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열린 게시판

0

오늘 조선일보에서...(제일 끝부분에..)

박주을, 2001-09-28 21:31:36

조회 수
728
추천 수
7
이 기사 없는 거 맞죠?
오빠의 이름을 보고 너무 반가워서 옯겨 놓습니다.



[독자와의 대화] 권혁종기자의 대중음악 담당 13년  (2001.09.27)


“야, 그 나이에 너 요즘 아이들 노래를 알아나 듣냐?” 문화부에서 대중음악 기사를 쓰는 기자가 친구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듣는 질문입니다. 신문사 선후배들도 농반진반 비슷한 소리들을 합니다. 심지어 나이 드신 어떤 대선배로부터는 “권혁종이, 참 고생 많다”는 말과 함께 진심어린 위로(?)의 술잔을 받아야 했던 적도 있습니다.

기자는 1959년 정월생 돼지띠, 마흔세살입니다. 아직 ‘싱싱한’ 나이라고 자부하지만, 10대들의 댄스음악과 랩이 주도하는 가요계에선 사정이 다릅니다. 요즘 ‘스타 가수’들은 열이면 아홉 스무살 안팎입니다. 유리, 하늘, 보아 같은 여가수들은(제 나이 독자에겐 이름조차 생소할 겁니다) 열댓살 중고등학생들입니다. 조금만 일찍 결혼했더라면 딸 뻘이지요.

여성 트리오 S.E.S의 바다, 슈, 유진과 인터뷰할 때 일입니다. 연습실 한 켠 접의자에 셋을 나란히 앉혀 놓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데 갑자기 저희들끼리 귓속말하며 키득키득 거리는 겁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물어보니까 “말씀하는 게 꼭 교수님 같아요!” 하면서 까르르 웃더군요. 그게 좋다는 얘기였는 지 나쁘다는 얘기였는 지, 지금도 아리송합니다.

기자가 대중음악을 담당한 지는 13년째 입니다. 일간지와 스포츠지를 통털어 가장 오래 이 분야 기사를 써왔습니다. 점쟎게 말하면 ‘전문기자’, 속된 말로는 ‘말뚝’입니다. 그 세월 동안 무수한 스타들이 떴다 사라졌고(요즘 ‘별’들은 참 빨리도 뜨고 집니다), 음악도 엄청나게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끊임 없이 그런 스타들을 만나고 수많은 음반을 들어온 덕분에 ‘이 나이에도’ 요즘 노래 감각에 뒤떨어지지 않을 ‘귀’를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기자의 가장 소중한 ‘무기’인 귀가 녹슬지 않게 하는 또 하나 비밀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항상 요즘 어떤 노래와 가수를 좋아하는 지, 왜 좋아하는 지 묻는 겁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5학년인 기자의 큰 딸은 물론, 여중생인 친구 딸, 회사 20대 여직원들까지 기자의 소중한 정보원이자 취재원입니다. 몇 년 전 딸이 “반 애들이 S.E.S보다 핑클이 좋대”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S.E.S.가 소녀티를 벗은 걸 가늠했고, 얼마 뒤 “핑클이 이상해졌어” 할 땐 핑클의 음악도 벌써 나이(?)를 먹기 시작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요.

1년에 출반되는 가요 음반은 600~700장이나 됩니다. 취재 나갔다가 오면 책상에 홍보용 음반이 몇 장씩 쌓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지면 사정상 소개할 수 있는 건 10% 안팎에 불과합니다. 수북한 음반 더미 속에서 좋은 음반, 좋은 가수를 골라내는 건 때로는 보물찾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근무 시간에 편집국에서 CD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몸을 흔들고 발까지 구르며’ 음악을 들어도 눈총을 받지 않는 건 대중음악 기자 만의 ‘특권’입니다.

기자를 보면 “예쁜 여가수 많이 만나 좋겠다”느니 “언제 밥 한번 같이 먹자”느니 싱거운 소리를 하며 낄낄대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한 솥 밥 먹는다는 동류의식이 있었다는 ‘낭만의 시대’인 1970~80년대와 달리 요즘 가요 기자와 가수들은 ‘기자와 취재원’이라는 숙명적 긴장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서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랄까요. 톱가수 조용필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는 스타들의 스타 같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기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형, 스타는 세월이 가도 대중이 기억하지만, 기자는 펜을 놓는 순간 잊혀지쟎아.”

그래도 이 노래 저 노래 뒤적이다가 “어!” 소리 나는 판을 찾아내 정확히 평가하고, 실제 그 노래와 가수가 뜰 때 남 몰래 맛보는 뿌듯함이란! 그래서 기자는 지금도 CD 이어폰을 쿵쿵 울리는 리듬에 맞춰 어깨를 흔들면서 음반 더미를 뒤지고 있습니다. (hjkwon@chosun.com)

■권혁종기자는…1959년 1월 16일 충남 예산생. 1985년 2월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를 졸업했으며, 1984년 11월부터 연합통신 문화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1990년 5월 조선일보로 옮긴 뒤 문화부에서 대중음악 기사를 전담해왔다.

0 댓글

Board Menu

목록

Page 1295 / 1680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CHO YONGPIL-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대백과사전&악보집 도서 기증

13
필사랑♡김영미 2023-07-10 3507
  공지

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이 책을 드리면서....

12
  • file
꿈의요정 2023-05-18 3618
  공지

[주문신청]가황,조용필을 노래하다-대백과사전/악보집

40
일편단심민들레 2022-12-13 8096
  7706

조용필 강헌대담.-관리자님 이글을 중요한곳에 게시해 주십시오.

1
탈인 2001-09-29 1414
  7705

[re] 이글을읽고 가장 기억에남는말들

2001-09-29 685
  7704

[re] 조용필 강헌대담. 이글 안 읽으신분은 조용필님 논할 자격이 없을것 같네요.

김인경 2001-09-29 1021
  7703

[re] 조용필-강헌대담을 읽지않고 조용필을 논하지마라!?

불사조 2001-09-29 969
  7702

태극기에 이렇게 깊은뜻이.....

  • file
설윤용™ 2001-09-29 567
  7701

나도 신청하고싶었는데.....

이미영 2001-09-29 436
  7700

형님의 디스크 그라피를 함 만들어 보려는데 협조 부~탁~해~요 ^^*

설윤용™ 2001-09-29 526
  7699

[찍사] 예술의 전당 콘서트 정보 (좀 더 자세히)

찍사 2001-09-29 550
  7698

오늘 이소라의 음악도시

  • file
찍사 2001-09-29 824
  7697

한가지 건의사항

2001-09-28 443
  7696

하얀모래님, 글 잘 읽었습니다.^ ^

會賢 鄭周永 2001-09-28 494
  7695

[re] 아이쿠...황송...

  • file
하얀모래 2001-09-29 445
  7694

"아직"이라고 하는데요????

유정인 2001-09-28 463
  7693

[re] "아직"이라고 하는데요????

찍사 2001-09-28 483
  7692

필님의사진외모든것항상잘읽고보고있습니다.감사합니다.(내용무)

유정인 2001-09-28 489
  7691

추석 잘보내세요~!!

  • file
찍사 2001-09-28 396
  7690

그냥보세여!!

  • file
찍사 2001-09-28 565
  7689

드라마속의 노래들

2001-09-28 532
  7688

오늘 조선일보에서...(제일 끝부분에..)

박주을 2001-09-28 728
  7687

[re] 오늘 조선일보에서...(제일 끝부분에..)

동방불패 2001-09-29 415

공식 미지 트위터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수익금 '음악역 1939' 전달식 (왼쪽부터 조폐공사 류진열 사업 이사, 김성기 가평군수, 음악역 1939 송홍섭 대표) [음악역 1939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가왕'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판...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음악영재 지원 사업에 후원한다.   공사는 11일 경기도 가평 뮤질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가운데 2500만원을 가평군과 함께 가평뮤직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