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열린 게시판

0

[펌글] 세기 말의 조용필 - 세기 초의 조용필

하얀모래, 2001-09-28 19:38:19

조회 수
627
추천 수
4
세기 말의 조용필 - 세기 초의 조용필

우리의 음악이 갈라진지 100여년이 되었다.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우리 노래는 '전통음악', 서양의 '예술음악', '대중음악'으로 갈라섰다. 가난한 사람이 부르는 노래와 돈 많은 사람이 즐기는 음악이 달라졌다. 나이에 따라 좋아하는 음악이 다르다.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노래와 아저씨가 좋아하는 노래가 같지 않다. 젊은이들, 아이들의 음악은... 영문을 모르겠다. 그 결과는? 한 가족이 둘러 앉아도 같은 노래를 부르면서 정을 나눌 수 없게 되었다.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기는커녕 오히려 갈라놓게 되었다. 그게 우리네 현실이다.
조용필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좋아하는 쪽이 아마 더 많을 것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나이 많은 사람이나 젊은 사람이나, 교양있는 사람이나 배운 것 없는 사람이나 이만큼 두루 사랑하는 음악인은 아마 없을 것이다.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왜 그럴까? 그의 노래는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로, 더 깊은 우리들의 마음 속으로 탐험을 계속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길은 험난했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의 피해도 많이 겪었다. 어처구니 없는 쓰라림도 맛보았다.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그의 노래는 한때의 '유행가'로 머물지 않는 생명력을 가지게 된 것이리라.
그의 나이 50이란다. 지난 반세기 그나 우리나 어려운 길을 걸어 온 것은 다를 바 없다. 앞으로 걸어갈 길도 그나 우리나 대동소이할 것이다. 조용필은 그걸 같이 생각해 보자고 손을 내민다.
지난 50년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지난 100년, 또는 지난 300년, 또는 그보다 더 긴 역사 속에서 우리가 살아 온 길의 아픔을 다 모아 놓은 것 같은 세월이다. 이제 지난 반세기를 돌아본다는 것은 우리 전체를 점검하는 일이다. 조용필은 그 일을 과연 어떻게 해 내려하고 있을까? 과연 얼마나 '우리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해줄 것인가?
내 생각에, 그는 우리 '모두'를 설득하려 작정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제발 서로 싫어하는 일이 없게 되자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제발 '편견'을 갖고 미리 사람과 노래와 예술을 갈라놓지 말자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서로 마음을 열어 놓고 같이 생각하고 느끼자고 말하려는 것 같다. 모두 서로 좋아하자고... 지역이 달라도, 남북이 달라도, 국내, 국외, 어디에 살아도,... 생각이 달라도, 사는 방식이 달라도, 경제적인 형편이 천차만별아라도, 서로 이유없이 싫어하고 멀리할 필요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래서 새 세기에는 보다 자유로운 세상, 우리 모두의 창의력이 마음껏 뻗어가는 세월을 같이 만들어 나가자고 목이 터져라 노래하려는 것 같다.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 "예술"의 대표기관이다.
수많은 예술이 여기 모인다. 그렇지만 여기는 '대중음악'을 만나는 곳은 아니다. 왜냐하면 대중음악은 이른바 '순수예술'보다 그래도 형편이 낫기 때문이다. 대중예술은 방송도 있고, 음반도 있고,...공연장도 여기저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순수예술'은 그렇지 못하다. '순수예술'은 아직 '보호하고 육성'해야 하는 대상이다. 또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방송에서도 언론에서도 순수예술을 더 보호해 주었으면 한다.
그렇다고 해서 예술의전당이 순수예술의 '아성'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미래의 세계에서는 순수와 대중의 구분조차 보다 애매해 질지도 모르는 것이 아닌가? 조용필은 진지한 "예술가"이다. 나는 그가 그 자신을 언제나 치열하게 돌아보며, 그것으로 사람에게 발언하며, 그것으로 우리 사회를 보다 살만한 세상으로 바꾸어 가려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그의 노력이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보다 심오한 "예술"로 꽃피기를 기대한다.

문호근(예술의전당 예술감독)



출처;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0 댓글

Board Menu

목록

Page 1296 / 1680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CHO YONGPIL-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대백과사전&악보집 도서 기증

13
필사랑♡김영미 2023-07-10 3543
  공지

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이 책을 드리면서....

12
  • file
꿈의요정 2023-05-18 3638
  공지

[주문신청]가황,조용필을 노래하다-대백과사전/악보집

40
일편단심민들레 2022-12-13 8134
  7695

[re] 아이쿠...황송...

  • file
하얀모래 2001-09-29 445
  7694

"아직"이라고 하는데요????

유정인 2001-09-28 463
  7693

[re] "아직"이라고 하는데요????

찍사 2001-09-28 483
  7692

필님의사진외모든것항상잘읽고보고있습니다.감사합니다.(내용무)

유정인 2001-09-28 489
  7691

추석 잘보내세요~!!

  • file
찍사 2001-09-28 396
  7690

그냥보세여!!

  • file
찍사 2001-09-28 565
  7689

드라마속의 노래들

2001-09-28 532
  7688

오늘 조선일보에서...(제일 끝부분에..)

박주을 2001-09-28 728
  7687

[re] 오늘 조선일보에서...(제일 끝부분에..)

동방불패 2001-09-29 415
  7686

[re] 답이 늦어 죄송합니다.

박주을 2001-09-29 472
  7685

[펌글] 조용필, 주부 오빠부대 열광

하얀모래 2001-09-28 638
  7684

[펌글] 소리쟁이 조용필의 무지개빛 연금술

하얀모래 2001-09-28 765
  7683

[펌글] 세기 말의 조용필 - 세기 초의 조용필

하얀모래 2001-09-28 627
  7682

[펌글] 작은, 아주 작은 조용필

하얀모래 2001-09-28 770
  7681

[re]오빠 이미지를 넘 잘 표현했네요 냉무

she201 2001-09-28 537
  7680

[펌글] <예술의전당> 콘서트를 계기로 본 조용필의 예술세계

하얀모래 2001-09-28 564
  7679

[re] 하얀모레님!이글 너무 좋네요!빨리 이소라님라디오에 알려요!!!

진필 2001-09-28 634
  7678

[re] 시키는데로 했어요...(내용무)

하얀모래 2001-09-28 541
  7677

[펌글] 예전공연...왜 조용필인가?

하얀모래 2001-09-28 460
  7676

예전공연 관련[작천에서 퍼옴]

하얀모래 2001-09-28 672

공식 미지 트위터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수익금 '음악역 1939' 전달식 (왼쪽부터 조폐공사 류진열 사업 이사, 김성기 가평군수, 음악역 1939 송홍섭 대표) [음악역 1939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가왕'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판...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음악영재 지원 사업에 후원한다.   공사는 11일 경기도 가평 뮤질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가운데 2500만원을 가평군과 함께 가평뮤직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