가장 큰 이
유는 송창식이라는 가수가 거의 유일하게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것이겠지만 말입니다-그가 오버그라운드에서 최고의 인
기를 누리던 시기의 음악은 이미 음악이라고 보기에는 그 흔적
만 남아있는 흔적기관과도 같은 것이어서, 음악이라기 보다는
어쿠스틱한 팝음악-아주 중요한 문제중의 하나입니다만, 예전에는
팝이라는 단어가 대중음악을 의미하는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은 이 팝이라는 단어는 대중음악의 장르를 의미합니다-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오버그라운드에서 음
악이 고직적인 왜색음악의 대안이 되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말입니다. 작곡가로서의 YP의 가장 큰 업적중의
하나라고 하면 다름이 아니고 왜색이라는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굉
장히 많이 자유로우면서도 오버그라운드에서 가장 큰 성곡을 거둠
으로인해 오버그라운드 음악에 있어 일대 혁신을 가지고 왔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지루하게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구여 그럼... 다음에는
조금더 연구하고 공부해서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해 드리도록 하겠
습니다. 두 번째 글을 올리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린 점 죄
송스럽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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