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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든 지든 진정한 승자는 붉은 악마다
화요일의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독일에게 패했지만, 이날의 진정한 승자는 전국 수백만의 한국 팬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경기가 시작하기 몇 시간 전부터 이 세기의 경기 입장권 다음으로 좋은, 경기장 옆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수 만명의 팬들이 경기장 밖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팬들이 모여들면서부터 축제가 시작되었다.
6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옆에 위치한 월드컵 공원의 대형 스피커들에서 음악이 흘러나왔고, 잠시 익숙한 “필승 코리아”와 “대~한민국” 등의 구호를 외칠 때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춤을 추었다. 경찰은 준결승전 전에, 이 경기를 전국 수 천개의 대형 스크린 중 하나에서 시청하기 위해 약 7백만 관중들이 거리로 나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7백만의 관중들 중, 약 백만이 경기장 주위로 모여들 것으로 예상됐다. 최용철 씨는 점심 시간에 이 곳으로 온 사람들 중 하나였다. “이 곳에서 자리를 잡고 응원을 하기 위해 일찍 왔다. 이 경기 입장권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경기장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한국 팬들 사이에는 소규모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심지어는 독일 팬들도 그 속에 있었다. 루츠 메이어 씨는 입장권도 갖고 있었고 당초 계획은 경기장 안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자리에 앉기 전에 이 밖의 분위기는 어떤지 느껴보고 싶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세계 그 어느 곳에서 상대 팀 팬들과 두려움 없이 이렇게 어우러져 즐길 수 있겠는가. 이 월드컵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너무도 친절하다. 이 곳 사람들은 항상 같이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며 불상사라고는 전혀 없다.”
경기장에서 경기가 시작되자, 경기장 안과 밖의 구분이 사라졌다. 모두들 한국 팀이 공에 닿기만 해도 즐거워했고 독일 팀에 야유를 보내며 응원으로 한국 팀의 사기를 북돋아 주었다.
주심 얼스 메이에르 씨가 종료 휘슬을 불었는데도 경기장의 안의 팬이나 밖의 팬들 그 누구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한국 팀 선수들이 경기장의 4면을 돌아가면서 존경의 뜻으로 허리굽혀 인사를 끝마칠 때까지 응원을 했다. 선수들은 답례로 이 날 저녁 최고의 환호를 받았다.
경기장 안은 물론 밖에 있던 팬들 모두에게 잊지 못할 저녁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독일은 결승전 진출로, 한국은 FIFA 월드컵에 신선한 모습을 선보인 것으로 그리고 붉은 악마들은 세계 최고의 팬으로써 모두가 승자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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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짹짹이 팬
2002-06-26 22:4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