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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 맘때면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그리워지는 풍경과 얼굴이 있습니다.
기생이 시집을 왔다는 소리를 들었을 만큼
고운신 외모에 유난히 정 많으셨던 나의 어머니..
추석이 다가오는 이때쯤이면
당시로서도 대 가족이었던 8남매에 두분 부모님까지
열식구의 추석 상 차림을 위해
여리고 향기 진한 솔잎을 따다 깨끗히 씻어
햅쌀을 곱게갈아 송편 만들 준비를 하시고
냉장고가 없던 그 시절 커다란 항아리 마다
상 차림에 필요한 햇 곡식과 잘익은
과일들을 사다 채워 넣으시느라
하루도 빠짐없이 분주한 걸음으로 장을 오가시던
작고 고운 우리 어머니의 하얀 고무신...
유난히 정이 많고 손이 크셨던 나의 어머니는
항상 모든 음식들을 넉넉하게 준비하셔서
이웃들과 골고루 나눠 먹고도 남을 만큼의
많은 양의 추석 음식을 장만하셨지요.
가난한 시절이어도 그날 만큼은 어느 집이나
풍성하게 음식이 넘쳐나는데
굳이 남의 집에까지 추석 음식을 나누려는
어머니의 큰 손이 어린 나의 눈에는
이해가 안되고 못마땅하기까지해서
입을 삐죽이며 조잘거리기도 했지요
뭐하러 힘들게 많이해서 남들에게 까지 줘야하느냐구 ...
하지만 이젠 그렇게 정겹던 이웃과
친구들도 뿔뿔이 어디론가 떠나고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두분도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셔서
오동통 살오른 모시 조개같고
어여쁜 여인네의 고운 눈썹같은
반달 모양의 송편을 빚으며
가족끼리 무릎을 맞대고
누구것이 더 예쁘다느니 밉다니 은근히 경쟁하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던
형제 자매간의 따스한 온기도 ..
추석 빔으로 해주시던 분홍 원피스에 대한
고운 추억도 ..
이제는 벽에 걸린 빛바랜 사진처럼
아련히 멀어진 그리움이되어
이 맘때만 되면 눈이 싸르르 시려질만큼
어린 날 추석 명절의 인심과 정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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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부운영자
2004-09-25 03:56:16
근데 일주일이나 휴가인가요? ㅠ.ㅠ 좋겠다.. ㅎㅎㅎㅎ
엽기 가오리
2004-09-25 16:51:20
짹짹이
2004-09-25 19:09:20
제가 사실 새소리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닉네임이 짹짹이가 되었지만...
사실...제 닉네임은 그 어느 누군가가 지어준거예요.
카라님! 추석연휴 잘 보내시고 잘 돌아오시길 바랄께요.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