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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티 라이프 펌 ] ' 예술의 전당 ' 공연 앞둔 조용필 2

ypc스타, 2002-12-07 0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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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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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인물 다큐멘터리] ‘예술의 전당’ 공연 앞둔 조용필 ②  

그가 인기에 연연해하지 않는 것은 연예인들이 흔히 하는 ‘언론 플 레이’에 관심이 없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예술의 전당’ 공 연을 앞두고 있을 때마다 TV나 라디오 방송에서 인터뷰를 제안하지만 그는 흔쾌히 OK사인을 내주지 않는다. 첫 번째는 연습만으로도 바쁘 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굳이 언론의 힘을 빌어 자신의 공연을 홍보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신인의 경우에는 언론의 힘이 절대 적으로 필요하지만 나 정도의 나이가 돼서까지 언론에 휘둘리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정작 그의 음악적 업적에 대해서만큼은 심하리만큼 손사래를 친다. ‘내가 무슨 인기가 있냐?’하는 식이다. ‘완벽하기로 소문났 다’하고 물으면 ‘뭐가 완벽해?’하며 대꾸하고, ‘일본과 한국에서 이렇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도 없는 것 같다’하고 물으면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말도 안 된다’며 고래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는 단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며 “그런 평가를 받 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잘라 말했다.

음악을 뺀 그의 일상은 심하다 싶을 만큼 심심하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외출을 즐겨 하는 편이 못되고, 후배들이나 선배들의 공연에 쉴 새없이 얼굴을 내밀 만한 변죽도 없다. 주말은 황지우의 시를 읽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애니메이션 DVD를 보는 일정으로 채워질 때가 많다. 골프를 즐겨 하는 편이지만 그마저도 콘서트 일정이 잡히면 ‘ 뚝’ 끊어 버린다. 그야말로 마음 가는 대로, 좋아하는 것만 하는 것 이 그의 인생이다.

그나마 그의 무던한 인생에 윤기를 더해주는 사람은 아내 안진현 씨. 1994년 결혼한 이후 줄곧 둘도 없는 친구이자 애인이 되고 있다.

“공연이 있을 때마다 만사 제쳐두고 달려오는 친구입니다. 무대매너 는 어떤지, 장비는 허술한 게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고 평을 하는 것도 잊지 않죠. 그래도 그녀가 와서 가장 좋은 건 내 입맛에 딱 맞 는 김치찌개며 된장찌개를 잘 끓여준다는 겁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밥을 한 끼 먹고 나면 힘이 불끈 솟는 것 같습니다.”

그는 내년까지만 예술의 전당에 서고 다음 한 해는 쉴 생각이다. 새 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시간 동안 아내와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도 만나면서 곡 구상도 하고 , 무대를 꾸미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해볼 참이다.

‘언젠가 제대로 된 뮤지컬 한 편을 꼭 만들어보고 싶다’는 그. 그 의 도전과 열정은 그의 나이 예순, 일흔에도 계속될 것 같다. 그의 작지만 다부진 입술과 또렷한 생기를 머금은 눈빛이 이를 말해준다. 84세의 나이로 타계하기까지 왕성한 지휘활동을 했던 이탈리아의 첼 리비다케처럼, 여든 셋까지 손에서 바이올린을 놓지 않았던 나탄 밀 슈타인처럼 그는 끝내 음악을 놓지 않을 것 같다.

▶오늘의 조용필이 있기까지. 파란만장했던 34년◀

고등학생 시절, 그는 친구 3명과 가출을 단행했다. 공부 대신 음악을 하기 위해서였다. 제도기세트며 백과사전을 팔아 전자기타와 엠프를 산 4명의 ‘야심가’들은 미군부대가 모여있던 문산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중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연주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조용필의 꿈은 그렇게 일찍 세상에 뿌려졌다.

하지만 그의 시작은 결코 화려하지 못했다. 밑천이 바닥나 나이트클 럽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그는 서울로 무대를 옮겨 밤낮으로 기타를 연주해야 했다. 계속되는 배고픔 때문에 음악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 만 보컬을 담당하던 친구가 갑작스럽게 군에 입대하게 되면서 그는 보컬까지 맡게 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그 때부터 그의 피나는 연습은 시작되었다. 당시 히트하던 외국 노래 들을 악보에 적고 연주하며 노래하는 과정을 밤새도록 계속했다. 그 렇게 12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던 그는 1980년 마침내 ‘창 밖의 여자’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이후 그는 ‘촛불’ ‘미워미워미워’ ‘못 찾겠다 꾀꼬리’ ‘나는 너 좋아’ 등 주옥 같은 노래들을 히트 시키며 국민가수로 우뚝 서게 되었다.

위기도 있었다. 1977년 5월 대마초 파동으로 2년 7개월 가량을 ‘은 둔한 뮤지션’으로 살아야 했던 것. 하지만 그는 그 기간 동안에도 창과 판소리를 연습하는 등 목소리를 트이는 데만 온 정신을 집중했 다. 그는 지금까지도 그 때의 암흑기가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든 원 동력이 되었다고 인정한다.

결국 음악 천재는 어느 날 갑자기 창조된 것이 아니라 혹독한 훈련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정성갑 기자 a53119@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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